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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스트롱맨” 논란 일자, ‘독재자의 딸’로 제목 바꿔

[기타] | 발행시간: 2012.12.08일 02:02

[전문번역] “박근혜 정치적 족보는 축복이자 저주이며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역사의 짐 해결해야”

<타임>최신호에 발간된 표지기사 ‘철권통치자의 딸’ 기사를 전문번역해 소개한다.

<타임> 에밀리 로할라 기자가 서울과 광주 등지를 취재해 작성한 이 표지기사는 ‘더 스트롱맨스 도터’(The Strongman‘s Daughter)로 제목을 달아 국내에서 스토롱맨을 독재자와 실력자로 번역할지 논란이 일었다. 일부 언론이 7일 영어사전의 해석대로 ‘독재자의 딸’로 표기하자, 새누리당은 7일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타임>이 박 후보를 ‘강력한 지도자의 딸: 역사의 후예’라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다뤘다고 밝혔다.

표지기사 제목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듯 타임은 7일 저녁 인터넷판 제목을 ‘독재자의 딸‘(The Dictator’s Daughter)로 바꿔 의미를 분명히 했다.(http://www.time.com/time/magazine/article/0,9171,2130969,00.html)

아래는 기사의 전문 번역이다. 박근혜 후보를 다룬 <타임> 아시아판 표지.

추운 11월의 어느 저녁 한국 광주에서 대부분 중년층인 야구 모자를 쓴 남성들과 퍼머를 한 여성들이 기차역에서 그들의 우상(idol)을 기다리고 있었다: 60살 대통령 도전자 박근혜. 갑자기 “강남스타일”이 황혼을 뚫고 울려퍼졌다. 박근혜가 대표로 있는 새누리당의 진홍색 옷을 입은 채, 짧은 셔츠와 무릎양말, 크롭트 자켓 차림의 젊은 여성 4명이 플랫폼을 가로질러 뛰어올랐다. 그들이 그 노래의 트레이드 마크인 말을 타고 밧줄을 돌리는 춤을 추자, 많은 군중들이 큰 감동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마치 유튜브 최고 조횟수를 기록한 비디오를 못 보고, 세계적으로 한국과 동의어가 된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는듯이.

그 역의 광경은 박 후보의 광주 캠페인을 위한 오프닝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강남스타일”은 젊고 활기차고 불손한 한국을 반영한다. 박 후보의 지지자들은-외모에서 연배가 있고, 보수적인- 그런 그림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 문제에 있어서는 박 후보도 마찬가지다. 선거운동에서, 그녀는 길게 줄을 선 지지자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우아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정직하고 금욕주의자 같은 인상을 준다. 유세와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대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침착한 게 아니라 차갑다고, 아마도 공정하지 않게 그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얼음 여왕”이라고 부른다.

박 후보는 사람들과 편해져야 한다. 한국을 18년동안 통치했던 철권통치자(strongman) 박정희의 맏이로서, 그녀는 오랫동안 대중의 시야에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 그녀는 큰 차이는 아니지만 완고하게 경쟁자인 59살 문재인 후보를 앞서고 있다. 문 후보는 학생운동가였고, 나중에는 인권변호사였으며, 좌파 야당인 민주통합당 소속이다. 그래서 특히 젊은 유권자들은 그를 기득권에 대항할 수 있는 진보주의자로 본다. 선두주자로서, 박 후보는 ‘강남스타일’을 얻기 위해 이미지를 좀 현대적으로 바꾸고 나이든 유권자를 넘어서 좀 더 폭넓은 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 그녀는 간절하게 연설을 시작했다. “새 시대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한국은 박 후보가 12월19일 이긴다면 최소한 한가지 측면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다. 어두운 정장을 입은 노년의 남성들에 의해 통치되던 땅에서, 박 대통령은 최고위직을 차지한 최초의 여성이 될 것이다. (한국은 세계경제포럼의 2012년 젠더갭 순위 108위다. 107위 아랍에미리트와 109위 쿠웨이트 사이에 끼어있다.) 심지어 박 후보가 지더라도, 그녀 나라의 역사에서 대통령에 도전한 첫 여성으로 기록될 것이다.

