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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만난 사람] ‘역대 최강, 약빤 뮤비’ 노라조가 하고 싶은 음악은?

[기타] | 발행시간: 2015.03.28일 09:41



역대최강. 약빤 뮤비. 지금 '니 팔자야' 뮤직비디오에 따라붙고 있는 수식어들이다. 노라조에게는 늘 이런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삼각김밥 머리를 하고 나타났을 때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노래를 할 때도 그랬다. 하지만 내가 이들을 눈여겨본 건 앨범에 숨어있는 몇몇 좋은 록 싱글들 때문이었다. 이들은 엽기 너머로 꽤 근사한 록 넘버들을 가지고 있었고, 5집에 담긴 'Gaia' 같은 곡은 헤비메탈 팬들을 놀라게도 했다. 여전히 코믹하고 또 이를 굳이 숨기지 않는 노라조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만은 진지했다. 하고 싶은 음악과 해야 하는 음악 사이에서 늘 고민하고 있는 노라조의 '음악얘기'를 들어봤다.

-김학선: '니 팔자야' 뮤직비디오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다. 반응이 어떤 것 같나?

▶조빈: 완전 뜨겁다. '그냥 재미있겠다, 재미있을 것 같다, 노라조가 다시 특이한 거 하는구나' 정도의 반응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작업이었는데 유튜브 조회수도 많이 나오고 하면서 기분이 좋다. 얼떨떨하기도 하다. 처음 경험한 거면서도 여러 번 경험했다가 실패를 계속 맛본 사람처럼 '더 올라가야 하는데, 더 올라갔으면 좋겠는데' 하는 욕심도 생기곤 한다.

-김학선: 뮤직비디오에 '역대최강'이란 수식어를 붙였는데 어떤 이유에서였나?

▶조빈: 자뻑으로 그렇게 했다.(웃음) 모든 가요를 통틀어서가 아니라 노라조 역사상 역대 최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가장 신선하고 독특한 뮤직비디오였다고 생각한다.

-김학선: 디지페디 팀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어떤 주문을 했나?

▶조빈: 그분들을 만나면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돌아이를 만들어달라"는 거였다.(웃음) 다시 처음으로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삼각김밥 머리 이후로 '슈퍼맨'이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 이후로 비슷한 느낌의 노래들이 나오면서 내성도 생기신 것 같고 '이건 뭐지? 미친 거 아냐?' 같은 느낌은 많이 무뎌진 것 같았다. 무뎌진 칼을 들고 계속 내려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무뎌진 칼을 갈아줄 칼의 장인이 없을까 하던 차에 디지페디를 만나게 된 거다. 처음 소개를 받아서 얘기를 하는데 내가 감탄했던 뮤직비디오들을 다 그분들이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분들과 하면 우리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심의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맘껏 만들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김학선: 처음 뮤직비디오를 보고는 어땠나? 수정이 좀 된 건가?

▶조빈: 아니다. 색이 좀 더 화려해지고, 앞에 명상음악을 붙여달라고 요청한 정도다. 시안을 처음 봤을 때 앞에 명상음악이 붙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나온 걸 보고는 확신을 더 얻었다. 그분들이 구상한 게 있고 기승전결이 있을 텐데 그걸 손대고 싶지 않았다. 노라조는 쉽고 재미있는 춤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내가 춤을 넣어달라고 할 수도 있는 건데 그러면 뮤직비디오는 산으로 가는 거다. 전폭적으로 믿었고, 믿지 않으면 우리가 바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김학선: 매번 신곡을 낼 때마다 뮤직비디오에 많은 공을 들인다.

▶조빈: 2:8 가르마나 삼각김밥 머리처럼 머리 갖고 장난치는 건 조빈이 1등이라는 얘기도 있고 비주얼로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뮤직비디오까지 그 연장선상에서 연결이 됐던 것 같다. 뭔가 볼 만한 것들이 음악과 맞물려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뮤직비디오다. 요즘은 매체가 발달해서 라디오만 듣는 게 아니고 인터넷, TV. 하다못해 영화를 핸드폰으로 보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런 것에 익숙해있고, 없으면 허전해하는 사람들에겐 필요한 장치라고 생각을 했다. 뮤직비디오에 너무 돈 쓰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듣기도 하지만 그거 하나하나가 우리에겐 매번 개봉하는 영화가 되는 거다. 그래서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고 '�o미?'라는 반응을 얻을 수도 있고, 지금 '니 팔자야'처럼 좋은 반응을 얻을 수도 있다.

