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회 중한통역 대부분이 한족학생
대동회가 열린지도 오늘까지 9일, 서서히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며칠동안 대동회 관련 취재에서 우리 취재팀은 예전과 다른 한가지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즉 이번 중한 또는 한중통역을 담당한 통역이 절대부분 재할빈 각 대학교 한국어전공 한족학생들이였다.
대동회조직위원회 관계자에 자문한 결과 조선족학생이나 한국류학생이 통역을 맡은 부분이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예전부터 열리던 할빈국제경제무역상담회나 할빈한국주간에 조선족학생들이 한국어통역 무대를 주름잡던 상황과는 판이했다. 구경 우리언어우세가 사라진것일까?
지난 20일 야부리스키장으로 취재가던 도중 렬차에서 도우미를 맡은 흑룡강대학 한국어학부의 류형(22세, 한족)학생을 만났다. 그녀는 이번 대회에 자기가 아는 조선족통역이 없다고 말하면서 한국어전공에서 저학년학생들은 기차에서 도우미를 담당하고 한국어구사가 능통한 고학년이나 연구생들은 한국대표팀 통역을 맡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어를 배워 한국류학이나 한국기업에 취직하는것을 목표로 둔다고 밝혔다.
한국어가 더 막강한 조선족학생과의 경쟁이 두렵지 않는가의 물음에 단 한국어 한가지만 놓고 보면 모국어가 한국어(조선어)인 조선족학생과 비해 뒤떨어지지만 자신들은 국제금융이나 회계 등 쌍학위공부를 하는 동시에 영어도 6급정도를 기정목표로 두기때문에 앞으로 취업경쟁에서 조선족학생들과 자웅을 겨룰만한다고 한다.
알려진데 의하면 흑룡강대학 한국어학부에만 250여명, 전국을 놓고볼때는엄청난 수자에 달할것이다. 필자가 지난 2005년 한겨레사회 탐방으로 북경에 갔을때 중앙민족대학 소수민족문화언어학원 문일환원장은 당시 중국내 40여개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설치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한족학생들이 3000여명에 달한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우리민족이 언어로만 가지고 한국기업에 쉽게 취직할수 있던 지름길이 점점 좁혀질것이라고 우려했었다.
불과 4년사이, 대동회같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어통역들의 자리가 바뀌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상 싶다.
현재 중국내 대학에서 한국어전공과를 우후죽순으로 설치하는가 하면 조선족학교에도 한족학생들이 대량으로 류입되여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 이들의 성장은 이제 언어우세로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우리에게 무서운 경쟁적수로 다가섰다.
지금은 정보기술화시대이다. 또한 경쟁의 시대이다.경쟁에서 이기면 살아남게 되고 지면 도태되는것이 자연법칙이다. 능력없이는 경쟁에서 이길수 없고 지게 되면 법칙 그대로 도태되고 만다. 시장경제속에서 취업경쟁은 민족이나 국가를 떠나 종합자질을 갖춘 인재경쟁일수밖에 없다. 바야흐로 우리민족인재들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춰 위치를 찾는 시대가 도래한것이다.
김호 기자
2009/02/26 흑룡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