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한테 초콜릿을 주는 날이다. 부인이나 여자친구뿐 아니라 동료직원과 친구, 딸들로부터 초콜릿 선물을 받는, 이른바 ‘남자의 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발렌타인데이가 ‘여자끼리 보내는 날’로 변화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백화점 쁘렝땅 긴자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발렌타인데이에 스스로에게 초콜릿선물을 주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에게 주는 초콜릿(혼메이초코)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61%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했지만,자신에게 주는 초콜릿(지분초코)이 중요하다는 비율도 무려 24%를 기록한 것이다(지난해에는 혼메이를 택한 비율은 68%, 지분은 21%였다).
여자들끼리 초콜릿을 교환하는 추세도 확산되고 있다. 도큐백화점 PR관계자는 “올해에는 귀여운 포장에 가격이 저렴한 초콜릿의 인기가 매우 높다”면서 친구 간 교환하는 도모초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발렌타인데이에 친구들과 어울리려는 여성을 겨냥한 할인 등 각종 행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잡지 ‘라라파도’가 도쿄 대형행사장에서 진행한 ‘발렌타인데이 여성의 밤’은 스타일리스트 및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올봄 유행에 대해 전하는 1부와 식사에 맥주와 와인, 칵테일을 곁들이는 2부로 구성됐다. 드레스코드는 ‘당신만의 봄패션’이었다.
‘라라파도’는 이전에도 발렌타인 행사를 주최한 적이 있으나 여성전용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우와키 마유코 에디터는 “도모초코 등 발렌타인데이를 여자끼리 보내는 추세에 따라 이번 행사를 조직했다”고 전했다. 여성독자로부터 신청이 쇄도해 130석을 금방 채웠다고 한다.
니코호텔은 발렌타인데이에 여성고객만이 이용할 수 있는 ‘쇼콜라 살롱’ 패키지를 내놓았다. 초콜릿과 샴페인을 즐기면서 발코니가 딸린 객실에 머무를 수 있는 ‘쇼콜라 살롱’ 패키지 가격은 10만 엔 이상이다.
여성고객 전용인 ‘발렌타인 나이트 2013’ 웹페이지를 제작한 도쿄 디즈니 리조트는 직장여성이 퇴근 후 야간입장권을 이용해 테마파크인 도쿄디즈니씨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