-김학선: 동아일보의 임희윤 기자가 노라조 인터뷰에서 예언(☞기사보기:하이퍼링크 걸어주세요.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20&aid=0002757161)을 했다. 동의하는가?(웃음)

▶조빈: 그런 기사들이 더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 '설마?' 또는 '과연 그럴까?'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나쁘지 않은, 기분 좋은 사기 같다. 우리가 시작한 건 별 거 아닌데 그게 막 포장이 되기 시작하는 거다.(웃음)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처음에 사람들이 열광했다기보다는 빌보드가 인정하고 해외가 인정하니까 그걸 보면서 '우와!' 한 것 아닌가. 그런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김학선: 내심 제2의 '강남스타일'을 노리고 있나?

▶조빈: 그런 비슷한 류의 음악을 내는 사람들은 다 같은 생각을 할 거다. 명예 이런 걸 떠나서 내 노래가 사람들에게 많이 불리고 사랑받고, 내가 만든 춤을 다 따라 추는 황홀한 경험에 대해서 다 갈망하고 있을 거다. 당연히 바란다. 제2의 싸이가 아니라 제3의 싸이라도.(웃음) 제2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신다는 거 자체가 '강남스타일'만큼 이 노래도, 이 뮤직비디오도 사람들이 좋아해줄 만한 요소들이 있는 거라고 인정을 해주시는 거니까 그 가능성을 인정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니 팔자야'가 나쁘진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김학선: 옛날 얘기를 해보자. 일부러 초창기 기사를 안 찾아보고 왔는데 처음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조빈: 둘이 처음에 다른 팀을 하고 있었다. 이 친구는 정통 록 음악을 하고 있었고, 나는 펑크도 아닌 것이 약간 우스갯소리도 하면서 즐거운 록, 좀 가벼운 록을 하고 있었다. 연습실을 같이 렌탈해서 쓰다 보니까 자주 마주치고 알게 됐다. 이 친구 연습하는 걸 보게 됐는데 키도 크고 노래도 잘하고 하니까 '쟤 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중에 친해지게 되면서 '저 친구랑 같이 하면 재미있겠다'라고 나 혼자 꿈을 꾼 거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다 갖고 있으니까 같이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나 먼저 회사엘 들어가 솔로 음반을 준비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답이 없는 거다. 망할 게 뻔하고 자기만족으로 끝날 거 같아서 이 친구를 데리고 왔다. 회사에선 보자마자 오케이를 했다. 말이 필요 없는 거다. 심지어 나보다 노래도 훨씬 잘하는데.

-김학선: 같이 하는 꿈을 꿨다고 하는데 그때 꿨던 꿈속의 음악이 노라조 음악 같은 거였나?

▶조빈: 노라조 같은 음악은 아니었다. 내가 꼬실 때 녹색지대 얘기를 강하게 했다. "형님들이 지금 쉬고 계신다, 우리나라에 이런 포맷이 없다"고 꼬셨다. 다행히 오래 생각 안 하고 그 다음날 바로 연락을 줘서 함께 하게 됐다.

▶이혁: 처음에 되게 편한 자리에서 만났다. 회사에서 만난 게 아니고 형은 고깃집, 사장님은 치킨집, 이런 데서 만나서 애기해보니까 되게 편안하고 프리한 회사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콘셉트는 그랬는데 사람들이 괜찮아서 처음에 하기 시작했고, 하다 보니까 또 적응이 됐다.

-김학선: 첫 앨범에 '날 찍어' 같은 노래가 있는데 이걸 처음 들었을 때는 어땠나?

▶이혁: 황당했다.(웃음) 전혀 생각을 못한, 아예 불러보지도 않은 장르의 노래였다. 처음에 그걸 타이틀곡이라고 했는데 사장님이 생각하기에도 나한테 너무 안 어울리니까 고음 부분 좀 넣고 나한테 어울리는 노래로 후다닥 만든 노래가 '해피송'이다. '날 찍어'는 나 들어오기 전부터, 몇 년 전에 이미 만들어져있던 노래 같았다.

