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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이네” 행사장 북적… 편의점들은 “할인? 모르는 일”

[기타] | 발행시간: 2015.10.02일 03:10
[동아일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발 디딜 틈 없는 백화점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인 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9층 행사장은 할인 상품을 사려는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일 오전 10시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 앞. 백화점 개점 시간을 30분 앞두고 이미 300여 명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 백화점 지하 1층과 연결되는 지하도에서 비를 피하며 기다리는 사람도 100여 명이나 됐다.

이날은 미국의 대형 쇼핑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떠 정부가 올해 주도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첫날이었다. 백화점 가을세일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오전과 비교하면 대기하는 손님이 세 배 더 많았다. 오전 10시 반. 백화점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섰다. 텅 비어 있던 백화점 통로는 총총걸음으로 줄지어 들어선 행렬로 금세 북새통이 됐다.

○ 롯데백화점 본점, 올해 하루 최대인 12만 명 몰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행사장으로 향하는 고객이 많았다. 주방용품, 아웃도어, 구두, 핸드백, 의류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대에 준비돼 있었다. 80개 브랜드가 140억 원어치 물량을 풀어놓은 ‘쇼핑 한마당’이었다.

“어머, 덴버를 반값이나 할인해”라고 한 중년 여성의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영국 고급 식기인 ‘덴버’는 이날 처음으로 정상 상품 전 제품을 40∼50% 할인 판매했다. 이날 이 브랜드의 매출은 4000만 원. 평소 1500만 원의 세 배 가까운 ‘실적’이었다. 주부들에게 평소 인기 있는 독일 WMF 4종 냄비 세트도 83만9000원에서 19만9000원으로 할인 판매를 해 전체 준비 물량 50세트 중 30세트가 팔렸다.

내국인도 몰렸지만 쇼핑백을 서너 개씩 든 중국인 관광객(유커)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친구와 함께 한국에 왔다는 대학생 장페이 씨(22)는 “왔더니 세일한다고 돼 있어서 나도 가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날 6만9000원짜리 ‘세라’ 구두 등 ‘로스 리더(loss leader·가격파괴 상품)’를 내세워 올해 들어 하루 최대인 12만 명의 방문객을 맞았다. 매출도 당초 목표의 120%를 달성했다.

지방에서도 세일 열기는 높은 편이었다. 롯데면세점 제주에는 이날 유커 1000여 명이 다녀갔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젊은이들로 붐벼 거의 주말 분위기였다.

업체들은 이번 주말이 최대 매출을 기록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성공을 거두면 ‘유커 소비 효과’로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 대다수 편의점, “블랙프라이데이 하는 줄 몰랐다”

정부는 올해 첫해를 맞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2만6000개 점포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내막을 보면 이 업체의 98%에 해당하는 2만5400개 점포가 편의점이다. 정부가 이 행사의 참여 업체를 많아 보이게 하려고 편의점을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본보 기자들이 1일 편의점들을 돌아본 결과 아예 이 행사를 하는지조차 모르는 점포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편의점 점원은 “나도 뉴스를 통해 오늘부터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한다는 걸 알았다. 무슨 지침이라도 내려올 줄 알았는데 전혀 없다”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상품 표시가 붙은 상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기존 정기세일과 겹치기 때문에 차별점을 찾을 수 없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많았다. 딸과 함께 쇼핑을 나온 김모 씨(53)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대부분의 제품이 대폭 할인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본점은 평소 전체 행사 제품의 20%였던 특가상품 비중을 30%로 높였고, 할인율도 평소보다 10% 정도 더 올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급하게 이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업체들에서도 더이상 할인을 하는 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아동학)는 “경기부양을 위해 이런 특별한 할인행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수긍이 가지만 정부가 급조한 측면이 크다”면서 “앞으로 한국식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을 정기세일과 차별되는 구체적인 콘셉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부·사회부 종합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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