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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아이 받아준 곳, 천국밖에 없었다

[기타] | 발행시간: 2015.09.04일 09:03
[터키 휴양지에 떠내려온 난민 꼬마의 주검… 마음 무너지는 이 비극에 세상이 운다]

IS 위협 피해 시리아 탈출

캐나다 난민 신청 거부에 지중해 건너려다가 결국…

"대책 만들자" 유럽 들끓어

최근 난민문제 점점 심각… 하루 10명꼴 바다서 사망

2일 새벽 6시 터키 남서부 유명 휴양지인 보드럼 해변에 빨간 티셔츠와 청색 반바지를 입은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엎드려 누워 있는 아기의 얼굴은 반쯤 모래에 파묻혀 찬 바닷물을 맞고 있었다. 이 아기는 아일란 쿠르디(3)란 이름의 시리아 난민으로 밝혀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IS(이슬람국가)의 위협을 피해, IS가 점령한 시리아 북부에서 육로로 터키로 탈출한 뒤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으로 가려다 배가 난파했다. 쿠르디가 발견된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그의 엄마(35)와 형(5)의 시신 그리고 이들이 탔던 배의 잔해가 발견됐다. 간신히 구조된 쿠르디의 아빠는 뒤늦게 처자식의 죽음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이들은 IS와 쿠르드족 민병대가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시리아 북부 소도시 코바니 출신이었다. 배를 타기 전 캐나다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부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터키 해안경찰은 이날 "시리아 난민 23명이 탄 배가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에서 난파했다"면서 "7명은 해경에 구조되고 2명은 자력으로 헤엄쳐 해안까지 살아 돌아왔지만, 쿠르디 가족을 포함해 12명은 사망하고 2명은 실종됐다"고 밝혔다. 배에 탄 23명 중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자력 생존자 2명뿐이었다. 나머지는 아무런 안전 장비 없이 고무보트 수준의 작은 배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터키 해안 도시 보드럼 일대는 그리스 코스 섬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약 5㎞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 난민들이 몰리는 지역이다. 코스 섬에 일단 발을 내디디면 그리스 본토의 난민 시설로 옮겨진다. 터키는 시리아보다는 안전하지만 IS의 영향권이라 시리아인이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터키에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유럽으로 가려는 시리아인이 많다.




이날 아기 쿠르디의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지자 국제인권단체들은 "이보다 어떤 더 심한 비극을 봐야 유럽 국가들이 난민을 기피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이들에게 손을 내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쿠르디가 생전에 그의 형과 함께 곰 인형을 끼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 '나쁜 사마리아인이 되지 말자'는 등의 표어도 확산하고 있다.

2일 숨진 채 발견된 아일란 쿠르디(왼쪽)가 생전에 그의 형과 함께 곰 인형을 사이에 두고 활짝 웃고 있다. /트위터

유엔난민기구(UNHCR) 그리스 지부의 케티 케이하오이 대변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코스 섬이 가까워 보이지만 대부분의 난민이 섬 근처도 못 와보고 바다에 빠져 죽는다"면서 "설사 살아서 섬에 도착해도 열악한 난민시설에서 치료도 제대로 못 받는 등 어려운 생활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이 난민이 몰리는 그리스 같은 특정 국가의 상황을 외면하지 말고 난민 문제의 짐을 분담하며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가 수년간 내전과 테러의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중해는 '죽음의 바다'가 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약 3500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가려다 지중해에서 수장됐다. 하루 10명꼴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은 35만명이 넘었다. 그리스에 상륙한 난민이 23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들어온 난민은 각각 11만4000명, 2200명이다.









[예루살렘=노석조 특파원 stonebird@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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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생에는 전쟁지역이 아닌 그냥 평화로운 곳에서 태여나길 바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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