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화생활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일본의 서비스 문화, 직업정신에 뿌리깊게 박혀 (1)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5.03일 10:16

지난 번 도쿄에 갔을 때, 나는 1831년에 설립된 백화점 체인 ‘다카시마야’의 니혼바시 지점을 방문했다. 친구가 그곳 엘리베이터를 타 보라고 했기 때문이다. 건축적으로는 특별할 게 없는 엘리베이터였다. 그 건물은 1933년에 지어진 것이었고, 그 당시 세워진 대형 백화점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너무나 세심하고 공손해서 층과 층 사이를 오가는 일상적이고 가끔은 성가신 행위가 배려를 보여주는 일종의 의식으로 승화된다.

이 의식은 당신이 엘리베이터 구역으로 접근하면서 시작된다. 1960년대 스튜어디스 같은 유니폼(재킷, 치마, 장갑, 구두, 모자)을 입은 안내원이 연이어 허리 굽혀 인사하고 인사말을 건네면서 당신을 맞이한다. 안내원은 지체없이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완벽한 90도 각도로 들어올린 팔로 당신을 안내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경쟁 항공사 스튜어디스처럼 입은(재킷 색깔이 다르다) 엘리베이터 운영 도우미가 더욱 여러 번 허리를 굽히며 인사한다. 그 다음은 공손함이 섬세하게 짜여진 안무로 승화한다. 당신이 엘리베이터로 들어설 때 운영 도우미가 몸을 돌리면서 팔을 뻗어 당신을 엘리베이터 문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로비에 있는 안내원은 당신을 향해 몸을 돌려 깊이 절하고 미동없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3층이요.

과한가? 그럴지도 모른다. 절하기와 몸짓은 불필요할 수도 있다. 도쿄까지 간 사람이 엘리베이터 작동법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분명하다. 당신이 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직원들은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맞춰준다는 사실이다.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한 도쿄 지점에서 엘리베이터 안내원이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기 전, 여행을 많이 다닌 한 친구가 나에게 일본의 고객 서비스 수준은 정말 세련되고 포괄적이어서 가장 기본적인 거래마저도 예식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마치 누군가 당신에게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드라이브한 경험이나 빅서에서 석양을 보는 기분을 말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냥 흘러가는 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여권에 도장을 받을 때 일본인들의 점잖음이 인상적이긴 했지만,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를 받은 작은 도쿄 레스토랑 ‘이시카와’에서 코스 요리를 먹기 전까지 나는 일본의 서비스 문화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았다. 나는 셰프 이시카와 히데키를 정면으로 마주보는 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때때로 자신이 무엇을 요리하고 있는지 나에게 설명해 주었지만 나머지 요리는 영어를 매우 잘 하는 웨이트리스에게 설명을 맡겼다. 그녀에게 간단한 질문을 한 나는 그녀가 대답을 하기 전 무릎을 꿇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알고보니 그녀는 말을 하기 전에 항상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는 슬림한 기모노를 입고 있었고, 몸을 낮출 때에는 균형을 잡을 필요없이 바닥에 무릎을 안정적으로 놓을 수 있도록 우아하게 몸을 돌려 낮췄다.

나는 미안하면서도 우쭐해졌다. 이 얼마나 부적절하고도 아름다운 안내 방법인가. 식사가 끝나자 그녀와 이시카와, 그리고 나머지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를 건물 바깥까지 안내했다. 그들은 한 줄로 늘어서 허리 굽혀 인사했다. 나는 블록 끝에서 흘끔 뒤를 돌아봤다. 아직도 대열을 갖추고 있던 그들은 내가 돌아보자 다시 인사했다.

“일본에 있는 별 3개짜리 레스토랑에서 온갖 상을 받은 유명 셰프가 그저 단순히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해’ 음식을 준비한다”고 데이비드 킨치는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로스가토스에 위치한 만레사의 소유주이자 셰프다. 한때 일본에서 일했으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일본을 방문하는 그는 내가 이시카와에서 경험한 것이 일본 방식이라고 말한다.

“셰프가 직접 요리를 갖다주면서 ‘어떠세요? 맛있나요? 마음에 드세요?’라고 묻는다. 훈련 프로그램의 일부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함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킨치는 말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그런 서비스를 받는다고 해서 추가 비용을 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팁을 주지 않는다. 팁을 주지 않도록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팁을 주는 관습 자체가 없다. 신용카드 전표에는 팁을 적는 부분이 없다.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나 코트를 받아주는 사람의 손에 현금을 쥐어주려고 하면 국소마취제를 많이 써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치과의사에게 20달러를 찔러줄 때나 볼 수 있을 법한 혼란스러운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일본의 서비스 문화는 미국의 팁 문화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팁 문화는 훌륭한 서비스를 장려한다는 목적이 있지만 정반대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팁을 많이 주지 않을 경우 조심해야 할 수도 있다. 보스턴대학교 인류학 교수이자 ‘일본에서의 커피 생활’의 저자 메리 화이트는 “일본에서는 서비스가 자기 일의 일부로 통합돼 있기 때문에 서비스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서비스는 부가적인 것이 아니다. 귀중한 것이기 때문에 돈으로 가치를 매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10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가수 혜은이(나남뉴스) 가수 혜은이(69)의 딸이 최근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예식장에 연예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예식장에는 한때 연예계를 주름잡았던 배우들과 가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혜은이는 3월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매하구시 ‘페기물 없는 도시’ 건설 전면 추진

매하구시 ‘페기물 없는 도시’ 건설 전면 추진

매하구시는 ‘페기물 없는 도시’(无废城市, ‘무페도시’로 략함) 건설사업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고체페기물의 감량화, 자원화와 무해화 처리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와 성의 ‘무페도시’ 건설시범사업의 결책과 포치에 따라 과학적으로 계획하고 합리하게 배치하며

중일련의병원 공중 ‘120’, 생명연장 위해 별하늘 누비다

중일련의병원 공중 ‘120’, 생명연장 위해 별하늘 누비다

3월 21일밤, 길림대학중일련의병원 의료구조직승기가 상처입은 위급환자 한명을 싣고 평온하게 병원의 국가긴급의학구조기지 립체중계쎈터 계류장에 착륙했다. 이는 이 병원에서 처음으로 완성한 야간비행 운송이였다. 환자는 한 중년남성으로 당일에 기계에 상처를 입

80대 할머니의‘좋은 친구 방송’들어보셨습니까?

80대 할머니의‘좋은 친구 방송’들어보셨습니까?

84세 김선녀할머니 4년째 자체 온라인방송 견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 주고 싶다 집에서 핸드폰으로 방송원고를 록음하고 있는 김선녀할머니 목소리만 듣고서는 방송인이 올해 80대 고령 로인이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는다. 목소리의 발음, 감정이며, 정서까지... 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