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건강/의료
  • 작게
  • 원본
  • 크게

게임중독에 쪼그라든 뇌…'툭'하면 '욱'하게 만든다

[기타] | 발행시간: 2014.04.19일 03:52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인터넷 중독 250만명…사용하는 뇌 부위 달라…마약 중독 상태와 비슷

만족 느끼는 '도파민' 계속 분비…가상·현실 구분 못해 충동적

뇌질환 약물과 상담으로 치료…매일 조금씩 줄이는게 바람직

[ 이준혁 기자 ]

최근 인터넷 게임에 빠진 20대 초반의 아버지가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에는 20대 남성이 인터넷 게임을 그만하라는 모친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한국 인터넷 사용자의 9.8%인 250만명이 인터넷 중독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중독은 뇌질환

컴퓨터로 하는 업무·수업 등이 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인터넷 환경에서 보낸다. 하지만 이를 중독으로 보지는 않는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 컴퓨터를 많이 쓰는 직업군의 뇌는 ‘좌측대상회’가 주로 작동했다. 반면 온라인 게임·도박 등 인터넷 중독자는 ‘좌측시상’이 활성화됐다. 한 교수는 “컴퓨터 직업군은 정해진 시간과 규율에 맞춰 인터넷을 이용하는 반면 게임·도박 중독자는 일상을 파괴하면서 몰두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뇌 부위가 다르다”고 말했다.

김상은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팀은 인터넷 게임 중독자와 마약 중독자의 뇌를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검사한 결과 전두엽 등 뇌의 같은 부위가 활성화된 것을 최근 확인했다. 마약 중독과 유사한 형태의 중독현상이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인터넷 중독은 이제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뇌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참을성 떨어져 툭하면 화내

유한익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가 인터넷에 쉽게 중독되는 이유는 인터넷에 영화·게임·음악·성(性) 등 무궁무진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은 익명으로 자신을 숨기고 현실의 통제와 구속을 벗어나는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점이 이용자를 빠져들게 만든다.
이영식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터넷에 몰두하면 뇌에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도파민이 계속 분비된다. 도파민은 뇌의 전두엽을 자극하는데, 이 자극이 계속되면 충동을 자제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인터넷에 중독된다”고 말했다. 전두엽 기능에 이상이 생길 때 발생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 중 인터넷 중독자가 많은 것이 이 때문이다.

◆중독상태, 스스로 자각 못해

인터넷 중독자는 대부분 자신이 인터넷 중독임을 자각하지 못한다. 인터넷 중독자는 통상 하루 네 시간 이상 인터넷을 한다.

두 시간 미만이라도 지나치게 집착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 초조해지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위험신호다. 이럴 때는 가까운 사회복지관이나 시·구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중독 상담센터를 찾아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상담센터에서는 인터넷 중독의 원인을 찾은 뒤 인터넷 사용일지 작성법이나 인터넷 사용계획 등을 세워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을 지도한다. 유 교수는 “인터넷을 중단하기 싫어서 식사를 거르거나 밤을 새울 정도로 인터넷에 몰두하는 사람, 인터넷 때문에 업무나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신과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과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상담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약물치료는 주의력 개선제와 충동성을 조절하는 약 등을 보통 6개월 이상 처방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인터넷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 다른 생각을 떠올려 충동을 분산시키게 하는 연상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한다. 예컨대 우울하거나 심심할 때 인터넷 게임을 떠올린다면 게임 대신 운동이나 친구를 만나는 등 다른 행동을 연상하게 돕는다.

◆운동·모임 등으로 충동 분산

인터넷 중독 치료에는 부모나 직장동료 등 주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단 컴퓨터를 모두가 볼 수 있는 거실에 두는 등 인터넷 충동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인터넷을 갑자기 안 할 수는 없다. 이미 ‘중독 상태’인 충동적 욕구를 폭력·도박·약물 등 다른 방식으로 표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하루에 30분 정도씩 천천히 단계적으로 사용시간을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인터넷을 하느라 놓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목록을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술·담배·도박 중독과는 달리 인터넷 중독은 치료를 받더라도 100% 끊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인터넷이 없으면 회사 업무나 학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에 중독된 직장인에게는 당분간 인터넷을 덜 쓰는 업무를 맡기는 등 회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인터넷 중독은 개인의 질병이라기보다 사회 시스템적 문제이기 때문에 장시간 온라인 게임을 하면 게임 캐릭터의 능력이 자동적으로 떨어지는 ‘중독 방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사회와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한국경제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25%
10대 25%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75%
10대 0%
20대 25%
30대 25%
40대 25%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애니메이션 '짱구'에서 봉미선, 즉 짱구엄마 목소리를 연기했던 성우 강희선이 4년 전 대장암을 발견했던 때를 떠올리며 근황을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에서는 짱구엄마,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지하철 길바닥에 가부좌" 한소희, SNS 재개 충격 사진에 '또 술 마셨나'

"지하철 길바닥에 가부좌" 한소희, SNS 재개 충격 사진에 '또 술 마셨나'

사진=나남뉴스 배우 한소희가 SNS를 다시 시작하며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사진을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한소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너희가 있고 내가 있고 우리가 있고 같이 달리게 해 준"이라며 사진 여러 장을 업로드했다. 사

"돈 빌려준 팬들 어떡하나" 티아라 아름, '남친이 시켰다' 감금 충격 폭로

"돈 빌려준 팬들 어떡하나" 티아라 아름, '남친이 시켰다' 감금 충격 폭로

사진=나남뉴스 그룹 티아라 출신 아름이 금전사기, 도박설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재혼을 준비하던 남자친구와 결별했다. 이날 19일 한 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름은 재혼을 발표했던 남자친구 A씨와 각자의 길을 가기로 선택했다고 전해졌다. 이어 유튜브

"본인이 피해자인 줄" 유영재, 결국 라디오 하차 삼혼·사실혼 묵묵부답

"본인이 피해자인 줄" 유영재, 결국 라디오 하차 삼혼·사실혼 묵묵부답

사진=나남뉴스 배우 선우은숙이 전남편 유영재의 삼혼, 사실혼에 대해서 '팩트'라고 인정한 가운데, 결국 유영재가 라디오에서 하차했다. 지난 18일 경인방송은 유영재가 진행하는 '유영재의 라디오쇼'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 소식을 공지했다. 경인방송 측에서는 "유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