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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이경규 "예림이, 유명인 딸의 삶 행복하지 않아"

[기타] | 발행시간: 2015.09.24일 11:31

창간 46주년(9월 26일)을 맞은 일간스포츠가 취중토크에 초대한 주인공은 방송인 이경규(55)다. 1981년 제1회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이경규는 30여년간 언제나 '톱클래스 현역'으로 활동해 왔다.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지상파 3사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올라 후배들과 경쟁하고 있고, 지난해 SBS 연예대상에선 대상을 받았다.

따로 자리를 낸 인터뷰는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 '전국노래자랑(2012)' 이후 약 3년 만이다. 매일 방송에서 쉼 없이 얘기하는게 직업이지만 그동안 정작 자신의 속 얘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런 이경규가 솔직하게 다 '털' 작정을 하고 취중토크에 응했다. 기자도 물을 게 많았고 그도 답을 피하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됐던 각종 '이슈'와 그간의 위기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 주 늦은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경규와 술잔을 부딪혔다. 맥주잔을 사이에 두고 무려 4시간이 넘게 인터뷰가 이어졌다. "어제 과음을 해서 오늘은 자제하겠다"던 그는 술과 이야기에 만취해서 돌아갔다. 톱스타로 살아온 지난 30여년을 얘기하기엔 4시간도 충분치 않았다. 인터뷰 말미 영화로 주제가 튀자 꼬리에 꼬리를 문 이야기가 이어졌다. 노트북을 닫았다가 다시 열기를 정확히 12번 반복했다. 인터뷰를 다 끝내고 차를 타기 전 10분 동안 서서 그는 또 영화 얘기를 했다. 영화는 50대 중반 이경규의 가슴에 뜨거운 불덩이 같은 열정이었다.

취중토크를 하면서 만족스럽고 기쁜 순간은 크게 세 가지다. 거물급 스타가 섭외됐을 때, 인터뷰 취지에 맞게 인터뷰이가 취해서 솔직한 얘기를 할 때, 그동안 대중매체에서 보지 못 했던 인터뷰이의 진솔하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더 좋아졌을 때다. 이경규와의 취중토크에선 이 모든 기쁨을 다 느꼈다.

버럭MC가 아닌 인간 이경규의 매력이 인터뷰에 최대한 담기길 바라며 그와 나눈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제 좋은 얘기를 물어볼게요.

"그래요. 너무 초반부터 안 좋은 얘기만 했어.(웃음)"

-딸 예림이와 SBS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이죠. 딸과 지상파 주말 예능 시간대에 출연한다는 건 어떤가요.

"예림이랑 방송을 하는 건 사실 오래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던 거예요. 이상하게 언젠가 예림이랑 방송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예림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TV로 다 중계가 됐어요. 병원에 카메라가 와서 다 찍어갔거든요. 그리고 다섯 살 무렵부터 방송에 출연했죠. 당시 예림이가 지금의 추사랑 같았죠. '이경규가 간다', '전파견문록' 등에 나오고 CF도 찍었으니깐요. 이것도 비하인드인데 '이경규가 간다' 하면서 축구 경기를 보러 해외에 가는데 애가 울어야 그림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몰래 애를 꼬집기도 했어요. 어린 예림이는 아프니깐 울었죠. 그렇게 방송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했던 애라 방송을 다시 하는 게 새삼스럽지 않아요. 걔한테는 운명같은 것 같아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범위가 예전보다 넓어졌어요. 부담스럽진 않나요.

"전혀요. 예전에 제가 일본에 1년 유학을 간 적이 있어요. 그 때 일본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을 엄청 많이 보고 연구도 했어요. 버라이어티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로 갔다가 마지막엔 다큐멘터리로 끝난다는 얘기를 종종 하곤 했죠. 예능의 끝은 다큐라고 생각했어요. 그 때가 오면 전 보름 동안 산 속에 들어가서 시베리아 호랑이 한 마리랑 촬영하려고요. 그렇게 미리 생각을 하고 살아서 그런지 제 생활을 방송에서 공개하는 건 전혀 아무렇지 않아요. 다만 집사람이나 제 형제, 누나 등 가족들이 저 때문에 생활이 공개되고 피해를 보는 건 안된다고 생각했죠. 예림는 어쩔 수 없고요. 그래서 전 제가 공황장애라는 것과 심혈관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도 괜찮았어요. 오히려 제가 겪을 걸 공개해서 시청자분들에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면 더 좋다고 생각도 했어요."

-방송에선 늘 밝은 모습이었는데 공황장애라고 밝혔을 땐 의외였어요.

