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황정음부터 박서준, 고준희, 최시원까지 모두가 빛났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마지막회에서는 지성준(박서준)과 김혜진(황정음)이 결혼에 골인하며 사랑을 이루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재산은 배우들이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예뻤다'의 성공을 점친 이는 드물었다. 흔한 로맨틱 코메디(로코)라고 여겼던 것. 드라마의 주된 줄거리 역시 기존에 방영된 로코의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드라마의 특별한 점은 에피소드의 디테일과 배우들의 센스 넘치는 연기다. 시트콤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에피소들이 배우들의 열연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빛을 발했다.
특히 황정음의 열연이 돋보였다. 조성희 작가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그녀는 조 작가의 대본을 누구 보다 잘 이해했다. 단순한 대사도 황정음의 입에선 특별해 졌다. 길거리에 넘어진 혜진이 땅에 떨어진 자일리톨 껌을 보며 앞니가 빠진 줄 알고 놀라는 장면은 황정음이 아니라면 과연 누가 소화했을까 싶을 정도로 맛깔스러웠다. 황정음은 시트콤에 최적화된 배우다. 드라마라기 보다는 시트콤에 가까웠던 이 드라마에사 황정음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스러워 보였다. 부산한 오버스러움도 그녀라 예뻤다.
박서준의 열연도 돋보였다. '그녀는 예뻤다' 전 서브 주연에 머물렀던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는 드라마의 무게 중심이 된 것도 바로 그다. 박서준이 코믹한 연기에 중점을 뒀더라면, 드라마는 긴장감을 잃었을 것이다. 코메디 요소가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극 연기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끝까지 감정의 결을 따라간 박서준의 연기는 칭찬 받을 만 하다. 박서준의 고집 덕에 황정음의 연기 또한 빛날 수 있었다.
고준희, 최시원도 빼놓을 수 없는 배우다. 비록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캐릭터를 통해 연기의 톤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특히 고준희의 선택은 똑똑했다. 털털하고 자유분방한 민하리 역을 통해 다소 새침했던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한 것. 황정음과의 워로맨스 연기 역시 호감을 사기 충분했다. 고준희는 실제 자신의 이미지인 '패셔니스타'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의 편견을 넘어설 수 있었다. 황정음 못지 않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PPL이 고준희에게 쏠린 것도 그녀의 인기를 증명한다.
최시원은 4명의 배우 중에서도 가장 색다른 매력을 어필한 이다. 4차원적인 똘기자 역을 코믹하게 소화하며 매회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져왔다. 한없이 망가지는 그의 모습에서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을 떠올리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젠틀하고 반듯한 이미지를 추구하던 그는 자신의 일부 캐릭터인 능청스러움을 이번 작품에서 최대로 방출하면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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