박 후보는 또한 그녀의 당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새누리는 대기업과 기득권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박 후보는 당을 많은 한국인들이 나라에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심지어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저항하는 ‘개혁들’의 옹호자로서 재구성하기를 원한다. 최근 몇주동안 그녀는 중소기업 오너들과 저소득층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일부는 그녀가 단지 당선되기 위해 가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기간 보수 후보로서 그녀가 지켜온 정체성과 개혁 후보로서 내세우는 새로운 정체성이 충돌한다”고 여론조사 전문가 정한울씨는 말한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진심이라고 맹세한다. <타임> 서면 답변서에서 그녀는 “만일 정치인이 약속을 한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발라드 

누가 한국을 이끄느냐가 문제다. 1960년대, 박 후보의 아버지는 역사상 위대한 경제적 전환을 이끌어낸 선구자 중 한사람으로, 나라를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할 수출 산업을 선택했다. 그 모델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채택됐고, 아시아 경제의 기적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한국은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다; 에이치에스비시(HSBC) 조사를 보면, 실제 GDP 성장은 2013년 3.8%로 전망된다. 최상은 아니지만, 그 수치는 서방 국가들이 부러워할 만 하다. 국제적인 입지를 가진 한국의 일류 기업들만큼 정치도 역동적이다. 소프트 파워에 관한 한-삼성 휴대폰부터 빛나는 케이팝까지- 한국은 동아시아의 선두주자로서 일본을 대체해왔다.

그러나 한국은 또한 지정학적으로나 국내적으로 견고한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 외부적으로, 미군 기지가 주둔해 있는 한국은 우호적인 이웃들 속에 있지 않다. 한국은 (또다른 로켓 발사를 계획중인) 불량국가 북한, 일부 섬들의 주권에 관한 큰 분쟁 관계에 있는 오랜 적 일본, 큰 시장이지만 자원과 영향력에 있어서 큰 라이벌인 ‘방안의 용’ 중국에 둘러싸여 있다. 내부적으로, 경제는 계열사들을 서로 먹여살려 주는 소수 대기업 혹은 재벌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로부터의 탈피를 필요로 한다. 한국인들은 삼성건설이 지은 아파트에서 눈을 뜨고, 삼성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스케줄을 확인하고, 삼성 재킷을 걸치고, 르노삼성 자동차를 타고 삼성병원까지 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한국인들은 너무 과도한 일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강남스타일”이 풍자한 심하게 물질만능주의적인 라이프스타일은 가구부채가 가처분소득의 154%에 이르는 데 기여해왔고,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은 복지에 가장 적게 지출한다. 교육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잔인하게 경쟁적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한국의 자살률은 가장 높다. 더 공정한 사회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국 정도 성장 수준에 도달한 나라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창의성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을 찾아낼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 있다.”

거기에 박 후보의 배경이 있다.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그녀의 아버지는 많은 한국인들, 특히 나이든 사람들로부터 영웅으로 숭배되는 반면, 중앙집권 기간 동안의 노골적인 학정으로 경멸을 받는다. 그의 권력과 지금의 정치 프리즘에도 투영돼 있는 그의 유산의 영향력은 너무 컸다. 박근혜의 정치적 족보는 축복 만큼이나 저주다-그녀에게 이득을 주지만 평판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화합의 존재가 되기 위해서 그녀는 역사를 극복해야 한다. “나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름이 나와 항상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녀는 <타임>에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내 아버지에 대해 엇갈리는 견해를 누구보다 더 잘 안다. 나는 내 자신의 장점에 대해 평가받길 원한다.”

 

과거의 그림자 

서울의 박정희 기념도서관은 박 일가의 그라운드 제로다. 유리와 돌로 된 제대로 뻗은 복합건물은 한 남자에게 헌정됐고, 그가 초래한 변화다. 로비에는 거대한 전 독재자(dictator)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전시는 그의 지방 발전 계획과 수자원 관리 기술을 자랑한다. 그가 공장과 댐, 도로 오픈 행사에서 리본을 자를 때 썼던 가위들을 전시하기도 한다.

최근 어느 오후에 그 홀은 다리를 질질 끄는 몇몇 남성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었다. 80살 우재영씨는 박정희가 자신의 영웅이라고 선언했다.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였을 때 태어난 그는, 박정희가 권력을 장악하기 전 한국 전쟁과 가난 속에서 살아남았다. 박정희에 대한 이런 열정으로, 그는 기념으로 독재자의 초상화를 액자에 넣은 <타임>을 샀다. 그리고는 박근혜에게 투표할 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좋은 아버지에게서 교육 받았기 때문에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

물론 보장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박근혜는 빨리 성장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암살 시도 실패 과정에서 어머니 육영수가 살해됐을 때 파리에서 공부했다. 한국의 독립기념일인 1974년 8월15일 아침, 북한 동조자인 문세광이 총을 쐈을 때 박정희는 사람들로 가득찬 서울 국립극장에서 연설하고 있었다. 첫번째 총알은 목표물을 비껴갔다; 두번째는 그날 숨진 퍼스트레이디를 맞췄다.