▶조빈: 그때와는 편곡이 좀 많이 바뀌었다. 처음엔 날뽕 댄스였는데 그나마 일렉 기타 들어가고 하면서 댄스와 록을 섞어 만든 음악을 벤치마킹했다. 지금 버전의 '날 찍어'를 들으면 그게 그렇게 힘든 노래였나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는데 그 전 버전이 있다. 세상 누가 들어도 "네 맘 이해해"라고 할 만한 버전이 있다.(웃음)

▶이혁: 지금 앨범에 있는 노래는 되게 세려돼진 거다. 난 처음에 노래를 잘못 튼 줄 알았다.

-김학선: 그래서인지 처음 노라조가 등장했을 때 조빈 씨는 즐기면서 하는 것 같은데 이혁 씨는 억지로 끌려와서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하고.

▶이혁: 처음에 보기엔 그럴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편하다. 처음에 나올 때 앞만 보고 무표정하게 노래하니까 신선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그게 3집, 4집 반복되다 보니까 점점 지겨워진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지금은 말도 타고 '니 팔자야'에서 안무도 따라하고 하는데, 이젠 그거 더 편하고 재미있다. 한 7년간 너무 정적으로 있다 보니까 이젠 프리한 게 좋다.

-김학선: 초기에 삼각김밥 머리도 하고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노래를 하기도 했다. 그게 마냥 즐거워서 한 것만은 아니었을 것 같다.

▶조빈: 1집이 생각만큼 잘 되질 않아서 그 뒤에 사람들이 우리에게 반응을 보여주는 것에 굉장히 신났던 것 같다. 지금 와서 되돌아봐도 '참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걸 했다. 삼각김밥 머리 하고 타이즈 신고 명동시내를 걸어 다니기도 했는데 노라조라고 우리를 알아봐주면 그게 또 그렇게 좋은 거다. 그 힘으로 계속 갔던 것 같다. 솔직히 부끄럽긴 하다. 지금도 갓 쓰고 어디 나가면 부끄럽다. 부끄럽지만 누가 봐주고 인사해주고 하면 힘이 난다.

-김학선: 성공에 대한 절박함으로 보이기도 했다.

▶조빈: 그것도 컸다. 우리가 노라조를 이십대 초반이나 군대를 막 갔다 와서 했으면 정신을 못 차렸을 수도 있다. 창피하고,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도 같으니까. 그런데 노라조를 할 때는 이거 아니면 앞으론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걸 실패를 하면 어디 취직을 하든지 서빙을 하든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까 서로 굉장히 열정적으로 했던 것 같다.



-김학선: 두 분 다 록 음악을 좋아하고 실제로 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금 노라조의 음악이 마음에 드나?

▶조빈: 나는 록 음악을 좋아하고 그런 느낌을 내고 싶은데 보컬리스트의 역량으로 볼 때 그 사람들만큼 부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명확하게 그 사람들의 장르로 갔을 때 사운드는 어떻게든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보컬이 안 되다 보니까 그렇게 가면 이상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들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해야 될 음악은 분명히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 될 음악에 잘 섞고 뉘앙스를 잘 가지고 가서 버무리다 보면 내 목소리에 잘 맞는 우리만의 색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김학선: 노라조 프로덕션을 차렸다. 어떤 이유에서였나?

▶조빈: 처음에는 다른 회사도 가볼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그때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자율성과 자유분방함이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리가 생각한 걸 만들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신에 우리는 확신이 있었다. 갈증이 난다고 해서 완전히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만 가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인지는 하고 있었다. 우리가 요소로 넣으려고 하는 게 있는데 회사에 있었으면 그걸 뭐 하러 넣느냐 했을 걸 섞기도 하면서 여러 작업들을 할 수 있게 됐다. 행사 같은 것들도 돈은 많이 안 되지만 의미 있는 행사들이 많다. 우리가 전부를 기부하면서 살 수 있을 만큼 벌어놓은 팀은 아니지만 우리가 필요한 곳에서 요청을 하면 도와드릴 수도 있게 됐다. 이런 여러 가지 욕구충족을 위해서 한 건데 우리끼리 하려니 많이 힘들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김학선: 자율성 얘기도 했는데 음악적인 부분에서의 자율성도 큰 이유였나?

