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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이 두 사진에 숨은 슬프고도 따뜻한 이야기

[기타] | 발행시간: 2014.07.20일 08:19

이 두 사진을 보신 분은 예쁘고도 사랑스럽게 생긴 이 갓난아이가 같은 아이라는 것을 쉽게 간파하셨을 겁니다. 그것을 간파하신 분이라면 아마도 “아, 저 오른쪽에 있는 아이가 뭔가 큰 병에 걸려서 왼쪽에 있는 사진처럼 됐구나”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러면서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을 느끼셨을 겁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저 오른쪽에 있는 사진은 사실 진짜가 아닙니다. 이 두 사진에는 슬프고도 따뜻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 사는 내이든 스테펠은 지난 5월 30일, 사랑스런 셋째 딸 소피아를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소피아에는 치명적인 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간에 작은 종양이 있었는데 ‘간 혈관종’이라는 병이었습니다. 암이면서도 전이는 되지 않지만 심장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갓난아이 때 사망에 이르게 되는 희귀 병이었습니다. 내이든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소피아의 병을 고쳐보려 했지만 태어난 지 6주 만인 지난 10일 소피아는 세상과 이별하게 됐습니다.



소피아의 죽음만큼이나 내이든의 가슴에 멍에를 안겨 준 것은 불과 6개월간 함께 공존했던 소피아의 유일한 사진이 튜브를 입에 꽂은 채 창백하게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이든은 어느 날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 이런 소피아의 사진을 포스팅한 뒤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제 딸은 아동병원에서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다 최근에 숨졌습니다. 그녀의 일생은 병원에서 시작돼 병원에서 끝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튜브가 없는 소피아의 사진조차 저희에게는 없습니다. 이 사진에서 튜브를 없앨 수 있을까요?”

포스팅 된 사진조차도 딸 소피아가 눈을 뜨고 있는 몇 안 되는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었던 걸까요? 줄곧 눈을 감고 있었지만 이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어쩐 일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진기를 응시했다고 합니다. 여하튼 이런 사연과 함께 사진을 올리기가 무섭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내이든은 포토 워크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튜브가 없는 사진 한 장만 얻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진과 글을 올린 지 불과 일주일 여 만에 백여 장의 사진이 쏟아져 들어왔던 겁니다. 사진에만 그치지 않고 그림과 스케치에 이르기까지 소피아와 그 가족을 위한 온정이 넘쳐났던 겁니다. “아직도 매일 사진과 그림이 들어옵니다. 전 세계에서 말이죠” 내이든은 처음에는 하나하나 답장을 보냈지만 지금은 매일 답장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사진과 그림이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내이든은 지금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부모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숨진 가족에 대한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섭니다. 내이든은 말합니다. “우리 딸의 짧은 삶은 병원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이 아름다운 기억을 간직할 겁니다.”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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