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땅콩회항 사태 이후 조양호 회장과 대한항공은 환골탈태하는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어디서 읽을 수 있을까요?
윤진섭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대한항공 오너 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회에 던진 충격은 큽니다.
더 큰 문제는 땅콩회항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마저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한항공 조직의 부적절한 처신 탓입니다.
검찰 자료를 보면 사건 발생 초기 대한항공은 증거를 없애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막말은 없었고, 박창진 사무장이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증언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구속위기에 처하자 조양호 회장과 대한항공은 사과와 재발방지에 나섰지만, 타이밍도 진정성도 모두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회사 내 소통위원회 설치 등 변화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척도로 세 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첫째, 대한항공이 비행기에서 쫓겨났던 박창진 사무장을 어떻게 품을 것이냐입니다.
박 사무장은 예정대로라며 다음 달부터 회사에 출근합니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괘씸죄로 박 사무장에게 보복성 징계가 내려지지 않겠냐는데 쏠려 있습니다.
재판부가 조양호 회장을 출석시켜, 회사 입장을 직접 듣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박 사무장이 복귀해 불이익을 받거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배신자 취급을 받는다면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는 하나 마나 한 얘기가 된다는 지적입니다.
둘째로는 재판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 여 상무 행보도 바로미터입니다.
여 상무는 증거인멸을 주도한 인물이지만, 오너 입장에서 여 상무만큼 고마운 사람도 없습니다.
부채의식을 가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창진 사무장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어서 박창진 사무장만큼이나 향후 조직이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에 관심이 높습니다.
대한항공 외부와 소통하는 조직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입니다.
대한항공이 땅콩회항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홍보 등 외부와 소통하는 조직의 의견이 오너에게 제대로 전달됐느냐 하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너들이 외부 소통 조직을 제대로 가동하고, 그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었느냐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굳어진 조직의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조양호 회장이나 대한항공은 이런 시각에 대해 하나하나 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시선이 위에서 지적한 세 가지 문제로 쏠려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