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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기업의 전설은 계속된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11.06일 10:59

산둥성 1호 한국기업 토프톤전기 임영철 총경리

   (흑룡강신문=하얼빈) 장학규 특약기자 = 1년 전 임영철 총경리는 중국 영주권을 부여받았다. 그린 카드는 신분증 크기만 했는데 카드에는 임 총경리의 사진과 성명, 국적이 적혀있었다. 유효기간은 2014년 9월 21일부터 2024년 9월 21일까지 10년이었다.

  이로써 임 총경리는 중국 영주권을 따낸 7천 명 외국인 중의 한사람으로 되었고 칭다오에서는 중국 영주권을 가진 74명 중의 한사람으로 되었다. 임 총경리가 중국에 온지 꼭 25년이 된 시점이었다.

  첫 번째로 게를 먹은 사람

  1989년 8월, 당시 27세밖에 안된 임 총경리는 칭다오시 청양구에 45만 달러를 투자하여 토프톤전기유한공사를 설립하였다. 이 회사는 산둥성의 첫 번째 한국기업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두 번째로 설립된 한국계 기업이었다. 중국과 한국이 외교관계를 건립하기 3년 전의 일이었다.

  이에 앞서 1988년에 칭다오시에서는 한국경제무역고찰단을 조직했었다. 우연히 이 고찰단과 접촉하게 된 임 총경리는 기업인의 특유한 민감성으로 중국 진출 기회를 포착했다.

  그러던 중 아이팩이란 회사에서 구성한 중국투자환경시찰단에 참여해 중국 연해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중국의 많은 곳을 둘러보았지만 최종 칭다오를 선택했다. 9명 직원을 거느리고 홍콩을 거쳐 중국에 들어왔을 때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자국공관도 없는 낯선 나라, 생소한 말소리의 사람들과 거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통상 1년 정도 걸리는 라인이전작업을 불과 2개월만에 끝냈다. 당시를 돌아보면 중국과 국교도 수립되지 않았고 중국으로 올 수 있는 교통수단도 여의치 않았다. 칭다오까지 직항선이 없어 홍콩으로 에돌아오다보니 원자재를 들여오는데만 한달이나 걸렸다.

  "한국에서 노동자 한 명을 고용하는 비용이면 중국에서는 30명이나 쓸 수 있었습니다."

  임 총경리는 처음 중국에 와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노임 명세에 부식품 보조비, 난방비, 생육비 등 10여 가지 항목이 있는 걸 보고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이런 불편과 불안과 불이해를 무시하고 투자를 결행한 것은 이래저래도 결국 남는 장사라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국 스피커 기업 순위 3위 랭킹

  토프톤은 줄곧 스피커만 만들어왔다. 처음에는 완구에 사용되는 것과 같이 소리만 나면 되는 수준의 제품을 생산했다. 이후 일본 파나소닉에 협력업체로 등록되면서 탁상용 전화기 본체에 들어가는 스피커폰을 제작했다. 90년대 초반 카세트라디오가 유행할 때는 소니에 스피커폰을 공급했다.

  조금씩 기술력이 축척되면서 HP, 도시바 등이 생산하는 노트북에도 토프톤 제품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LCD평면TV에 들어가는 TV용 스피커가 회사의 주력 제품이 되었다. 현재 하이센스, 하이얼 등 중국업체 뿐만 아니라 LG전자, 삼성전자, 샤프도 토프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에서 LG전자의 물량이 가장 많다.

