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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련옥씨,연변무대는 꿈결에도 그리워...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1.30일 11:25
- 연변무대 떠난 15년, 가수 아닌 또 다른 인생항로에서

《보리차》, 《해바라기》, 《오빠의 편지》… 연변사람이라면 언뜻 이 몇개의 노래제목만 들어도 머리속을 스치는 한 사람이 있을것이다. 바로 연변이 낳은 가수 구련옥씨다.

당시 TV나 라지오를 틀기만 하면 나오던 그녀가 무대와 팬들을 뒤로한채 홀연 연변가요계를 떠난지도 어언 15년,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로 90년대 연변음악을 주름잡던 구련옥가수의 주옥같은 대표곡들은 연변인민의 애창곡으로 남겨졌다.

연길시TV방송국에서 열리게 될 2015년 연길시음력설야회록화에 특별요청을 받은 구련옥씨, 공연 책임자의 청탁을 받고 현재 머물고있던 사천성 성도시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는 구련옥씨를 만나 기자는 그간 묘연했던 공백기와 못다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호텔에서 아이처럼 손꼽아 기자들을 기다리고있던 가수 구련옥씨, 15년 세월이 무색할만큼 고운 외모는 지금도 여전했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눈에 띄게 일신된 연변의 면모에 많이 놀랬다며 그녀는 그동안의 하고픈 말들이 무척 많아 보였다.

《며칠전 모자를 사러 연길의 한 상가에 들렀는데 종업원이 용케도 저를 한눈에 알아보고는 저의 두손을 덥석 잡으시면서 그간 어디서 어떻게 지냈냐며 반갑게 물으시더라구요. 낯설고 안면조차 없었지만 그 손길이 그토록 따뜻하고 너무나 정다웠어요.》언제봐도 정이 많고 후더운 우리 연변사람들이 제일이란다.



《얼마전 화제가 되였던 한국의 90년대를 빛낸 가수들이 한무대에 오르는 프로그램을 보았어요. 90년대라면 저도 그 시기 연변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라 그때가 사무치게 그립더라구요. 언제면 연변의 90년대 가수들도 한자리에 설수 있는 그런 날도 오겠지요.》

프로를 보는 내내 몇번이나 울컥하는 감정을 눅잦혔는지 이제는 쩍하면 눈물도 많아진 48살 주책스런 아주머니가 다 되였다며 머리를 저어보였다.

당시 세련미가 물씬했던 외모와는 달리 구련옥가수가 태여난곳은 왕청현 천교령진 상수촌이라는 오지마을이다. 농민가정에서 1남1녀중 맏딸로 태여난 구련옥씨는 어려서부터 노래를 빨리 외우는 재주가 있었는데 조선영화 《꽃파는 처녀》를 보고 두번만에 주제곡을 완창할만큼 음악에 대한 그의 감각이 남달랐다. 그런 꼬마 구련옥에게 마을사람들은 꽃바구니를 만들어 메워주면서 늘 노래를 청해 듣군했다.

그런 그가 정식으로 노래에 매진해서 배운 시기와 스승에 대해 물었더니 뜻밖의 답을 해주었다.

《부끄럽지만 저는 여직껏 노래를 한번도 제대로 배워본적이 없었고 그저 여러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모창으로 시작해 불렀어요. 그러다보니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배움을 졸랐던 스승님 한분 안계시구요.》 그는 쑥스러운듯 말했다.

듣고보니 체계적으로 된 음악리론이나 발성기교, 창법연구에 대한 지도는 한번도 받지 못했으나 만인의 사랑과 박수를 받기까지는 오로지 그의 피타는 노력과 가슴을 울려주는 진심을 담은 창법만이 그녀의 《필살기》이자 음악소통의 고리였다.

《왕청현사범학교 유사반에 다니고있을적 음악선생님이 저의 창법과 애잔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면서 연길시조선족구연단에 추천해줬어요. 그리고 저는 구연단입단시험에 통과되여 1987년 순조롭게 연길시조선족구연단에 합류했고 이듬해 연변TV음력설맞이야회에서 <오빠의 편지>를 부르게 되였어요. 》

남들보다 특별할것도 야심찰것도 없이 준비한 데뷔무대가 기대이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그녀의 말이다. 그 뒤로 구련옥가수는 《보리차》, 《해바라기》, 《부모님》, 《동그라미》 등 노래들을 잇따라 히트시켰고 선후로 전국청년가수콩클에서 묵직한 상을 거머쥐면서 명실상부한 연변의 녀가수로 이름을 매겼다.



그러던 그가 2000년대 초반부터 연변의 무대에서 서서히 사라지면서 팬들의 궁금증은 더해갔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던 그의 10년 음악인생은 행방이 묘연해졌다. 팬들의 걱정과는 달리 남편의 사업때문에 부득이하게 고향땅인 연변을 떠나 대련으로 향했던것이다. 그 뒤로 청도, 상해 등지를 돌아다니며 개인사업을 펼쳐나가 현재 사천성 성도시에 대형마사지샵을 차리고 그곳에 자리를 잡고있다.

자신의 모든것을 내리워 놓고 남편사업을 도우면서 살아가는 바쁜 일상속에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무대가 문득 그리워질 때면 구련옥씨는 마사지샵 직원들을 관객삼아 그리움을 달래군 했다. 지역도 언어도 다른 환경에서 유일하게 그녀가 마음껏 노래를 부를수 있는곳은 고작해야 조선어노래가 수록되여있는 자그마한 노래방. 한때는 빡빡한 스케줄로 잡힌 일정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바삐 돌아쳐야 했지만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금은 자신의 노래조차 부를 공간이 변변치 못한 전직가수의 서러움을 아냐며 되묻는 구련옥씨는 여전히 《노래갈증》에 목말라있었다.

지금도 눈감으면 새하얗게 눈덮인 고향마을이 선히 떠오른다는 구련옥씨, 몸은 비록 딴곳에 있어도 그는 한시도 고향땅을 잊은적 없고 연변의 그 무대는 꿈결에도 늘 그리운 그녀의 친정집이란다.

《작별인사 한번 제대로 못하고 훌쩍 떠났던 연변이지만 그런 연변의 무대에 다시 서게 된다는것은 벅찬일이 아닐수 없어요. 많은 세월이 흐른뒤에도 저를 추억해주시는 분들께 <매화향기>라는 새 노래와 함께 찾아왔어요.》

15년만에 다시 연변을 찾은 구련옥씨의 무대는 오는 2월 19일 저녁 6시 연길TV와 연변주내 각 현시TV에서 동시간대에 방영될 예정이다.

편집/기자: [ 김영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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