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라크·수리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인질 2명을 잇달아 참수했을 때 세계는 그 잔혹성과 대담함에 치를 떨었다. 그후 몇차례의 인질 참수가 더 있었지만 최근 일본 인질 2명을 붙잡은 뒤 IS가 보여준것은 진화한 고도의 선전전과 압박전술이였다.
IS는 지난 20일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와 고토 겐지의 몸값으로 2억딸라를 요구하며 살해를 위협했다. 협박영상 공개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중동순방에 맞춰졌고 일본을 비롯해 미국의 이라크·수리아 공습에 가담했거나 지원한 나라들로 공포가 확산됐다. IS는 살해 시한인 72시간이 지나자 유카와를 참수했으나 고토는 살려뒀다. 그러면서 《고토의 음성》이 들어간 영상을 통해 요르단에 투옥돼 있는 녀성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를 내놓으라고 요구사항을 변경했다.
이에 일본은 요르단과 협상을 해야 했다. IS는 알리샤위 석방 요구를 내세움으로써 《지하드(성전)》에 참여하는이들을 보호해주는 조직이라는 선전효과를 거뒀다. 일본은 고토를 살리기 위해 알리샤위를 풀어주도록 요르단을 설득했다. IS가 지난해 생포한 요르단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와 요르단이 체포한 IS 조직원을 포함, IS와 요르단이 《2대 2》 인질교환을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27일 IS는 이런 움직임에 맞춰 또다시 협상조건을 바꿨다. 요르단이 알리샤위를 24시간안에 석방하지 않으면 고토와 알카사스베를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한것이다. IS가 이날 밤 인터넷에 올린 영상에는 《모든 정치적압력을 요르단정부에 가하라》는 고토의 목소리가 담겼다. 요르단은 IS 공습에 직접 전투기를 보낸 아랍 4개국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알카사스베의 가족을 비롯해 200여명이 거리로 나서 정부에 알리샤위를 내주라며 시위를 했다. 정작 IS는 알리샤위를 석방할 경우 알카사스베를 고토와 함께 풀어줄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은 무작정 요르단을 설득해야 하고 요르단은 자국 조종사의 생환도 보장받지 못한채 협상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