  대부분 주문자 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납품되고 있지만 자체브랜드인 '케이톤'으로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유럽, 동남아, 북미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토프톤전기유한공사는 1989년 45만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40만 달러 투자를 단행했으며 2014년에 이르러 회사의 영업액은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임 총경리는 "토프톤은 현재 한국 제3위의 스피커 기업으로 부상했다."면서 "회사의 발전은 중국, 특히 칭다오와 갈라놓고 운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본보기의 힘

  첫 한국투자기업이었던 관계로 토프톤은 당시 투자유치의 '모델'기업이 되었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칭다오에 고찰오게 되면 첫 번째로 토프톤을 찾아서 자문을 구했다. 뜻하지 않게 컨설팅 역할을 하게 된 임 총경리는 그만큼 '대변인' 노릇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중국에 오십시오.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임 총경리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중국에서 창업하면 시장이 넓고 전망이 밝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한편 한국투자기업의 '샘플'이 되어진 토프톤은 한국 현지에서의 투자유치설명회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임 총경리는 당시 칭다오 시장이었던 위정성 현임 중국정협 주석을 따라 해마다 한국에 가서 투자유치설명회에 참석했다. 토프톤의 성공 경험이 한국 언론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한국내에서 거대한 반향을 일으켜 눈덩이효과를 가져왔다. 그때로부터 한국기업의 칭다오진출은 급물살을 탔다.

  2010년까지 칭다오에 자리잡은 5천 여개 한국기업중 약 절반 기업이 토프톤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임 총경리가 직접 소개한 기업만 40여 개에 이른다.

  토프톤은 또한 처음으로 외자기업의 노임 표준을 제정하고 제일 첫 중국측 공장장을 배출한 회사로 유명하다.

  "외자기업이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으려면 본토화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장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임 총경리의 경영 마인드이다. 토프톤 600여 명 직원 중 한국인은 겨우 4명뿐이다.

  성공하는 기업은 스타트가 다르다

  임 총경리는 첫시작부터 현지의 공익사업에 소매를 걷고 나섰다.

  중국에서 아직 CSR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있을 때부터 솔선수범으로 이 사업에 소리없이 뛰어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기업으로는 달랑 하나뿐이기에 살펴보는 눈초리도 별로 없었다. 이들의 선행은 남에게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지사회와 상부상조하면서 함께 커가는데 필수적인 일환이었다는 설명이다.

  임영철 총경리는 기업의 성공은 미래지향적인 판단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경영 장악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선택의 적중 및 투자업체로서 현지 정부와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토프톤은 1990년부터 현재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회사소재지인 창양구 선가채초등학교에 장학금을 후원하고 선가채촌과 위산촌 유치원에 찬조금을 기부해왔다.

  이 회사는 2008년 유팅진 환해기술학교 내에 6만 위안을 투입하여 토프톤도서실을 개관했으며 2008년 쓰촨지진 때 회사와 직원이 모금한 33,426위안을 구호성금으로 청양구자선회에 전달했다. 2009년에는 임영철 총경리 개인명의로 청양구자선회에 자선기금으로 1만 위안 기탁했고 2010~2011년 칭다오시장애인협회에 도합 4만 4천84위안 기증하기도 했다.

  한편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이라는 생각으로 직원 복리에도 관심을 돌려 퇴직직원 병원비 모금, 불우이웃 돕기 등에 수만 위안을 내놓았다.

  한국기업의 자존심을 지킨다

  칭다오시 제7회 친다오상(琴岛奖) 수상자이며 청양구 명예시민이기도 한 임영철 총경리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칭다오의 한국기업이 전성기일 때 5000여 개에 달했으나 현재는 2천 여 개만 남았다. 외래 투자를 격려하기 위해 국내기업보다 '초국민대우'를 해주던 우혜 정책이 2010년에 이르러 전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떠나간 기업들은 주로 작은 규모의 공예품 기업들입니다. 이들은 베트남이나 미얀마 같은 나라로 이전해갔습니다. 그곳의 노임은 1000위안 정도밖에 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중국은 지금 3000위안도 훌쩍 뛰어넘었고 그것도 사람을 제대로 고용할 수 없는 난제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임 총경리는 토프톤도 광둥성 둥관시에 설립했던 공장이 협력업체가 인도네시아로 철수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따라갔다면서도 신심을 잃지 않은듯 밝은 톤으로 말을 이었다.

  "현재 중국정부가 추진중인 '일대일로'가 주변 연선의 대규모적인 인프라 건설을 유발하면서 우리와 같은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설립은 중국진출기업에 또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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