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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윤유선, 어쩌면 제일 슬픈 짧은 다리 아내

[기타] | 발행시간: 2012.03.03일 11:51
[뉴스엔 허설희 기자]

'하이킥3' 속 제일 안타까운 인물은 어찌 보면 윤유선이다.

현재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극본 이영철 조성희 홍보희 장진아 백선우/연출 김병욱 김영기 조찬주) 속 최대 관심사는 얽히고 설킨 사랑이다. 윤지석(서지석 분)과 박하선은 사랑을 이뤘지만 윤계상 백진희 이종석 김지원 사랑은 가슴 시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하이킥3' 속 얽히고 설킨 사랑에 힘들어하는 이들보다 더 힘들고 슬퍼 보이는 것은 윤유선이다. 극 초반 남편 안내상 사업 실패로 인해 한순간에 처지가 달라진 윤유선은 마사지를 받으며 유유자적 살던 과거와 180도 다른 신세가 됐다.

윤유선은 사채업자에게 쫓기는가 하면 동생들 집에 얹혀 살며 눈치 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남편 재기를 위해 아르바이트도 서슴지 않았고 그 와중에 가족들을 챙기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가족들 식사 장면에서 윤유선은 항상 국을 뜨고 있었다. 청소하고 빨래하는 장면도 다수였다.

통장이 된 안내상 체면을 위해 주민들에게 자신이 야동을 봤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사실 안내상이 주민센터에서 야동을 보다 컴퓨터가 망가졌던 것이지만 당황한 안내상 표정을 읽은 윤유선은 남편을 위해 희생했다. 안내상을 볼 때마다 마구 때리며 화풀이를 하긴 했지만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애틋했다.

방송 전 윤유선은 남편에게 내지르는 역할을 처음 해본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국 '하이킥3'에서도 어딘가 안타까운 아내가 되고 말았다. 윤유선에 대한 안타까움이 극에 달한 것은 3월 2일 방송된 MBC '하이킥3' 104회에서다.

이날 방송에서 윤유선은 다른 부부와는 다르게 자신을 챙겨주지 않는 안내상에게 섭섭함을 느꼈다. 여느 아내처럼 남편에게 투정을 부렸고 안내상은 여왕대접을 해주겠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안내상이 말한 여왕대접은 오히려 윤유선을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윤유선은 자신을 좀 더 생각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다른 남편들이 아내를 여왕 대하듯이 챙기는 모습에서 느낀 부러움이었다. 그럼에도 안내상은 윤유선 마음을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간 윤유선이 안내상에게 희생했던 것에 비하면 안내상은 너무 야속했다.

안내상은 윤유선에게 웃음거리가 될 여왕의상까지 입혔다. 입이 터지도록 쌈을 싸주는가 하면 덥다는 윤유선에게 불편할 정도로 부채질을 해줬다. "계속 이럴거야?"라고 쏘아 붙이는 윤유선에게 한번쯤은 져줄만도 하건만 끝까지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윤유선 또한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다. 자존심이라기보다 남편이 한번쯤은 자신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결국 윤유선은 부부동반 모임에 여왕 의상을 입고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안내상은 한술 더 떠 마차까지 대령했다.

윤유선은 결국 여왕 의상을 입고 마차를 타고 가며 사람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됐다. 부부 싸움이야 신경전을 하다보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지만 결국 창피를 당한 것은 윤유선이었다. 앞선 에피소드에서 윤유선은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무료한 삶 속에서 자신은 누구인지를 잊고 산 것에 대한 후회가 뒤따랐다.

윤유선은 스포츠댄스를 통해 자신을 찾으려 했다. '삼바의 여인'이 되며 자존감을 높이는 듯 했다. 하지만 윤유선은 여전히 역습에 성공하지 못한 짧은 다리인 것 같아 슬프다. (사진=MBC '하이킥3' 캡처)

허설희 hu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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