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의 고삐를 풀면 지구 전체를
다 돌고도 남아 륙지를
다 덮고도 남아 바다를 안아버렸다
타래진 끈끈한 고삐의 력사와
신근한 가슴 만나면
사람 발자국에 황소의 눈물 쌓였다
쌓인 세월에 오곡이 물결쳤다
누런 등허리로 아침이 떠올랐다
목마른 수림 적시며
황소의 눈물 우리 하늘 물들였다
상처의 대지우에 태양은 솟아올랐다
복수초
하얀 세월 노랗게 익혀온
불효의 마지막 미소
봉우리에 태양 벗해
달의 미소로 둥글게 웃다
서리찬 잎사귀에 하얀
어머니와 깊은 겨울의 아버지
푸른 산맥
한줄기 받쳐올린
복수초 노란 입술
새파란 봄물결 사품쳐온다
인간의 대지
푸른 잎들을 위하여 검은 흙이 되자
깊은 어둠의 나락에서 뿌리를 품어주자
맑은 하늘 위하여 가벼운 강물이 되자
자오록한 물안개로 산에, 하늘에 오르자
튼튼한 나무를 위하여 폭풍우 가슴을 살자
터실한 세월 덮쳐도 혼 곧은 높이로 살자
높은 산을 위하여 검은 흙으로 살자
돌과 나무와 강물과 바람으로 오고가자
인간의 대지를 위해 아름다운 해살이 되자
등허리를 쓸어주는 찬란한 사랑이 되자
/도옥 김영건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