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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우린 자퇴생… 문제아라고요?”

[기타] | 발행시간: 2015.01.17일 06:02
매년 7만명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입시가 전부인 교실 떠나 교문 밖 배움의 길 선택

문제아 낙인 불편하지만 나의 길 스스로 개척해요

“벚꽃이 필 때쯤 작은 콘서트를 열 예정이에요.”

꿈을 말하는 김지연(19)양의 눈이 반짝 빛났다. 지연양은 수학책 대신 악보를 붙잡고 산다. 낮에는 기타 연주와 작곡법을 공부하고, 밤에는 밴드 연습을 한다. 주말 저녁에는 서울 홍대거리에서 연주하는 날이 많다.

지연양은 ‘자퇴생’이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 석 달 만에 학교를 나왔다. 입시가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학교에서 자신이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아 두려웠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자신과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받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지연양은 “단지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힐 때도 많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공부를 맘껏 할 수 있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가현(17)양은 올해 자퇴 4년차에 접어들었다.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맞닥뜨릴 갈림길에서 어떻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선생님들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도 무조건 따르고 순응해야 하는 곳, 가현양에게 학교는 그런 곳이었다.

‘자퇴설명회’를 기획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난 8일 홍보 포스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가현, 송혜교양, 강상이씨(포스터), 이채영, 김해원양.

허정호 기자

가현양은 학교를 그만둔 뒤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한 영화감독에게서 영화 제작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매년 청소년 7만명가량이 정형화된 공교육을 거부하고 학교 밖으로 나가고 있다. 사회는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을 문제아 취급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지연·가현양처럼 학교 밖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16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7만602명의 학생이 초·중·고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190명이 넘는 학생이 학교를 나오는 셈이다.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올해 5월부터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3년마다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가 실시되며, 청소년 쉼터나 대안교육센터 등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도 현재 54개에서 200개로 4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은 여전히 공교육 복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등 학교 밖 청소년을 다양한 청소년 유형 중의 하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시행되는 법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개인정보 수집 내용이 담겨있어 이들을 문제학생으로 낙인찍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철경 한국청소년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를 떠난 청소년을 문제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길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교를 나가는 것이 단순히 일탈이나 탈락이 아닌 선택이라는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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