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기자] 누구나 다 아는 명곡인 윤복희의 ‘여러분’도 에일리라면 달랐다. 임재범 버전이 오랫동안 지켜오던 ‘여러분’의 바통이 이제 에일리에게로 넘어갈 차례다.
에일리는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5번째 주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MC 은지원의 말에 따르면 “구원받은 느낌”이 드는 열창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불후의 명곡’은 쟁쟁한 보컬리스트들의 대결로 꾸며졌다. 퍼포먼스를 특별히 강조한 팀이 없었다는 게 특징이었다. 즉 목소리로만, 가창력으로만 승부하는 윤복희 특집이었다.
에일리의 선곡은 ‘여러분’. ‘내가 만약 외로울 때면~’이라는 전국민이 다 아는 가사의 노래다. 특히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보는 이를 울린 무대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른 곡이기도 하다. 또한 한동안 ‘여러분’의 대명사는 임재범이었다. 그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감동을 배가시키는 내레이션은 여러 방송인들에 의해 모창 돼질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렇기에 에일리의 위험 부담은 컸다. 널리 알려진 노래인만큼 호응을 얻기 쉬웠으나, 또 그만큼 실망을 떠안기도 쉬웠다. 임재범과의 비교도 에일리에겐 부담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417점을 획득하며 우승했다. 에일리의 ‘여러분’은 이날 출연자인 손승연, 조성모, 옴므, 김소현&손준호, VOS&소리얼, 멜로디데이를 모두 꺾고 최후의 주인공이 됐다. 원곡자 윤복희는 그의 무대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엄지를 척 들어 보이기도 했다.
화제성도 있었다. 방송이 종료된 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는 한동안 에일리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이 뿐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에일리의 무대에 호평하는 글들이 등장해 감동의 여운을 나눴다.
에일리의 ‘여러분’이 임재범의 ‘여러분’을 능가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못지않은 감동으로 임재범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에일리는 ‘불후의 명곡’의 단골손님이다. 우승 경력도 적지 않다. 보컬리스트로서 그가 얼마 정도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복희 특집에서 에일리가 보여줬던 무대도 ‘역시 에일리’라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했다. 이제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보컬리스트가 된 에일리는 임재범에 이어 윤복희의 ‘여러분’에 또 다른 모습의 생명력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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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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