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명절 연휴 고정 특집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MBC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올해도 어김없이 폐지론을 동반했다. 아이돌 스타들의 스포츠 제전인 이 프로그램에서 매년 그렇듯 경기 중 몇명이 부상을 입어서다.
인기 스타는 팬들에게 우상이고 소속사에는 소중한 가족이요 재산이다. 멤버의 부상은 그룹 전체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팬과 소속사 모두를 안타깝게 한다. 때문에 ‘아육대’ 시즌이 되면 스타급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기획사들에서는 “방송사 눈치 때문에 출연을 안 할 수는 없는데 탐탁치 않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온다. 다음 활동 때 방송 출연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뚜렷한 명분이 없다면 대놓고 거절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쪽에서는 ‘아육대’에 열을 올린다. 수많은 가수들 틈새에서 가요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쉽지 않은 신인들에게 ‘아육대’는 기회다. 신인에게 출연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기존 프로그램들과 달리 ‘아육대’는 100명이 넘는 아이돌이 출연하기 때문에 출연의 문호는 넓은 편이다. 다만 그 많은 출연진 가운데 자신의 얼굴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방송에 제대로 얼굴을 내비치기 위해서는 대형 에피소드를 만들거나 1등을 해야 한다. 그러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아 소속 그룹의 인지도도 한 단계 높일 수도 있다. 양궁에 출전한 샤넌이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코치에게 집중적으로 지도를 받은 이유다. 여자 단거리 달리기에 출전한 걸그룹 워너비의 멤버 아미도 소속사의 배려로 전담 트레이너에게 훈련을 받았다.
올해 ‘아육대’에서는 걸그룹 소나무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응원을 위해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도시락이나 간식 세트를 나눠주고 인사를 하는 등 팬들과 스킨십을 나눴다. 이 내용을 그룹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다. 한 신인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요즘은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야외 버라이어티 형태로 제작되기 때문에 출연진의 부상 위험은 언제든지 있다. ‘아육대’가 특별히 위험할 것은 없다”며 “오히려 출연을 할 수 있으니 신인들 입장에서는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아육대’는 K팝의 미래에도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이다.
2010년 추석 처음 방송된 이후 매년 설과 추석에 편성되는 것은 ‘아육대’가 시청자들에게도 호응을 얻는 콘텐츠라는 증거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출연진, 그것도 일부에서 자신들의 욕심을 내세워 폐지를 운운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정착기를 넘어 발전해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김은구 (cowboy@edaily.co.kr)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