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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우리 애는 나이키를 못 사줘서, 시신 못 찾을까봐”…체육관 못 들어가는 母

[기타] | 발행시간: 2014.04.24일 14:07

[쿠키 사회] “내가 돈이 없어서 이런 걸 못 사줬어요. 그래서 못 찾을까봐.”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자식에게 유명 브랜드를 사주지 못해 시신을 찾지 못할까 걱정하는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전남 진도 현장에 나가 있는 한 기자의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황순욱 기자는 24일 페이스북에 “방송 도중에 눈물 참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라며 현장에서 접한 사연 하나를 소개했다.

황 기자는 “오늘 생방송, 기자가 말했습니다”라며 “신원확인소 앞에서 한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시신 건져낼 때마다 게시판에는 인상착의를…. 아디다스, 나이키, 폴로…, 다들 상표로 하더라. 우리 애는 내가 돈이 없어 그런 걸 못 사줬다. 그래서 우리 애 못 찾을까봐 걱정돼 나와 있다”고 전했다.

이 어머니는 팽목항에서 시신을 실은 배가 들어오는 항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시신의 인상착의가 전달되는 게시판은 항구와 진도 실내 체육관 두 곳에 있다. 사고가 발생한 해상 지점에서 배가 팽목항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 항구 게시판에는 들어올 배의 입항 예정 시간이 적혀 있고, 주변 여기저기서 실종자 가족들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 배가 도착하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일순간에 모여들고, 마이크를 통한 직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찾아온 시신의 인상착의가 처음으로 전달되는 순간이다.

이어 항구에 있는 게시판에 인상착의를 적고, 이 내용은 지친 가족들이 쉬고 있는 진도 실내 체육관의 게시판과 전광판으로도 전달된다. 체육관에 있는 부모들은 이를 보고 ‘내 아들, 딸 같다’는 느낌이 들면 항구로 달려가는 것이다.

인상착의는 신장, 성별 등 기본적인 것 외에 ‘OO색 아디다스 반바지를 입고 있음’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음’ 등 브랜드 이름을 밝히며 설명한다.

따라서 자식이 유명 브랜드의 옷·신발이 없는 것을 알고 있는 해당 사연의 어머니는 혹시나 시신이 나오고도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신이 들어오면 곧바로 직접 봐야 한다는 생각에 체육관에 있지 못하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마음이 아프다” “또 울어버리고 말았다”라는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민관군 합동구조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사망자는 169명, 실종자는 133명, 구조자는 174명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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