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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지원자는 어떤 면접시험을 볼까?

[기타] | 발행시간: 2015.10.13일 14:25
[한겨레] 옥스퍼드대, 2016년 입학시험 면접 예시 질문과 답안 공개



옥스퍼드

질문1. 은행가들의 보너스에 상한을 둬야 할까?

질문2. 고고학은 성경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있나?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지원했다면 면접관 앞에서 논리적으로 대답해야할 질문의 예시들이다.

옥스퍼드대는 해마다 이같은 면접 예시 질문들을 공개하는데, 올해도 15일 2016년도 입학시험 지원 마감에 앞서 12일 예시 질문을 내놨다. 문제는 교수들이 냈다. 옥스퍼드대는 해마다 12월에 1만명의 지원자들을 위해 2주에 걸쳐 2만4000건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교수들은 여기에 지원자의 학교 시험 성적과 입시 성적 결과,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그럼, 옥스퍼드가 질문만 냈을까? 아니다. 예시 답안도 함께 공개했다.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은행가들의 보너스에 상한을 둬야 하는지와 정부가 그들의 임금에 제한을 두기 위해 나서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면접관인 레이디 마거릿 홀(옥스포드대학의 칼리지)의 브라이언 벨 교수가 답을 제시했다.

답1-1. 일반적이고 좋지 않은 답

“단순한 답은 은행들이 일반적으로 사기업이며 근로자는 그들이 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할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들이 받는 임금은 경쟁적인 노동시장의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은행가들은 매우 숙련됐으며 흔치 않은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많이 번다. 이 경우, 정부가 개입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다만, 공정성의 관점에서는 여기에 누진세를 도입해 임금의 일부를 재분배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답1-2. 좋은 답

“(하지만) 좋은 지원자는 겉으로 보기에 동등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왜 유독 은행업계에서만 다른 직업 종사자보다 월등히 많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우리는 정말 은행가가 다른 근로자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믿을까?”

답1-3. 다른 접근을 한 좋은 답

“다른 접근으로는 은행업계가 경쟁이 높지 않으며 경쟁이 높은 시장이 생산한 것보다 많은 이윤을 창출한다고 할 수도 있을 수 있다. 이는 그 업계 종사자들이 그 이윤의 일부를 나눠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그래서 (그들이) 더 많이 벌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시장을 더 경쟁에 붙이는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지원자들이 임금의 경제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지 단순히 그들이 공평하게 생각하냐 그렇지 않냐를 따지는 게 아니다.”



이제 고고학이 성경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연구들에 대해 탐구해보자.

답2. 교수가 원하는 답

맨스필드 칼리지의 맬리슨 샐베슨 교수는 지원자들이 성경을 수세기에 걸쳐 쓰여진 문서의 모음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성경에 대한 학술 연구는 이 (문서들에 나오는) 전통이 언제 어디서 왔고 무엇을 위해 쓰여졌는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그들은 고고학이 건물 유적과 도구 등 고대의 비문헌 개체들에 의존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는 종종 과학적으로 시대 규정이 될 수 있다. (또 문헌보다 훨씬 객관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대 유적을 이해하기 위해 비문이나 다른 유사 유적지에서 나온 증거 등 추가 정보를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원자가 이 증거들이 굉장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 방향으로 접근하기를 바란다. 때로는 그림을 보완해주고 때로는 모순된 결과를 내올 수도 있다.”



옥스퍼드 전경

질문3.

철학, 정치경제학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왜 미국의 1인당 소득이 브루나이나 말라위보다 50~100배 많은가?’를 묻는 예시 질문도 나왔다.

답3.

벨 교수는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지원자는 왜 이같은 소득차가 존재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마다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기술과 자본의 양이 같은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근로자들은 최고의 기술에 대한 접근권이 있기 때문에 훨씬 생산력이 높다. 하지만 왜 가난한 국가들은 그냥 같은 기술을 사서 그만큼 생산적이지 못하나? 아마도, 교육수준이 너무 낮아 이같은 기술을 사용할 수 없을 수 있고, 어쩌면 기술을 구매할 자원이 충분치 않을 수 있고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폭넓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에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 방법일 수 있다.”



질문4.

실험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지원자들에게는 ‘100명에게 1파운드씩을 내놓고 단순한 게임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상품이 돌아갈 것이라고 상상해보자. 모든 사람은 1부터 100까지 숫자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선택한 숫자의 평균의 3분의 2에 가장 가까운 숫자를 낸 사람이 상품을 차지하게 된다. 당신은 어떤 숫자를 택할 것이며 왜 그런가?’

답4.

면접관인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닉 영 교수는 “실험심리학 문제로 좋은 건 이 문제를 답하며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범주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와 분석 능력과 관련이 있는데: 문제는 답이 어떤 다른 숫자의 3분의 2라는 의미인데, 어떤 것이냐? 또 문제는 사람들의 행동과 선택의 이유를 생각하는 데 심리학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모두가 같은 노력을 들일 것이냐? 모두가 이기기 위해 동기 부여가 될 것인가?”



질문5.

영 교수가 지난해 공개한 예시 문제는 ‘웨일스어 사용자들이 영어 사용자보다 전화번호를 외우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왜일까?’였다.

답5.

“핵심은 웨일스어가 숫자를 영어와 다르게 쓰며 영어보다 철자가 길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억과 산수능력은 얼마나 단어가 쉽게 발음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학생들이 기억과 단어가 얼마나 발음하기 쉬우냐는 것 사이의 관계를 짚어냈으면 한다.”



사미나 칸 옥스퍼드대 입학처장은 옥스퍼드가 학생들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면접을 한다기보다는 새로운 문제에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대응하는지 보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칸 처장은 “면접은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낭송하는 게 아니다. 지원자들이 자신의 진짜 능력과 잠재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고안됐다”고 말했다. 즉, 지원자들이 새로운 문제 앞에서 자신의 지식에 사고력을 더해 도전할 수 있도록 문제들을 낸다는 것이다. 옥스퍼드는 입시 면접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해마다 예시 질문들을 내놓고 있지만, 미스터리 해소에 큰 역할을 하는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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