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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를 찾아드립니다…‘오시마랜드’ 대박난 사연

[기타] | 발행시간: 2014.10.31일 22:55
[한겨레] 부동산 업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 큰 인기


사망 사고 발생한 집에 불꽃 표시…도쿄에만 8천여 곳


흉가 꺼리는 구매자·싼 집 찾는 세입자 모두에게 요긴



[지구촌 화제]

“4층. 발견 당시 백골화. 경찰은 지병으로 인한 고독사로 단정.”

일본 부동산 업체가 운영하는 흉가 표시 인터넷 지도 서비스인 ‘오시마랜드’(http://www.oshimaland.co.jp/)에서 도쿄 스미다구에 불 모양 표시가 되어 있는 번지수를 클릭하니, 섬뜩한 사망 사고가 건조한 문체로 소개되어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30일 이 오시마랜드가 하루 수백만 페이지뷰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있다고 보도했다.

오시마랜드는 36살 부동산 업자인 오시마 테루가 시작한 인터넷 사이트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사이트에 대해 “살인 사건이나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 같은 역사적 사실을 공개해 사고 물건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망 사건이 있는 부동산에 불 모양 표시를 한 데 대해 “(식당 정보를 알려주는) 미슐랭 별 표시에 영감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이 매입 의사가 있는 부동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내부 용도로 부동산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했다. 건물 자체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는 쉬웠지만, 건물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력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알려주기 꺼렸다. 그는 건물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고 처음에는 자신과 직원들이 신문기사나 주위 업자들 전언, 그리고 직접 발품을 파는 수고로 정보를 얻었다. 이후에는 위키피디아식으로 사람들이 직접 사망사고에 대해 투고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정정해주는 개방형 방식을 채택했다. 오시마랜드는 기본적으로 무료 서비스이지만, 지도 밑에 광고를 실어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오시마랜드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일본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난 집을 꺼리는 이는 많은 반면 관련 정보는 적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세토 나카오는 “법에는 건물주가 부동산 물건 및 전 임차인에 대한 중요한 정보에 대해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되어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인지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사망 사고 등을 매수인이나 임차인에게 감춘 건물주는 나중에 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례는 있다. 일본 정부 산하 ‘UR도시재생기구’는 임대주택 75만채를 관리하는데 이중 일부 세입자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대해서는 월세를 절반으로 깎아줬다.

월세 때문에 일부러 흉가를 찾는 이들도 있다. 작가인 모리 후미노스케는 2011년 돈에 쪼들려 살던 집에서 쫓겨난 뒤, UR도시재생기구가 내놓은 사망사고 발생 이력이 있는 집에 세들어 살았다. 모리가 구했던 집은 요코하마에 있는데, 이전에 살던 50대 남성이 욕실에서 자살을 한 곳이다. 월세는 240달러(약 25만원) 정도로 일반적인 경우보다 절반에 불과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모리는 자신은 집이 편안했지만 친구들 중에는 집에 놀러오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모리는 최근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 <사고 물건에 살아봤다>를 펴냈다.

현재 일본 도쿄에만 오시마랜드에 불 표시가 붙은 곳이 8000여개다. 오시마는 흉가 표시 인터넷 지도 서비스를 전세계를 대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영국 런던 같은 세계적 대도시에는 부분적으로 실시하고도 있다.

오시마에게는 고민도 있다. 그는 “하도 많은 사망 사고를 보다 보니, 내 건물도 언젠가는 사망 사고가 있었던 곳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 소유의 건물을 팔아치우고 오시마랜드 서비스에만 집중하는게 어떨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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