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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서비스 문화, 직업정신에 뿌리깊게 박혀 (2)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5.03일 10:18
나는 일본의 시스템이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가격은 가격이고, 당신이 좋은 대접을 받았다면 그것은 당신이 돈을 더 내길 기대해서가 아니다. 화이트는 “서비스를 별도로 구분해 낸 것은 우리 미국인들”이라고 지적한다. 내가 일본에서 경험한 서비스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받은 서비스보다 더 나았을 뿐만 아니라 ‘일’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일은 해야 할 업무를 하나둘 해치우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황궁을 내려다 보는 대형 호텔 ‘팰리스 호텔 도쿄’의 와타나베 마사루 총책임자는 일에는 정서적 헌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오모테나시’라고 부르는 일본의 접대문화가 일본 바깥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주는 기준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그것을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것은 감지할 수 있는 만큼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으며, 설명하기보다는 느껴야 한다”고 와타나베는 설명했다. “나는 몸짓이나 업무가 얼마나 크고 작은지에 상관없이 이것이 최고의 진심, 품위, 존중으로 확장된 접대문화라고 생각한다.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와는 다르다. 그런 서비스는 의무감이나 보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표면적인 서비스다.”

나는 어느 날 밤 내가 머물고 있던 ‘파크 하얏트 도쿄’ 꼭대기에 있는 뉴욕 바에 술 한 잔을 마시러 갔다가 그런 서비스를 경험했다. 바 직원은 마지막 주문을 받은지 한참 지난 후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를 다시 열었다. 내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알았냐고? 어머니가 내 호텔방에 케이크를 배달시켰고, 호텔 전체에 그 사실이 공지된 것 같았다. 나는 야마자키 싱글 몰트 위스키 한 잔을 들고 도쿄 스카이라인을 점점이 수놓으며 깜빡이는 붉은 불빛을 바라보면서 런던이나 파리에 있는 비슷한 호텔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해 봤다.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당했을 것이다. 로비나 내 방으로 샴페인 한 잔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호텔에서 가장 좋은 바를 14달러짜리 위스키 때문에 다시 열지 않았을 것이라는 건 거의 확실하다.

파크 하얏트 도쿄 꼭대기에 위치한 바는 필자의 생일을 위해 마감 시간 이후에 다시 문을 열었다.

화이트에 따르면 내가 파크 하얏트 도쿄에서 경험한 것은 ‘오모이야리’를 보여주는 한 예다. 그녀는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세심함”이라며 “다른 이들의 필요와 욕망을 예측하는 것이다. 대강이 아니라 세심하게 맞춰준다”고 설명한다. 화이트는 일본에서는 아이들에게 오모이야리를 가르치며 학교에서 이를 가치있기 다룬다고 말했다. 직원이 나를 위해 바를 다시 열었던 것은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한 장면을 연출하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서비스는 국가적 특성을 표현하는 것 이상이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에이미 보로보이 동아시아학 부교수는 “서비스가 그렇게 좋은 데에는 제도적 이유가 있다”며 “사회학자들은 이것을 이해당사자 자본주의와 주주 자본주의의 차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말을 이었다.

“미국의 ‘주주(shareholder) 자본주의’는 주주들이 단기 수익을 위해 기업을 압박한다. 일본과 독일의 ‘이해당사자(stakeholder) 자본주의’는 기업들이 더 숙련되고 더 충성스럽고 더 아는 것이 많은 노동자들에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충성스럽고 아는 것이 많은 노동자들은 가장 평범한 환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출판편집자 스가츠케 마사노부는 “세계 최고의 맥도날드 서비스는 일본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것이 스타벅스에도 해당된다. 일을 하다가 한숨을 쉬는 직원도 없고 직원들끼리 끝없이 수다를 떠는 경우도 없다”고 미국의 맥도날드, 스타벅스와 정반대인 상황을 설명하며 말했다.

나는 하루에 85센트 가량을 받고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지역 기관에서 오모테나시를 발견했다. 나는 층계를 내려가 보도 아래에 위치한 창문 없는 창고로 들어갔다. 노신사가 인사를 하며 나를 맞이하고는 주의깊게 계약서를 검토한 뒤, 바퀴, 기어, 브레이크, 핸들, 안장을 확인하고 나를 거리로 안내했다. 그는 굽신거리거나 아부하지도 않았고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크게 걱정하지도 않았다. 그가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진심인 듯한 덕담을 건넬 때, 그는 한 사람의 직업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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