아내가 치명적인 총격을 입은 것에 대한 박정희의 반응은 전설의 소재가 됐다. 그녀가 무대 밖으로 옮겨졌을 때, 그는 마이크 앞으로 돌아왔다. “여러분” 그는 말했다. “나는 연설을 계속할 것입니다.” 요즘은 그의 딸에 대한 일화를 얘기할 때도 비슷한 예가 쓰인다. 아버지가 1979년 암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는 먼저 나라를 생각했다. “국경은 안전합니까?” 그녀는 북한의 침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계속해서 물었다. 보수 전문가 조갑제는 말했다.: “우리는 ‘간이 크다’는 표현이 있다-배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둘 다 가지고 있는 자질이다.” 어머니의 죽음은 당시 22살이었던 박근혜를-고향에서 훨씬 호의를 얻은 역할인-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 만들었다. 미국 대통령 제럴드 포드를 포함해 외국 고위 관리들을 맞았고, 행사에서 대통령 가족을 대표했다.

그러나 독재자(dictator)의 딸이 되는 것은 정신적인 대가를 요구한다. 여전히 불분명한 이유로 저녁 만찬에서 중앙정보부장에게 총에 맞아 숨진 그녀의 아버지는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인간의 삶에서, 경제는 정치와 문화를 앞선다” 그의 유명한 말이다.) 한국의 경제가 강해지면서, 그는 국가 통제를 강화했다. 1970년대까지 수천명의 야당 인사들이 체포됐고, 때로 고문당했고, 가혹한 안보규정 아래 뒀다. 최근 연설에서, 박정희 정권 때 투옥된 적이 있는 박근혜 후보의 도전자 문 후보는 회상했다. “탱크가 캠퍼스 주변을 돌아다닐 수 있는 세상이었고, 학교는 몇달간 폐쇄됐다.” 박정희와 군인출신 독재자 후계자들의 폭력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수십년만에 한국에서 첫번째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가 열린 1987년까지 자유를 위한 투쟁은 계속됐다.

아버지가 암살된 후에, 박 후보는 비교적 호젓한 삶 속에서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졌다. 결국 그녀는 정치적 삶으로 돌아왔다. 1998년 국회의원이 됐고, 4번이나 재선이 됐다. 2006년 선거유세를 할 때, 군중 속에 있던 전과자가 커터 칼로 그녀를 그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박 후보가 조용히 오른쪽 뺨의 10cm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지혈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드러났다. 최근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여전히 보이는 흉터가 희생과 국가 치유의 비유로 변했다. “그날 입은 상처는…저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녀가 나레이션을 한다. “그때부터 남은 인생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007년 박근혜는 보수 진영의 대통령 후보를 원했지만 이명박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5년 단임이다.) 전 건설회사 최고경영자인 이 대통령은 당선 당시 인기가 많았다; 시민들은 그가 전 경영자로서 결단력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간은 단조로웠고, 임기 후반은 친척과 측근들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로 명예가 훼손됐다. 더우기 최근 보고서에서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명박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기 위해 국가안보법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2월 박 후보는 이 대통령의 한나라당을 “새 지평”을 의미하는 새누리당으로 변경했다. 그녀는 4월 총선에서 뜻밖의 승리를 이끌었다.

오늘, 박 후보는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를 통해 그 땅의 최고위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 아버지가 총으로 했던 것과 달리 표를 통해서. 그녀는 “역사와 국민이” 그의 업적을 평가할 것이라고만 말하며, 아버지를 비판하지 않았다. 9월 대중의 압력에 밀려 여론조사 수치가 떨어지자, 그녀는 노골적으로 그를 비난하지는 않은 채 메시지를 수정했다. “한국의 고속성장 그림자 속에서 권력에 의해 자행된 다양한 인권 탄압은 물론 아픔과 고통과 불법들이 있었다.” 그녀의 성명은 소수만 만족시켰다.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그녀가 점수를 따기 위해 정치적 압박에 무너져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혔다고 비난했다. 다른 편에서는 그녀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국민들의 그녀 아버지의 죄의 책임을 그녀에게 지우지 않습니다. 다만 역사에 대한 그의 해석을 묻는 것입니다.” 진보 전문가인 유창선씨는 말한다. “그녀는 대답할 의무가 있습니다.”

