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건/사고
  • 작게
  • 원본
  • 크게

도둑 때려 뇌사, 한국서 정당방위 논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10.30일 10:12
(흑룡강신문=하얼빈) 자기 집에 침입한 도둑을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정당방위’ 논란이 한창이다. 판결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도둑이 집에 들어와도 가만히 있으란 말이냐”며 법원을 비판하고 있다.

  이 남성이 도둑을 때릴 때 사용한 빨래건조대를 놓고도 “그걸 어떻게 흉기로 볼 수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도 27일 국정감사장에 빨래건조대를 들고 나와 “이게 어떻게 흉기냐”고 따졌다. “범죄자들에겐 아량을 베풀면서 말도 못하게 어려운 청춘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감옥에 넣는 것인가. 이게 대한민국 법이고 정의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1심 판결을 보면 절도범이 도망가려고만 했는데 그 이후에 과하게 대응해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뜨린 것은 정상적인 방어범위를 넘었다고 한 것”이라며 “그 판결이 적정한지는 상급심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판결한 데는 1심 재판부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이 어땠기에 1심 재판부는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일까.

  판결문으로 본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3월8일 최모(21)씨는 술을 마시고 오전 3시15분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 들어섰다. 그는 문을 열자마자 거실에서 서랍장을 뒤지는 도둑 김모(55)씨를 발견했고, 곧바로 김씨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흉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김씨는 그대로 달아나려 했지만, 최씨에게 맞아 바닥에 넘어졌다.

  김씨가 넘어진 상태에서도 계속 도망가려고 하자 최씨는 김씨의 뒤통수를 수차례 걷어차고, 거실에 있던 빨래 건조대를 집어들어 김씨를 여러 번 내려쳤다. 또 허리띠를 풀어 김씨의 등을 때리기도 했다. 최씨에게 맞아 정신을 잃은 김씨는 곧바로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김씨의 보호자 역할을 했던 친형은 식물인간이 된 동생 김씨의 병원비를 홀로 감당해야 했다. 2000만원 정도 치료비가 나오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형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조카(김씨 형의 아들)는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최씨의 폭행으로 삼촌이 식물인간이 됐고 아버지도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카는 수사 기관에 최씨를 처벌해달라고 수차례 진정을 넣었다. 검찰은 조카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최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최씨 측은 “놀란 상황에서 도둑을 제압하기 위해 ‘정당방위’를 행사했을 뿐이며, 적어도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도의 ‘과잉방위’에 해당한다”며 맞섰다. 폭행에 사용한 빨래 건조대 등도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씨 측은 김씨 유족과 합의는 하지 않았고, 피해 보상 명목으로 500만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법원은 김씨 유족과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지난 8월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받아들여, 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둑을 제압하기 위해 폭행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저항 없이 도망가려던 김씨의 머리 부위를 장시간 심하게 때려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것은 방어 행위로서의 한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이는 정당방위는 물론 과잉방위에도 해당하지 않는 지나친 행위”라고 밝혔다.

  판결 내용에 사람들이 공분(公憤)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정당방위를 왜 인정하지 않느냐’는 것과 ‘최씨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실형은 과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법조계 시각은 엇갈린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도둑을 제압하기 위한 적절한 행위는 당연히 정당방위로 인정되고, 이 경우 수사기관에서 공소를 제기하지도 않는다”며 “이번 사례는 너무 심한 폭행이 있었기 때문에 처벌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중견 변호사는 “최씨가 악의를 갖고 김씨를 때린 것이 아니라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다소 심한 행동을 한 것인데, 이를 ‘흉기를 가지고 저지른 상해 범죄’로 판단한 것은 기계적인 법 적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당방위를 둘러싼 논쟁은 이전에도 많았다. 그래서 경찰청은 법원 판례를 참고해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8가지 요건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먼저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되고, 흉기를 사용하면 안 되고, 가해자보다 더 심한 폭력을 행사해서도 안 된다 등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정당방위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0%
10대 0%
20대 0%
30대 5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50%
10대 0%
20대 0%
30대 25%
40대 0%
50대 25%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애니메이션 '짱구'에서 봉미선, 즉 짱구엄마 목소리를 연기했던 성우 강희선이 4년 전 대장암을 발견했던 때를 떠올리며 근황을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에서는 짱구엄마,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9개 부문 행동방안 발부해 디지털인재 육성 다그쳐

9개 부문 행동방안 발부해 디지털인재 육성 다그쳐

디지털인재가 디지털경제를 지지하는 기초적 역할을 발휘시켜 신질생산력을 다그쳐 추동하기 위해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등 9개 부문은 4월 17일 '디지털인재를 육성하여 디지털경제 발전을 지지하는 행동방안(2024년-2026년)'을 발표하여 디지털산업화 및 산업디지털화

'AI자습실', 학습효률 높일 수 있을가? 전문가 분석→

'AI자습실', 학습효률 높일 수 있을가? 전문가 분석→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AI 응용장면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최근 절강성의 일부 중소학교 주변에 많은 'AI 자습실'이 생겨 학부모들 사이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AI 자습실'이 과연 학습효률을 높일 수 있을가? 'AI 자습실'은 혁신일가, 겉치레

전국 명단 발표! 흑룡강성 9개 단위 표창 받아

전국 명단 발표! 흑룡강성 9개 단위 표창 받아

2024년 공공기관 에너지자원 절약 및 생태환경보호 촉진회의가 최근 태원에서 개최되였다. 회의에서 국가 기관 사무관리국과 국가 발전 개혁 위원회는 공동으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록색 및 저탄소 공공 기관 목록을 발표했으며 흑룡강성의 9개 단위가 이 국가급 영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