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3박4일 협상 뒷얘기
北 협상 막히면 "휴식하자"… 대기실 의자에서 토막잠
남북 고위급 접촉에 참석한 양측 대표들은 마라톤 협상을 하느라 3박 4일간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으로 전해졌다.
첫날 회담은 22일 오후 6시 30분부터 23일 새벽 4시 15분까지 10시간 동안 이어졌다. 우리 대표단은 오전 6시쯤 서울로 돌아와 회담 결과를 보고한 뒤 잠깐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6시간 후인 낮 12시쯤 회담 재개를 위해 판문점으로 떠났다. 반면 북측 대표단은 평양에 가지 않고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평양까지 다녀오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개성에서 쉬고 회담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3일 오후 속개된 회담은 공식 정회(停會) 없이 33시간 이상 이어졌다. 하지만 북측의 요구로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은 협상이 막힐 때면 휴식을 요구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이나 판문각에 다녀왔다"며 "거기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침도 받고 휴식도 취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우리 대표단은 협상이 교착된 시점이나 24일 새벽 시간에 평화의 집 1층 귀빈실이나 2층 대기실에서 토막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침대에는 거의 눕지 못하고 의자에서 잠깐씩 눈을 붙였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회담 대표 대기실에 침대가 있긴 하지만 협상이 워낙 팽팽한 분위기 속에 진행돼 사용하기 힘든 분위기였다"고 했다.
양측은 식사도 회담장 주변에서 해결했다. 첫날에는 회담이 예상을 넘어 10시간 정도 진행되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채 야식으로 허기를 달랜 것으로 전해졌다. 야식으로는 라면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대표단은 둘째 날부터 인근 군 시설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식사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회담이 진행되는 지역 대표단이 상대방 측 식사를 준비하지만, 이번에 북측 대표단은 주로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넘어가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