▶조빈: 그렇다. 노라조의 기본적인 이미지는 갖고 있되 그 외의 다른 여러 재미있는 부분들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게 차단이 됐었다. '왜 이게 돈이 되는데 이걸 안 해? 왜 이걸 해야 할 시기에 다른 걸 하려고 하지?' 같은 제약이 있었다. 보컬이 뛰어난 친구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해볼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나 같은 애 둘이 있었으면 주구장창 똑같은 음악만 했을 거다.(웃음)

-김학선: 아까 하고 싶은 음악과 해야 되는 음악이 있다고 했는데, 만약 누군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며 마음껏 해보라고 하면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조빈: 일단 멋있는 록을 하고 싶다. 녹음도 영국이나 미국에 가서 두 달 먹고 자면서 해보고 싶고, 또 그동안 우리가 댄스를 했는데 제대로 된 댄스를 해보고 싶다. 진짜 일렉트로니카. 외국의 유명한 DJ들과 콜라보도 해보고 싶다.

▶이혁: 밴드를 했었으니까 아직 밴드에 대한 갈망도 남아있긴 한데, 또 몇 년 지나면 록보다는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은데 지금은 제대로 된 록 음악을 해보고 싶다. 너무 센 메탈 같은 건 어릴 때 많이 해봤기 때문에 좀 더 깊은 록을 해보고 싶고 컨트리도 해보고 싶다.

-김학선: 'Rock Star'가 하고 싶은 음악과 해야 하는 음악 사이의 절충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조빈: 아무래도 그렇다. 사운드는 하고 싶은 음악이고 가사는 해야 하는 해학이 담긴 가사다. 답을 멀리서 찾았는데 생각해보면 'Rock Star'가 그런 느낌이지 않나 싶다. 재미있으면서도 록의 느낌도 있고. '빨간날'도 그런 케이슨데 그런 것들도 노라조만의 색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학선: 매 앨범마다 담긴 '사랑가' 연작도 좋은 록 싱글들이라고 생각한다.

▶조빈: '사랑가' 시리즈는 5집에서 명맥이 끊겼는데 계속 연결해서 가고 싶은 노래다. 1집에 있는 '사랑가'는 유일하게 우리 둘이 작업해서 넣은 노래였다. 2집부터 비중이 조금조금씩 늘어난 건데 그렇다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이 실험적이고 그런 건 아니다. 단지 지금 우리가 타이틀곡으로 선택해야 하는 노래의 장르가 아닌 것들이 우리가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거다.

-김학선: 댄스 곡들에도 어김없이 일렉트릭 기타가 들어가 있고 비중이 크다. 어떤 연주자들이 연주를 해주나?

▶이혁: 다 다르다. 작곡가들도 자기가 쓰고 싶어하는 기타리스트들이 있어서.

▶조빈: 우리가 선호하는 기타리스트는 (월러스의) (유)승범이고, 타미 김 형님도 어렸을 때부터 혁이를 예뻐해 가지고 많이 도와주신다. 어렵다면 세션비도 깍아주시고.(웃음) 그렇게 연주해주시는 많은 형님들, 동생들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인 댄스 팀으로는 비치지 않는 것 같다. 많이 고민을 해주신다.

-김학선: 아무래도 'Gaia'란 곡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헤비메탈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던 곡이고, 10분이 넘어가는 멜로딕 파워메탈 계열의 대곡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게 됐나?

