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방송 캡처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 중 하나인 일본 도쿄 신주쿠에 괴물이 이사왔다. 일본 정부가 시민권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3일(현지시간) SF(공상과학) 괴물 영화계의 고전인 ‘고질라’가 최근 일본에서 시민권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에 의해 탄생한 지 약 61년 만이다.
요시즈미 겐이치 신주쿠구청장은 지난 4월 고질라를 신주쿠 관광홍보대사로 임명하며 시민권을 부여한 데 이어 최근 고질라의 시민권 샘플 3000부를 배포했다. 시민권에 기록된 고질라의 주소는 신주쿠구 가부키초 1-19-1에 있는 신주쿠 도호 빌딩이다. 도호는 고질라를 제작한 일본의 대형 영화사로 이 빌딩에는 아이맥스 영화관 등이 들어서 있다.
영화 고질라는 인류의 원자폭탄 실험에 의해 깨어난 고대 생명체 고질라가 일본 열도를 습격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도시 괴물 모티브는 여러 속편을 비롯해 ‘괴물’이나 ‘디워’ 등의 영화로 이어졌다. 신주쿠는 1984년과 1991년, 1999년 각각 제작된 고질라 속편들의 주요 무대다. 신주쿠가 고질라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것은 신주쿠의 관광명소로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난민에게 시민권도 안 주면서 고작 영화 속 캐릭터에게 시민권을 주다니 놀랍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