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수진(28)씨는 얼마 전 드라마 '보고싶다'를 보다가 인터넷으로 립스틱을 하나 구입했다. 극 중에서 분홍색 립스틱을 바르고 나오는 배우 윤은혜의 화장법<왼쪽 사진>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밝은 분홍 립스틱은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입술만 강조하니 예뻐 보였다"고 했다. 인터넷의 뷰티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도 "입술을 부각시키려고 눈화장은 최소화 했나 보다" "입술만 동동 떠 보이는데도 예쁘다"와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뷰티·패션업계에선 요즘 '원포인트 스타일링'이 인기다. 얼굴 다른 부분은 수수하게 하되 선명하고 밝은 입술 색깔로 포인트를 준 윤은혜의 화장법처럼 한 곳만 강조하는 스타일링법이다. 메이크업뿐 아니라 네일아트, 남·여성복에서도 비슷한 방법을 적용한 스타일링법이나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다.
MBC 화면 캡처·반하트 디 알바자 제공
'원포인트 네일'은 손톱 하나만 다른 색깔의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 한 손톱에만 그림·무늬를 넣거나 큐빅 같은 장식물을 붙이기도 한다. 모든 손톱에 강렬한 색을 칠하거나 장식을 넣는 것보다 작은 변화로 개성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발뒤꿈치나 발목 부분에 작은 그림 하나를 넣은 '원포인트 스타킹'도 있다. 전체에 화려한 패턴이 들어가는 걸 부담스럽게 여기는 여성들이 즐겨 찾고 있다고 한다.
남성복에서는 원포인트 넥타이<오른쪽 사진>가 꾸준히 인기다. 솔리드(그림이나 무늬 없는 단색) 넥타이의 매듭 아래에 작은 그림 딱 하나만 들어가는 디자인이다. 그림은 동물·숫자·해골·하트 등 다양하다. 넥타이를 맨 옷차림은 딱딱해 보이기 쉽지만 작은 그림이 들어가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패션 홍보 대행사 컴플리트케이의 김지영 이사는 "진짜 멋쟁이들은 너무 신경 쓴 것처럼 보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한다"며 "요란하거나 튀지 않으면서도 시선을 끄는 원포인트 스타일링이 멋스러움을 완성하는 비법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옷은 간결한 모노톤(단색조)으로 입고 가방이나 액세서리 하나만 화려하게 선택하는 스타일이 유행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채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