▶조빈: 우리가 어릴 때 들었던 헬로윈 같은 팀들의 앨범에 보면 마지막에 늘 대곡이 들어있지 않나. 헬로윈의 'Keeper Of The Seven Keys'나 감마 레이의 'Heading For Tomorrow' 같은 노래들을 우리가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Rock Star'를 들으면 사장 때문에 록을 하고 싶은데 못 한다는 가사가 나오는데 사실 타이틀곡만 어느 정도 정해지면 나머지는 너희가 알아서 해, 라는 주의였다. 그럴 쿨한 면이 있으셔서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우리도 10분 넘는 노래 한 번 만들어보자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방법을 잘 몰랐다. 계속 만들어서 잘라 붙여야 하는데 그게 쉬운 작업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때 총대를 멘 게 승범이다. 승범이랑 혁이랑 둘이 계속 만든 거다. 나는 가사 쓰는데 신경을 많이 썼고. 그걸 만들면서 듣고 싶었던 얘기는 이런 거였던 거 같다. 록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한국 시장 상황에서 그런 음악을 하기가 어렵지 않나. 우리는 어떻게 보면 록을 한답시고 댄스에다 섞어서 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미안하니까 뭔가 로비하는 듯한 느낌? '우리 이런 것도 하나 할게.' 하면 '얘들 미친 거 같아'라거나 '그래도 나름대로 생각들이 있네?' 이런 정도의 반응만 얻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고 뒷부분에 캐논이 나오는 건 너무 뻔하긴 한데(웃음), 그래도 재미있지 않나. 기타 솔로가 3분 이상 나오고 홍수 같은 연주가 나오고, 승범이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고민을 많이 했다.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야 하니까.

▶이혁: 그래도 생각보다 되게 빨리 만들었다. 멜로디 만드는데 30분도 안 걸렸다. 승범이한테 들려주면 자기가 생각한 멜로디와 비슷하다며 계속 붙여나갔다. 록 음악이 생각보다 되게 간단하다. 리프 안에서 잘 질러대면 되니까. 난 정말 대중가요 만드는 게 더 힘든 것 같다. '슈퍼맨' 같은 노래 만들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지르는 게 편하다.(웃음)

-김학선: 또 이쪽 계열 음악이 장르적 유사성이 좀 있지 않나.(웃음)

▶조빈: 그렇다. 일단 코드 진행이 좀 밝아야 하고 사비는 항상 달려줘야 하고.(웃음) 그런데 이쪽 취향이 우리와 잘 맞는 것 같다. 뭔가 희망적이면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Beyond The Horizon'이나 'Sun' 이런 게 나와야 할 것 같고, 이런 걸 들으면 기분이 업되고 하니까 나중에 또 이런 작업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학선: '노라조 에볼루션 No.7'이 그런 음악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나?

▶조빈: 약간 그런 프로젝트의 연장선이긴 했는데, 왜 노라조의 색깔을 버리냐는 멤버들의 얘기도 있어서 그러다보니까 이도저도 아니게 돼버렸다.

▶이혁: 어중간하게 하다보니까 이도저도 아닌 색깔이 나왔다. "어, 록이네? 근데 노라조 색깔도 있네?" 이러고는 아무 말이 없어서 잘못한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앞으로 할 거면 정통을 하든지, 특이하게 할 거면 아예 특이하게 하든지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




-김학선: 평소에는 어떤 음악들을 듣나?

▶이혁: 밖에서 행사도 하고 우리 음악이 워낙 세다 보니까 집에 있을 때는 안식처 같은 음악을 듣는다. 요즘은 거의 블루스만 듣고 있다. 유튜브에서 (블루스 페스티벌인) 역대 크로스로드 기타 페스티벌 영상을 싹 다 뒤져서 본다. 아직도 다 못 봤다.(웃음) 한 번 틀면 세 시간짜리도 있고 그래서 듣다 자기도 하고 그런다.

▶조빈: 난 일렉트로니카 많이 듣는다. 혁이는 쉬는 차원에서 듣는 거라면 난 내가 어떤 새로운 걸 할 수 있을까 찾으면서 듣는 거다. 특별히 사명감이 넘쳐서가 아니라 가수가 되고 나서는 '이걸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걸 하면 우리한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일 들 때 안정감이 생기고 평온해진다. 그래서 계속 찾는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EDM 음악을 쫙 듣다가 맘에 들면 체크해놓고 나중에 편곡자를 만났을 때 이런 스타일이 좋다고 같이 얘기를 한다. 노라조가 분명 댄스도 있고 신나게 놀기 좋은 음악이지만 클럽이나 EDM 페스티벌에 갈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사운드는 아니다. 되게 어중간하다. 이걸 록 페스티벌로 보내기도 그렇고 EDM 페스티벌로 보내기도 그렇다. 그래서 이번에 10주년이 되기도 해서 이때까지 나온 노라조의 노래들을 진짜 제대로 된 EDM 사운드로 다시 만들려는 계획이 있다. EDM 페스티벌에도 참여해보고, 영역을 좀 더 넓혀보고 싶은 상황인 거다. "노라조가 록을 해도 잘하는 애들이야"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있는데 EDM은 그런 얘기를 아직 못 들어봤다, 어중간한 가요 댄스를 하고 있었던 건데 그런 부분을 더 연구를 해서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김학선: 개인 음반 계획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조빈: 이혁은 전에 솔로 싱글이 있었는데 조빈은 없었으니까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그런데 남들과 똑같이 하는 건 재미가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월간 윤종신'도 있고 '월세 유세윤'도 있고 하니까 그 사이에서 조빈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싱글이 아니라 매달 앨범을 내는 거라고 생각했다. 3월 말쯤에 나올 조빈의 첫 번째 앨범은 명상 앨범이 될 거다. 원래 거기에 쓰려고 했던 곡을 하나 빼서 뮤직비디오 앞에 붙인 거다. 조빈 앨범을 다 들으면 건강해지고 부자가 되고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음악을 만들 거고, 4월에는 조빈 발라드, 5월에는 조빈 트로트 해서 계속 앨범을 낼 계획이다.

