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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붉은 행성' vs '푸른 행성'

[기타] | 발행시간: 2015.10.13일 11:30
화성인 vs 지구인



▲지구의 낮과 밤이 우주에서 펼쳐지고 있다.[사진제공=NASA/스콧 켈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화성에 가서 살고 싶으세요?"

"아뇨. 전혀요. 가고 싶지 않은데요. 이 좋은 지구를 두고 화성에 갈 이유가 없잖아요?"

최근 국내 한 천문학자와 화성개발을 비롯해 영화 '마션(Martian)'을 두고 나눈 인터뷰 중 나온 말입니다. 그는 굳이 화성에 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화성에 아직도 소금물이 흐르고 있다는 중대 발표에서부터 최근 개봉된 영화 마션'에 이르기까지 나사가 관계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마션'도 나사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영화입니다. 이래저래 화성에 대한 인류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성에 인류가 살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결론에 까지 이릅니다. 정작 화성에 가서 살고 싶으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답을 언뜻 내놓지 못하거나 아예 '가고 싶지 않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붉은 행성' 화성.[사진제공=NASA]

◆화성으로 가는 길(Journey To Mars)='붉은 행성' 화성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 그동안 가장 멀리 가 본 천체는 1969년 '달'입니다. 인간이 살기 위한 기본은 의식주 해결입니다. 입고, 마시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화성에서 입는 것! 물론 해결됐습니다. 이미 국제우주정거장을 통해 나사는 여러 가지 우주복을 개발해 왔습니다. 여기에 화성 탐사를 앞두고 새로운 우주복(Z-2)도 선보였습니다. 기존의 우주복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는 Z-2는 11월 테스트를 거쳐 2030년 인류가 화성에 도착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먹는 것! 역시 해결 가능합니다. 올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직접 재배한 상추를 우주비행사들이 시식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우주에서 재배한 식물을 우주인이 직접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죠. 물론 화성에서 이 같은 '우주 재배'가 가능할 지는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잠잘 곳! 캡슐형 거주지와 이동형 차량 로버가 개발됐습니다. 현재 나사 측은 사막 등 폐쇄된 지역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방사능과 모래폭풍에 견딜 수 있는 화성에서 캡슐형 집과 이동형 차량을 통해 버틸 수는 있다는 것이죠.

의식주가 해결됐으니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만 있으면 되겠죠. 나사는 차세대발사시스템(SLS)을 비롯해 '오리온(Orion)'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리온 우주선은 1차 시험비행을 마친 상태입니다. 영화 '마션'에서도 실제 오리온이 발사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마션'은 지구에서 화성으로 가는 길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미 화성에 도착해 있는 상황에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어 모래폭풍을 만나 영화 속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가 홀로 화성에 남으면서 '화성에서 생존하는 법'을 영화는 다루고 있습니다. '마션'은 화성으로 가는 길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주목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화성에서 생존하기'는 '지구로 돌아가기'에 위한 목표였던 것이죠.



▲푸른 지구.[사진제공=NASA]

◆지구로 돌아가는 길(Back To the Earth)=여기서 침팬지 연구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제인 구달(Jane Goodall)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지금 인류에게는 미국 원주민들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미국 원주민들은 자연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때 지금 이 결정이 후세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이 같은 지혜를 잠깐이라도 떠올리고 있을까요?"

인류가 화성개발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제인 구달의 지적은 우주개발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Sustainable Development'. 여러분들은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으신지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발'에 방점이 놓여있는 것을 말합니다. 인류는 오랜 역사동안 자연을 개발하고 파괴하는 곳에 집중해 왔습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이 측면에서 서구의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Sustainable Development'를 이렇게 해석해 보면 어떨까요. '(환경이)지탱 가능한 발전'으로 말이죠. 이 해석은 '개발'에 강조점이 있는 게 아니라 '환경(자연)'에 방점이 찍힙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환경이 어떻게 되든 인류의 편리와 편의를 위해 개발에만 올인해 왔습니다. 그 결과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각종 오염으로 인한 환경질환, 더 이상 지구가 버티지 못할 정도의 기후변화 등 위협에 노출되고 만 것이죠.

◆환경이 지탱 가능한 발전='마션'을 달리 해석해야 합니다. 화성을 개발하고 인류의 식민지로 만들자는 곳에 방점이 놓이면 이 또한 '개발'에 올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입니다. '마션'은 화성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지구로 돌아오는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아름다운 지구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돌아올 고향' 이 있다는 것은 인간에게 살아갈 이유를 말해줍니다.

'마션'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두 가지 장면이 나옵니다. 우주 공간에 떠 있는 헤르메스 호에서 바라보이는 지구와 화성의 모습입니다. '붉은 행성'인 화성과 '푸른 행성'인 지구! 인류가 지금까지 자행해 온 자연파괴를 보면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은데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지탱 가능한 발전'을 위해, 후세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하면서 모든 선택을 해야 합니다. 화성으로 가는 길보다는 이 아름다운 지구가 병들지 않게 보호하면서 인류의 미래를 꿈꿔야 합니다.

이강환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전시팀장은 "화성에 소금물이 지금도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화성 탐사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성에 대한 인류의 도전과 함께 이 '푸른 행성'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화성(왼쪽)-태양-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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