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광 전 철도부 운수국장이 지난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구입한 저택 정원
중국의 부패 관료들이 해외에 부정 자산을 빼돌린 사실이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이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최근 베이징 제2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장수광(张曙光) 전 철도부 운수국장을 사례로 중국 부패 관료들이 해외에 부동산을 구입해 자산을 빼돌리는 실태를 조명했다.
장수광 전 운수국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고속철도 건설과 관련해 민간기업 등에 특혜를 제공한 댓가로 4천755만위안(85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철도부 운수국장에서 정직당한 후, 중국에서는 "장수광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월넛(Walnut)에 호화주택을 구입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현지의 유명 부동산 홈페이지를 조회한 결과, 장수광이 자신과 부인의 명의로 월넛에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구입한 저택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월넛(Walnut)에 위치한 총면적 4천8백㎡에 각각 화장실이 딸린 5개의 방을 갖추고 있는 2층 별장이다.
장수광이 지난 2002년 구입 당시 86만달러(9억2천579만원)로 최고가 주택이었으며 현재는 시가 150만달러(16억1천475만원)을 호가한다.
신문은 미국 법률에 정통한 중국인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만 해도 장수광처럼 자신의 실명을 걸고 미국에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미국은 제도적으로 주택 구입시 별다른 증명서류가 필요치 않은 등 까다롭지 않아 근년 들어 미국에 주택을 구입하는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지에서는 중국인이 호화저택을 사들이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지만 정상적인 주택인지, 부패 관료의 자산 은닉인지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심지어 '얼나이(二奶, 첩)촌'까지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교 출신 덩훙(邓洪) 변호사는 "부정한 공직자들이 해외에서도 부패행위를 하고 있다"며 "직권을 이용해 해외 사무소에 자식과 친척을 떠맡기거나 대규모 투자를 한 뒤 실패할 경우 책임을 지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에 있는 본부에서는 이런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국가 자산이 유실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법률 전문가들도 "이런 사례 외에도 해외에 있는 국가 자산이 관리 감독의 소홀함 속에서 사적인 용도로 이용되거나 부정한 자산의 해외 도피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