-김학선: 그게 실제 가능하긴 한 건가?(웃음)

▶조빈: 그렇다. 지금 우리가 녹음실을 만들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열심히 해야 물량을 공급할 수가 있을 거다. 또 '노라조 엑스포'라는 프로젝트도 있다. 엑스포가 박람회라는 뜻이지 않나. 기타 두 명을 더한 4인조인데 여러 음악을 담아서 노라조 안에서 못했던 다양한 음악을 하려고 한다. 노라조 엑스포의 노래인지 모르고 들었을 때 '얘들 뭐지? 이 사람들 누구지?' 궁금하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요즘 30곡 이상 만들어놨는데 샹송도 아닌 것이 유럽 발라드도 아닌 것이 이것이 무엇일까 그런 노래들이 있다. 우리 같지 않게 되게 철학적인 가사를 넣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이혁: 이게 많이 알려질 수 있는 발판이 생겨서 음악이 많이 퍼진다면 요즘 가요에서 정말 쓰지도 않는 멜로디와 주제를 많이 쓰려고 한다. "곧 나옵니다." 정도로만 얘기를 해두겠다.(웃음)

▶조빈: 이미 남들이 다 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했기 때문에 'Gaia'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던 것처럼 '노라조 엑스포'도 그런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노래 가운데 '형'이란 노래도 그랬던 것 같다. 이걸 노라조가 불렀다고 하니까 왠지 막 살고 있던 애들이 정신 차리고 새로 살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게 아닐까 한다.

-김학선: 올해가 노라조의 10주년이다. 10년 뒤의 노라조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

▶조빈: 노라조 프로덕션이 좀 더 자리를 탄탄히 잡아서 제작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외국을 보면 엑스포란 이름을 쓰면서 후배 가수들도 축제 같은 기획을 많이 하는데 우리도 '노라조 엑스포'란 이름 아래 인디든 오버든 록이든 댄스든 DJ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축제를 만들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누구 등쳐먹지 않고 우리만의 노력으로 재미있게 살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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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남뉴스 배우 김수현이 tvN '눈물의 여왕'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배우 서예지의 근황도 언급되고 있다. 눈물의 여왕에서 김지원과 부부로 출연 중인 김수현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찰떡 케미를 자랑하며 수많은 과몰입 팬들을 양산하고 있다. 출연했

“3주간 쉽니다” 결혼 앞둔 이선영 아나운서, 남편 누구?

“3주간 쉽니다” 결혼 앞둔 이선영 아나운서, 남편 누구?

이선영(35) 아나운서 이선영(35) 아나운서가 다음주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결혼식 이후 3주간 휴가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선영 아나운서는 최근 방송된 ‘MBC 라디오 정치인싸’를 통해 결혼식을 올린 뒤 3주간 다른 진행자가 대신 자리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헐리우드 진출합니다” 김지훈 버터플라이 출연 확정

“헐리우드 진출합니다” 김지훈 버터플라이 출연 확정

배우 김지훈(44)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사이코패스 사업가로 변신해 이목을 끌었던 배우 김지훈(44)이 헐리우드에 진출한다. 김지훈의 헐리우드 첫 작품은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 ‘버터플라이’로, 이 작품은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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