"얼굴이 알려진 상태로 30년을 사는 게 꽤 고통스러워요. 공포스럽기도 하고, 정말 문득 무서워요. 어디에 가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그렇게 문득 무섭더라고요. 그런 게 지속되서 공황장애가 온 것 같아요. 술을 빨리 마시는 이유가 빨리 정신을 잃고 그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기도 해요. 최근 일본에 갔는데 한 한국 남학생이 따라오면서 '이경규 맞죠?'라고 묻더라고요. 그냥 아니라고 했는데 50미터 넘게 따라오면서 계속 맞는데 왜그러냐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인터넷에 저를 봤는데 제가 아니라고 했다는 글을 올렸더라고요. 요즘엔 글과 인증샷을 인터넷에 막 올리잖아요. 그것도 참 그렇더라고요."

-딸과 예능을 하면서 부녀관계 개선엔 도움이 됐나요.

"카메라가 꺼지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요.(웃음) 근데 추억이 생겼죠. 더 친해진 것 같기도 하고. 녹화 끝나면 출연자들과 술을 마시는데 딸이랑 술도 처음 마셔보고, 딸 친구랑도 마시고, 참 방송을 같이 하면서 감히 상상하지도 못 했던 일을 하고 잇죠."

-딸이 연예계 활동 의사가 있나요.

"그런 건 잘 안 물어봐요. 연극영화과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도 니가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가졌냐며 놀랐어요. 그런 얘기를 전혀 안하거든요. 예림이 한테 딱 한 마디는 했어요. 아무나 연예인 하는 거 아니라고. 그리고 적어도 '아빠를 부탁해'가 활동에 발판이 돼서는 안된다고 했죠. 그래서 프로그램 하는 동안엔 소속사 제의가 들어와도 다 거절하고 학생으로 남으라고 했어요."

-그렇게 단호하게 선을 긋는 이유가 있나요.

"예림이한테 사람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하잖아요. 그렇지도 않은데 일단 그렇게 비쳐지는 것도 좋지 않았어요. 솔직히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살았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아니에요. 오히려 절대 벗어나지 못 할 그물에 묶여있죠. 유명인의 자녀로 살아가는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아요. 지금은 예림이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30대가 지나서 돌아보면 알거예요. 그래서 전 미안해요. 연예인 아빠를 예림이가 선택한 건 아니잖아요. 저 때문에 저희 가족은 외식도 잘 못 해요.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이경규 딸은 어떻게 생겼나, 마누라는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하나 둘 씩 보러 오거든요. 예림이의 학창시절도 마찬가지였죠. 집사람도 예림이도 고달픈 인생이죠."

-방송 활동을 하는 동안 언제 가장 큰 위기였는지도 궁금하네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할 때가 가장 큰 위기예요. 그게 끝나면 내리막을 타야하거든요.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영원한 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남들이 전성기다 잘 나간다 할 때도 행복하고 좋은 기분을 만끽해 본 적이 없어요. 다음 내리막을 걱정했거든요."

-지난해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죠. 지상파 대상은 KBS에서 받은 이후 4년 만이었죠.

"좋았죠. 하지만 상도 타고 나면 내리막을 쳐요. 대상을 받으면 그 이상 더 올라갈 곳이 없다는 의미잖아요. 매년 지상파 3사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강)호동이랑 (유)재석이랑 같이 거론되며 경쟁하는 건 개인적으로 좋아요.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게 너무 오랜 시간 반복돼서 안타깝기도 해요. 새롭게 올라온 후배들이 없다는 거잖아요. 코미디언 후배 중에 스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배우나 가수는 시대가 바뀌면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데 코미디언은 그게 좀 힘든 것 같아요. 구조상 스타가 나오기 힘들지만 그래도 스타가 나와서 예능을 새롭게 이끌었으면 좋겠어요."

-非예능인이 예능에서 활약하는 게 트렌드예요. 어떤 생각이 드나요.

"그런 사람들이 많아야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와서 함께 해야 버라이어티 예능이 말 그대로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백종원도 안정환도 다 예능을 해야돼요. 다른 분야의 사람과 방송에서 어울리는 것에 배타적이면 안 돼요. 다같이 모여서 시너지를 낼 생각을 해야죠. 요즘은 셰프들이 대세잖아요. 딱 10년 전 일본에서 TV를 켜면 쿡방, 먹방이 대부분이었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이시'를 외치며 줄기차게 요리를 하고 먹는데 그게 재밌더라고요. 비 예능인이 예능에 출연하는 게 재밌다는 생각을 그 때 했죠. 외국인이 출연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그 당시 일본에서 일본어를 잘하는 외국인이 나온 예능도 있었거든요. 아프리카 남자가 나와서 일본어로 얘기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웃기더라고요. 한국 예능에도 이런 시대가 오겠다는 생각을 했죠. 웃기니깐요."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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