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은 위벽을 덮고 있는 위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나 약간의 위염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염은 크게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나뉜다.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위염의 원인으로는 소염진통제 등 약물, 술, 독감 바이러스, 세균 감염 등이 꼽힌다. 스트레스도 한 원인이다. 배중호〈사진〉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소화기내과 과장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인체의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위점막에 궤양이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위염은 염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다. 급성위염이 반복되거나,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식습관 조절을 하지 않았을 때 만성위염이 되기도 한다. 만성위염 중 일부는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점막이 얇아지거나 세포가 변화하는 위축성위염, 화생성위염일 경우다. 배 과장은 "위축성·화생성 위염은 오랜 기간에 걸쳐 위점막에 변화를 일으키고 위암 발생 가능성을 3~4배 높인다"고 했다. 만성위염의 원인은 분명치 않다. 위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술, 카페인, 항생제 등의 섭취를 피하고 식사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위염의 증상은 다양하다. 명치 부근의 통증, 구토, 속쓰림, 신물이 올라오고 울렁거리는 것, 피를 토하는 것 등이다. 염증이 있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위염 발병은 꾸준히 증가세다. 배 과장은 "서구식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신선한 채소, 과일 섭취는 줄고 흡연, 음주, 스트레스는 늘어나 위염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치료는 식습관 개선과 함께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 치료가 주를 이룬다.
위암은 한국 남성에게는 첫 번째, 여성에게는 네 번째로 흔한 암이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질산염이 꼽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장류, 김치 등의 발효음식과 탄 고기, 생선 등에 많다. 배 과장은 "질산염이 위에 들어가면 질산화합물로 바뀌는데 이게 장기간 축적되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이어 "위암 예방을 위해선 소금 섭취량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게 좋다"며 "소금은 위벽의 방어인자를 직접적으로 저하시켜 염증과 궤양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40세부터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2년에 1회 위내시경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배 과장은 "유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와 비슷한 식습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커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위암 발병 가능성이 2배가량 높다"며 "최선의 예방법은 신선한 채소, 과일을 많이 먹고 정기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근 매스컴에 위암 사례가 소개되면서 검사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지레 겁을 먹어 젊고 증상이 없는데도 무분별하게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