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산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는 경쾌하지만 요즘 교실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는 슬프다 . 나는 지금 교실에서 그 메아리를 듣고있다. 단 한명인 학생을 두고 공간이 너무 넓어 울림소리까지 들을수 있는 교실에서 왜 이렇게 되였을가, 그전에 그 많던 학생들은 다 어디에 갔을가는 질문을 해본다
기억속에 갓 사범을 졸업하고 교단에 올라섰을때 나는 30여명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길을 보면서 긴장하고 흥분했었다. 어떻게 가르칠가? 어떻게 놀아줄까? 그 시기에는 학생들이 나의 전부였었다.
그런데 지금 덩그러니 남은것은 교실 구석구석에서 학생들이 남긴 웃고 떠들고 공부하던 자취뿐이다.
현재 학생들이 줄어드는것은 이미 추세로 되고있다. 우리 학교뿐만아니라 많은 형제학교에서도 학생수가 줄어들어 페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인구가 줄어드는것도 있겠지만 부모들을 따라 연해도시로 가는 학생들, 한국으로 가는 학생들, 한족학교로 가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때문이다.
한족말도 더 배우고 경쟁력이 강한 학교에서 더 우수하게 키우려는 부모들의 마음을 탓할수는 없지만 우리 아이들이 조선말 조선글을 다 잊어가는것이 마음 아프다.
조선민족의 넋과 얼이 숨쉬는 아름다운 우리 말인데 절로 포기하는것이 너무 안타깝다. 우리 말이 우리 민족의 마음이라고 하면 우리 글은 우리 민족의 얼굴이라고 말할수 있다. 따라서 민족의 말과 글을 포기한다는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보듯 뻔하다.
지금 많은 조선족아이들이 자기의 민족을 사랑하지 않고있는듯하다. 이대로 발전하면 어떻게 될가? 너무나 무서운 현실이다.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애착이 없이는 민족의 한 성원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것이다.따라서 현재 급선무는 우리 아이들에게 민족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는것이라고 생각된다.우리 민족을 사랑하자면 우선 아이들에게 민족의 자랑스러운 력사와 전통을 알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획기적인 의의를 가지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으로부터 우리민족의 뿌리-'충성과 효도'를 알게해야한다. 민족의 력사와 전통을 알고 계승하는것은 그들의 의무라고 생각된다.
나는 민족의 기상을 알리는 메아리가 방방곡곡에 퍼질 그날을 기약하며 오늘도 열심히 교육사업의 일선에서 뛰고있다.
박순화(라북현조선족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