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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당신은 용기있는 사람입니까?/김채옥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3.02일 09:09
(룡정) 김채옥

  언젠가 아들애의 싸이에 들어갔다가 남방에서 대학공부를 하고있는 아들애가 올린 시험성적을 본적이 있다. 근데 말짱 락제점수를 맞은것들이라 창피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부모가 준 돈으로 고이 공부만 한다는 녀석이 이렇게 시험을 치고도 부끄럽지 않아서 이따위것들을 올렸어?' 하는 생각에 당장 핸드폰을 들고 아들애한테 욕을 퍼부으려다가 그 아래의 글들을 읽어보고는 슬며시 핸드폰을 내려놓고말았다.

  보니 아들애의 친구가 나처럼 싸이에 그런 글들을 남겼는데 아들애가 거기에 단 댓글이 더 가관이였다. 너와 내가 다른 점이 무엇인줄 아니? 넌 우수한 성적만 골라서 올렸지만 난 제일 차한 성적들을 올렸거든... 그것이 너와 나의 차이점이야. 넌 눈앞의 성적만을 보지만 나는 항상 부족점을 찾거든. 사람은 누구나 성적앞에서는 만족하지만 부족점앞에서는 노력하게 돼있어…

  아들애의 재치있는 댓글에 나는 당금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던 화가 눈녹듯 가뭇없이 사라지고 대신 아들애를 잘못 키우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자호감이 가슴 그들먹히 괴이며 어느새 훌쩍 자라 인생철리를 말하는 아들애가 자랑스러웠다.

  아들애의 말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부족점보다는 우월한 점들을 내세우기 좋아하며 허물은 극력 감추려고 애쓴다. 그 허물을 내보인다는것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것으로서 어쩌면 용속한 사람들의 질타와 멸시를 받을수 있다. 그런 눈총앞에서도 떳떳하게 나설수 있는 인내와 용기를 갖추지 않고서는 누구나 다 할수 있는 일이 아니기때문이다.

  그러니 잠시동안 성적의 차이는 있을수 있지만은 이것을 알고 노력하려는 아들애가 자랑스럽지 아니한가? 다른건 몰라도 현실을 정시하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줄 알며 부족점을 동력으로 삼고 도전할줄 아는 이런 용기를 가진 아들애에게 박수를 보내고싶었다.

  그러고 보니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할수 있는 용기와 좌절앞에서 다시 일어설수 있는 용기, 새로운 일에 도전할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그럼 나는 이런 용기를 가진 사람인가?

  많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그러나…라는 리유로 핑계거리를 찾고 자신의 잘못을 무마하기에 바빴던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언젠가 학생을 교육하다가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여 손을 댄적 있는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수 있는 용기가 부족하였던 나는 시기를 놓쳐 학부모의 노여움을 산적이 있다. 그 일로 나는 한동안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가졌던적도 있다. 만일 당시 용기를 내여 진실한 감정을 담아 사과하였더라면 일이 크게 번져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도 없었을텐데…

  이제 돌이켜 생각해보니 난 참으로 용기가 부족한 사람인것 같다. 나뿐이면 몰라도 처처에서 이런 일들이 적지 않게 목격되여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수 없다.

  달리는 버스안에서 소매치기를 당하는 사람을 번연히 쳐다보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모르는척 하거나 길거리에서 쓰러진 사람을 보면서도 시끄러움을 자초하기 싫어 그냥 지나치는 현상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에 삐치지 않으려는 사회풍조때문이라고 몰아부칠지 몰라도 그것 역시 많은 현대인들에게 약자의 편에 서서 말할수 있는 용기와 불의에 맞서 싸울수 있는 용기가 부족하기때문이라고 말하고싶다.

  그러고 보니 용기란 남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에게만 붙여지는 영광의 상징이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할줄 아는 능력자들에게 주어진 영예의 훈장인것 같다.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일에 도전할수 있는 용기는 있지만 사회의 부조리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는 많이 부족한것 같다.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약한것이 인간이 아닌가? 우리 저마다 진정 용기 있는 사람으로 거듭 나기 위하여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채워서 래일이 보다 완미할수 있도록 다가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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