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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블랙홀’에 뛰어든다면…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3.03일 13:56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존재. 블랙홀(Blackhole). 이 중심에서 끌어당기는 중력은 실로 엄청납니다.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과 비슷하다면 중심에서 3km 이내에서는 빛의 속도로도 탈출할 수 없는 공간이 생기죠.

그렇다면 말입니다. 우주선에 탄 당신이 태양보다 수백만 배나 무거운 거대한 블랙홀로 뛰어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당신은 무엇을 보게 될까요. 자, 상상에 봅시다.

먼저 당신의 발이 머리보다 블랙홀 중심에 가깝게 있다고 가정합시다. 당신의 몸은 길게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튜브 밖으로 터져 나오는 치약”(미국 자연사 박물관 천체과학관의 찰스 리우 박사)과 같은 모습이라고도 비유되죠.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이 블랙홀의 중심에 더 가까운 발에서부터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발이 늘어나는 걸 볼 수가 없습니다. 발에서 오는 빛이 눈에 도달해야 자신의 발이 늘어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빛마저도 강한 중력에 의해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죠. 사실 당신은 거의 아무 것도 보지 못합니다. 당신보다 블랙홀에 가까이 있는 물체의 빛은 당신에게 닿지 않고, 당신보다 블랙홀에서 멀리 있는 물체의 빛은 왜곡돼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 휜 물체의 모습 정도는 볼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자, 점점 몸의 부위에 따라 다른 ‘차등 중력’이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점점 블랙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엿가락처럼 몸은 더 늘어나기 시작하고 이와 함께 몸을 구성하는 원자까지도 쪼개져 길게 늘어난 상태로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지구에서도 나타납니다. 조석간만의 차가 그 예죠. 바닷물이 육지를 향해 들어오는 밀물은 달이 지구를 끌어 당기는 인력과 지구가 자전을 할 때 생기는 원심력이라는 두 가지 힘 때문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달이 가까워진 곳은 인력이 세게 미쳐 물이 육지 쪽으로 끌어당겨지고 반대로 달과 멀어지면 물은 육지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블랙홀 중심에 더 가까운 발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머리에 미치는 힘보다 더 강해지는 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랙홀에 들어가는 당신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느리게 가죠. 그러다가 빛의 속도가 되면 시간은 완전히 멈춥니다. “시간이 멈췄다”는 걸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당신이 지금 ‘사건의 지평선’을 가로 질렀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빛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여 밖에서 절대 볼 수 없는 경계선입니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블랙홀로 뛰어든 당신의 모습을 본다고 가정해볼까요. 이 사람은 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하는 당신의 모습은 보지만, 절대 지평선에 도달한 당신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태양이 지평선으로 지고 나면 더 이상 태양을 볼 수 없듯이 사건의 지평선을 가로지른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더욱이 말입니다. 블랙홀에 가까워질 수록 빠르게 끌려들어가는 당신의 모습이 블랙홀 밖에 있는 사람의 눈에는 점점 더 느리게 보이기까지 하고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우주선을 타고 엄청난 양의 연료를 소모하면서 사건의 지평선 코 앞을 맴돌다 블랙홀의 힘이 닿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물론 당신은 태양 질량의 100만배인 블랙홀의 지평선까지 6~8분이면 도달하게 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당신은, 블랙홀 밖에서 당신을 바라본 누군가가 당신보다 훨씬 더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 말해 블랙홀에 있었던 당신의 시간이 더 느리게 지나갔다는 의미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엄청난 중력의 블랙홀 가르강튀아 가까이에 있던 밀러 행성에서 3시간을 허비한 주인공들이 우주선에서 21년 정도 나이를 더 먹은 동료를 보는 게 이와 같은 원리입니다. 밀러 행성에서의 시간이 지구보다 6만배 이상 천천히 흘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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