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징로 코리아타운
광저우(广州)의 대표 코리아타운인 위안징로(远景路) 한국거리에서 한국인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생활물가 및 임대료 상승, 경기 침체 등으로 현지에 거주하던 한국인들이 떠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광저우 지역신문 신시시보(信息时报)는 '한국거리, 갈수록 많아졌던 한국인이 떠나간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위안징로 한국거리는 지리적 이점에 힘입어 많은 한국인들이 정착하면서 광저우의 대표 코리아타운으로 발전했지만 지난 10년간 상점 임대료가 몇배나 뛰면서 적지 않은 한국인이 인근의 신도시 또는 판위(番禺), 하이주(海珠), 톈허(天河) 등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기존의 사업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광저우 위안징로에서 한식당을 운영해 온 광저우한국상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위안징로 한국거리의 지난 10년간의 발전상과 현황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0년대 말, 적지 않은 한국인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광저우(广州)를 찾았는데, 위안징로가 있는 바이윈구는 교통이 편리하고 시내, 공항, 기차역과도 가까워 지리적 이점이 컸다. 더욱이 패션 도매상들이 기차역 부근에 있어 의류업을 하기도 알맞았고 현지의 주택, 상점 임대료도 매우 저렴했다.
이같은 이점을 본 우리 자영업자들이 위안징로 거리에 정착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위안징로 거리는 자연스레 한국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위안징로는 대표적인 코리아타운으로 자리잡았다. 관련 부문에 따르면 현재 위안징로에는 60여개의 한국 음식점과 30여개의 무역회사가 있으며 사업하고 있는 한국인은 1천여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위안징로 코리아타운이 활기를 띠면서 현지 임대료가 지난 10년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위안징로 상점 임대료는 1㎡당 30~60위안(5천5백~1만1천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00~500위안(3만7천~9만2천원)이며 생활비 역시 10년 전에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지에 거주하던 한국인들은 점차 인근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한국기업들이 광저우 외곽의 주장신도시(珠江新城)로 몰려가면서 현지 교민들 역시 이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신도시 례더가(猎德街)에는 3천명의 외국인이 등록돼 있는데 이 중에는 한국인, 일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징로 한국거리의 외식업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요인 중 하나이다. 초기 많은 한국인들이 의류사업을 했지만 생각보다 수입이 적고 현지인들이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점차 외식업을 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임대료에 비해 수입이 적어 점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사업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한국인도 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5만여명이 광저우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10~15% 가량 감소했다.
광저우한국상회 관계자는 "광저우에 또 하나의 새로운 한국거리가 조성돼 우리 교민들이 받는 임대료 스트레스가 해소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