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화면촬영
모델 홍종현(25)과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유라(23)는 ‘가상 부부’입니다. 남녀 연예인을 부부로 설정하고 가상의 결혼생활을 관찰하는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우결) 출연자입니다.
진짜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가상의 결혼생활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스튜디오에서 연기하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몸을 날리고, 육아로 진땀을 빼는 예능프로그램의 여러 설정들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시청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설정은 연예인의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홍종현과 유라가 그렇습니다. 홍종현은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나나(24)와 열애설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23일 발매된 여성잡지 ‘우먼센스’ 2월호의 보도를 통해서였습니다. 홍종현과 나나가 동반 출연했던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스타일로그’를 종영한 뒤에도 7개월간 만남을 유지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내용입니다.
열애설이 사실이면 우결에서 홍종현과 유라의 설정은 가상의 결혼생활이 아닌 ‘가상의 외도’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홍종현은 열애설을 부인했죠. 우결의 선혜윤(37) 프로듀서는 “홍종현과 유라를 계속 출연하게 하겠다”고 못을 박았고요. 홍종현과 유라는 지난 24일 방송에 출연해 가상의 부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카메라가 꺼진 뒤 홍종현과 유라의 진짜 모습이 인터넷 동영상으로 유포되면서 논란의 불씨를 다시 점화했습니다. 영상은 해외공항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결에서 허니문을 주제로 해외촬영을 떠났던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찍힌 것으로 보입니다. 15초 분량입니다.
영상에서 홍종현이 유라를 뒤에 두고 빠르게 걷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 걸음 앞선 홍종현의 뒤에서 유라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진짜 부부처럼 사랑하는 사이지만 카메라가 꺼진 뒤에는 냉랭하게 돌아섭니다. 두 사람의 진짜 모습을 짐작하게 하죠. 현지인 경호원이 안내를 위해 잡은 팔을 홍종현이 살짝 뿌리치는 모습도 담기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영상은 25일 오전 11시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동영상 서비스 TV팟에서 16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영상을 공개한 네티즌은 “파트너 유라에게 무관심한 홍종현. 우결은 결국 비즈니스일 뿐인가”라는 사견을 적었습니다. 영상은 새벽 한때 베스트 동영상으로 올라갈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상은 유튜브로도 옮겨져 지구촌 한류 팬들에게까지 퍼졌죠.
영상의 댓글 게시판에는 가상의 결혼생활이라는 우결의 설정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우결에 출연하는 기간만큼은 실생활에서도 관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라는 의견과 “진짜 부부는커녕 연인도 아닌 남녀 연예인에게 뼛속까지 사랑하는 척을 하라는 것인가”라는 반박이 충돌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대본에 충실할 뿐이다.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사랑한다고 해서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돈을 받는 사랑. 가상 부부의 한계입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