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에서 가난한 아이들이 늘어나고있다. 일본 후생로동성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2년 기준으로 일본의 아동빈곤률이 16.3%에 달해 사상 처음 전체 빈곤률(16.1%)을 웃돌았다. 1985년 10.9%에 불과했던 아동빈곤률이 27년만에 무려 5.4% 포인트나 높아진것이다. 리유는 무엇일가.
가장 큰 리유는 부모의 가난이다. 특히 한부모가정의 빈곤이 심각하다. 일본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10년 조사한 생산가능년령(20~64세)의 가구 형태별 빈곤률을 보면 《싱글맘+미혼자녀》가정의 빈곤률이 30.3%, 《싱글파더+미혼자녀》가정의 빈곤률이 28.4%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봐도 심각성은 두드러진다. 일본은 생산가능년령가구 가운데 한부모가정의 빈곤률이 58.7%로 OECD 국가중 단연 1위다. 이에 대해 사회보장연구소 사회보장응용분석연구부의 아베 아야 부장은 《일본사회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일을 해도 생활에 충분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라며 1980년대 버블 붕괴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난 일본사회의 구조적문제가 가난한 아이들을 양산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아동빈곤이 파생하는 다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 연구소가 올해 오사까시의 공립 소학교 5학년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빈곤층이 아닌 학생의 80%가 《꿈이 있다》고 답한데 비해 빈곤층학생은 72%에 그쳤다. 또 문부과학성이 오차노미즈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 학력테스트에서 부모의 수입과 학생들의 국어·수학 학력이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어렸을 때의 가난이 성인이 돼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아베 부장은 《일본 빈곤문제의 특징은 빈곤로동자가 많고 모자가정 등 특정가구의 빈곤률이 두드러진다는 점, 또 정책에 의한 빈곤감소효과가 적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지난해 아동빈곤대책 추진에 대한 법을 가결한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아동빈곤대책을 각의에서 결정하는 등 아동빈곤 문제에 나서고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