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두마다 <로인활동실>이란 간판이 걸려있는 활동실이 있다. 그러나 들어가 보면 40, 50대 남녀들의 마작판이다. 활동장소가 마땅치 않아 밖에서 서성거리는 로인들이 적지 않다》. 한 로인의 말이다.
무심히 스쳐보낼 일이 아닌것 같다. 필자는 연길의 많은 곳을 돌아보면서 노래교실, 무용교실, 건강교실, 악기교실… 등 교실들을 수없이 봤다. 그런데 이런 교실에 흥미가 없는 로인들은 어데 가서 휴식도 하고 한담도 할수 있을가?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다보니 여름에는 해볕을 가릴수 있는 나무그늘밑에서, 혹은 집을 의지한 그늘진 곳에서, 혹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다리밑에서까지 모여서 화투놀이하거나 트럼프치기를 하는 로인들을 종종 보게 된다.
추위가 닥쳐올 때면 어느 한 단위의 모퉁이서 혹은 시장같은 공공장소에서 삼삼오오 모여있는 로인들을 볼수 있다.
어느 한번 필자는 룡정 우정국에 들어갔는데 칠순 넘는 10여명 바깥로인들이 한쪽구석을 차지하고 쪽걸상에 앉아 한담하는것이였다. 시장에 들어서니 7, 8명 되는 안로인들이 시멘트바닥에 보자기를 펴놓고 떠들썩하게 화투놀이에 열을 올리고있었다. 때마침 한 외국관광객이 마치 좋은 소재를 찾았다는듯 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들고 렌즈에 담는것이였다. 무슨 의미에서 찍었는지는 몰라도 나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로인들의 활동장소라면 로인들이 활동하게끔 조건을 마련해주고 더 좋기는 로인들의 흥미에 따라 시름놓고 놀수 있는 장소를 더 많이 건설했으면 한다.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