 

세대 차이

역사의 무게는 비교적 풍족할 때 태어난 한국의 젊은이들은에게는 덜 중요하고, 그들은 한국의 권위주의적인 과거보다는 민주주의의 미래를 더욱 우려한다.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팟캐스트 가운데 하나의 진행자인 43살 김어준씨는 의무 같은 단어들을 적게 쓴다. 김씨는 서울의 보수 기득권층, 특히 이 대통령을 급습한 유사 언론, 유사 코미디를 특화했다. 그는 박정희에 대한 늙은 세대들의 낭만적인 견해를 부정한다. 그는 말한다. “박근혜는 미래를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점증하는 그의 동포들처럼 그는 한국의 경제모델은 점검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한때 무소속 대선후보였던 안철수-50살의 의사 겸 경영자 출신으로, 문 후보와 진보 진영의 표가 갈리지 않게 하고 박 후보를 이기기 위해 레이스를 포기한-는 최근 연설에서 많은 시민들에게 말했다. “한국은 어린이들이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끔찍한 경쟁 속에서 고통받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모들은 대출을 갚고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전보다 훨씬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곳”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불안과 외로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어난다”고 묘사했다.

이 국가적인 난제들은 박 후보를 좌로 움직이게 했다. 그녀는 가구부채와 보육 같은 먹고 사는 문제들을 강조하면서 “중산층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캠프 모두 경제를 분권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문 후보는 더욱 전면적인 개혁들을 원한다. 그는 중소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더 강력한 독점 금지법을 요구하면서 한국의 거대 기업들은 “불공정한 특권들을” 즐긴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특히 소비 가전업계의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자랑스러워 하는 동시에, 개별 기업가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 또한 늘고 있다. 30살 김빈은 8년동안 핸드폰 디자이너였다. 근무환경에 대해서 김씨는 “엄격”하고 “가부장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디자인 회사 빈앤컴퍼니(Beeeen & Co)를 설립하기 위해 떠났다. 탈출은 어려운 것이 입증됐다.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은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고 비싸서 그녀는 기업 친화적인 홍콩에서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가 한국의 남성 공장 매니저들이-다른, 더 큰, 재벌과 관계된 계약을 우선하느라-그녀와 심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 “한국 사장들은 나를 딸처럼 취급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중국에서 그들은 나를 대표처럼 대한다; 그들은 내가 하는 것을 존중한다.”

박근혜의 캠페인 자체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이뤄진다. 선거유세 하룻동안 그녀와 함께 하는 이들은 주로 중년의 남자들로, 가끔씩 여성 언론인과 스태프들이 간간이 끼어든다. 그녀의 지지자들, 특히 나이든 남자들은 그녀를 ‘효심있는’딸(효자와 대비되는)로 본다. 언론들은 그녀가 독신이고 아이가 없는 점들을 자주 언급한다. 분석가들은 그녀가 강하고 터프하다고 얘기하면서도, 언제나 ‘여성으로서’라는 말을 덧붙인다. 박근혜는 ‘어머니로서, 여성적 리더십’을 약속하는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며, 스스로 성별에 의해 스테레오타입화되는 걸 별로 꺼리지 않는다.

한국의 성 지표는 그리 좋지 않다. 뛰어난 여성 대졸자는 부족하지 않지만, 많은 여성들이 부분적으론 그들을 무시하는 마초적인 기업 문화 같은 이유 때문에 일찌감치 일터에서 탈락한다. 직장여성들은 평균적으로 남성들보다 39% 적은 임금을 받고, 저임금과 적은 복지로 힘겹게 일하는 계약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박근혜는 일터 내 차별과 싸우고 출산혜택을 늘리는 한편 한부모 가족을 지원해 일하는 여성을 뒷받침하고 이 나라의 낮은 출산률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해왔다. “여성들은 활기찬 사회 리더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아이의 엄마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그녀는 <타임>에 말했다. 그녀의 비판자들은 그녀의 여성복지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고 너무 늦다고 말한다. 노동 활동가 박지니는 “그녀는 (선거)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적 방책에서든, 이데올로기 또는 (메시아)강림이든, 박근혜와 문재인은 모두 자신들을 변화의 동인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먼저 그들은 자신의 역사의 짐을 해결해야 한다. “정치 권력이란 것이 얼마나 순식간이고 때로는 참혹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고 박근혜는 <타임>에 말한다. 문재인은 한때 변호사 친구이자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의 민정수석을 지냈다. 보잘 것 없는 농촌 출신의 노무현은 자유와 공개적이고 깨끗한 정부를 약속하며 당선됐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이 나중에 부패 의혹으로 수렁에 빠지자 그는 집 뒤의 산에 올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선두주자인 박근혜와,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문재인 역시 이기기 위해선 많은 유권자들이 그 과거들을 용서하거나 잊어야 한다. 만일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새로운 미래를 구축할 것이다.

한겨레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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