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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는 건, 방법이 아니니까…비난도 내가 감당할 몫" (송혜교)

[기타] | 발행시간: 2014.08.30일 12:42

[Dispatch=서보현기자] 파르르, 속눈썹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파르르, 목소리가 희미하게 파동쳤다. 두려움과 자책감이, 그렇게 온 몸을 타고 번졌다. 담담했지만 한없이 작았던, 그 날의 송혜교였다.

당시 송혜교는, '3년'이라는 시간 앞에 '고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 3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30년 중의 3년이며, 앞으로 살아갈 30년의 3년을 의미했다. 과거의 10분의 1, 미래의 20분의 1인, 그런 시간이었다. 송혜교는, 이 짧은 시간을 평생의 행복과 맞바꿀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깨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송혜교는 작품을 앞두고 늘 설레었다. 신작을 소개하는 것에 들떠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을 두근거리게 만든 작품을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설레는 감정은, 감히 욕심이라며 차단했다.

사실 그가 바랐던 행복은 단순했다. 남에게 상처주지 않는 삶이었다. 하지만 지금 송혜교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 됐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전전긍긍하는 일 뿐이다. 자신의 잘못이 누가 되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 밖에 없다.

"모든 것이 제 책임입니다. 늘 제 편을 들어주던 사람들 마저 어떻게 그렇게 모를 수 있냐고 비난했습니다. 네. 정말 무지했고, 안일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비난과 의심 역시도 송혜교가 짊어져야 할 몫이었다. 머리카락 보일라 숨고 싶지만, 그건 예의가 아니었다. 피하지 않고 당하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다. 온 몸으로 질타를 받아내기로 했다. 숨지 않고, 피하지 않고…. 이날의 인터뷰도 그랬다.



◆ 반성 : " 내 자신이 부끄럽다"

침묵을 깬 쪽은 송혜교였다. 나지막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불거진 세금 논란에 대한 이야기였다. 변명이나 해명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내 무지에서 시작된 잘못"이라고 되뇌었다. 송혜교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안일했습니다. 어떤 변명을 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 일인데…. 제 자신이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물론 사과 한 마디로 없어지는 일은 아니다. 송혜교니까 더 그렇다. 그는 팬들이 바라보는 스타다. 팬들로 인해 빛을 냈던 별이다. 그 만큼 대중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는 송혜교도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섰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나오는게 맞는지…. 마치 해명하는 자리로 비춰질까봐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숨는 건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질타와 질책도 스스로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피하는 게 아니라 고개를 숙이는 것이니까요."



◆ 행복 : "두근거리는 영화를 만나"

송혜교를 세상 밖으로 이끈 것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하 '두근두근')이다. 이재용 감독이 지난 2006년 '다세포소녀'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상업영화다. 송혜교는 이재용 감독을 믿고 이 작품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난 부족한 배우다. 그렇기에 날 잡아주고 끌어줄 수 있는 감독에게 마음이 가는 것 같다"며 "이 작품도 이재용 감독에 대한 믿음이 첫 번째였다. 특유의 디테일한 연출이 좋다.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근두근'은 조로증에 걸린 아들을 둔 부모의 이야기다. 신파라고 하지만, 대놓고 눈물을 짜내지 않는다. 웃겨서 슬프고, 울리지 않아서 눈물이 난다. 영화 '패티쉬', '러브 포 세일', '오늘' 등 독립영화 및 작은영화 위주로 움직이던 송혜교가 마음을 빼앗긴 이유였다.

"그동안 무겁고 어두운 작품을 많이 했어요. 어렸을 때 밝은 작품을 많이 하다보니 그런 것들을 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이 작품을 만났어요. 뻔한 신파가 아니었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명랑했어요. 유머 코드도 마음에 들었고요. 반가웠고 끌렸습니다."



◆ 도전 : "밝아서 더 슬픈 모성애"

무겁지 않다고 쉬운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도전이 있었다. 우선 선입견에 맞서야 했다. 송혜교는 처음으로 모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아픈 아들을 둔 엄마 '미라' 역이다. 흔히 애끓는 모성애를 예상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미라는 친구같은 엄마에요. 아들에게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아요. 쿨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죠.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소재도 강한데 연기까지 그러면 보시는 분들이 많이 힘들 것 같았거든요. 슬프지만 따뜻하게 보이려 했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울 수만 없는 것이 미라의 캐릭터다. 밝은 가운데에도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내야 하는 엄마의 심정을 담아야 했다. 짐작하기도 어려운 감정이었다. 그래도 억지로 만들거나 흉내내지 않았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기기를 기다렸다.

송혜교는 "조로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렇다해도 내가 감히 그 엄마의 마음을 다 알겠나"면서 "평소 아역 배우에게 정을 주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잘 따라줬다. 그러다보니 그런 마음이 절로 생겼다"고 귀띔했다.



◆ 깨달음 "나를 낮추니 상대가 빛났다"

송혜교는 절제했고 자신을 낮췄다. 폭발력있는 연기 대신 잔잔하게 스며 들었다. 함께 연기한 강동원, 조성목, 백일섭, 이성민 등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게 영화를 위한 길이라 믿었다.

"저는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는 강동원 씨와 조성목 군이 빛나야 해요. 그러니 저는 힘을 빼고 연기했지요. 만약 제가 돋보이려고 욕심을 냈다면, 정작 보여야 할 것들이 안보였을 겁니다. 영화를 위해 그래서는 안됐습니다."

나를 희생하는 연기. 배우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누구나 돋보이길 원하고 주목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송혜교에게 더 이상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 보다는 작품이 먼저였다. 언제부터인가 알게 된, 깨달음이었다.

"사실 어렸을 때는 몰랐어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욕심을 내곤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작품이란게 다 같이 만드는 작업이잖아요.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때부터 여유가 생겼어요. 연기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됐어요."



◆ 바람 : "송혜교가 아닌 영화, 그 자체"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도, 송혜교는 조심하고 조심했다. 목소리는 차분했고,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영화를 알리는 것조차 주저할 정도였다. 하지만 '두근두근'이 전달하는 메세지 만큼은 분명히 전했다.

"'두근두근'은 아들을 먼저 보내는 부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들을 통해 엄마와 아빠가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바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떠나 보내 슬픈 가족이 아니라 함께 있었기에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지금 송혜교의 바람은 하나였다. '두근두근'의 의미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것 뿐이었다. 송혜교가 아닌 영화 그 자체로 비춰지기를 기도했다.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다시 송혜교가 침묵을 깼다.

"저는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죄송합니다. 다른 생각은 정말 없습니다.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피해나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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