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김연지]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신현준과 강하늘이 없으면 큰 일날 뻔 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열렸다. 사회는 신현준과 한고은이 맡았다. 미리 알려진대로 연기상 부분은 신인상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수상후보들이 불참해 대리수상을 해야하는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남녀 신인상, 남녀 조연상, 남녀 주연상 등 연기상 6개부문 중에서 남녀 신인상만 수상자 이민호·이유영이 직접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남녀 조연상(오달수·김해숙), 남녀 주연상(황정민·전지현)은 현장에 있던 지인이나 스태프가 대리수상하고 MC멘트로 대체됐다.
텅 빈 객석과 이어진 대리수상, '국제시장'의 10관왕으로 현장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졌다. '대종상영화제'의 몰아주기식 상에 '국제시장'은 받을 만 한 상을 받고도 민망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국제시장'의 윤제균은 마지막으로 최우수작품상 수상할 땐 땀에 젖어있었다. 이어 "상 받으면서 이렇게 부담되고 땀이 나기는 처음인 것 같다. 무대에 많이 올라와 죄송하다"며 수상자가 사과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강하늘에게 공로상을
시상식의 무거운 분위기를 그나마 살린 건 강하늘이었다. 강하늘은 이날 영화 '스물'로 신인상 후보에 올라 시상식에 참석했다. 수상은 옆에 앉아있던 이민호가 받았지만, 1·2부 내내 자리를 빛냈다. 강하늘은 이찬희 장애인협회 자문위원과 함께 음악상과 녹음상의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을 땐 음악상을 소개하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쎄씨봉' OST 한 소절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2부 축하무대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무대가 펼쳐질 때 노래를 따라하며 시상식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남우주연상 황정민을 대신해 대리수상을 할 때도 그의 활약이 빛났다. 대리수상이지만, 강하늘은 뭐든 대충하는 법은 없었다. 강하늘은 "알고 있다. 감히 들어볼 수도 없는 상이고 만져볼 수도 없는 상"이라며 "촬영 때문에 못 오셨는데, 혹시나 이름이 호명이 되면 나가서 대신 받아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라고 하더라. 이 상은 내 손때 묻지 않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제52회 대종상 공로상을 강하늘에게 줘야할 정도로 강하늘의 역할이 컸다.
▶신현준에게 수고의 박수를
MC 신현준은 이날 가장 바빴다. 사회를 하면서 대리수상에 시상자 역할까지 1인 3역을 해야했다. 의상상과 미술상은 연달아 시상이 진행됐던 상황. 신현준은 진행을 하다가 대리수상자로 분하는 등 이리저리 바삐 움직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설상가상, 손예진과 함께 시상을 하기로 했던 최민식이 모친상으로 불참하면서 신현준은 여우주연상 부문 시상까지 했다. 무대를 이리저리 오가며 정신이 없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신현준은 시상식 내내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눈에 띄는 진행 실수도 없었다. 오랜 기간 KBS 2TV '연예가 중계' 등의 MC를 맡으며 쌓아온 진행력이 이날 빛났다. 신현준은 시상식 마지막까지 확실한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영화제인 만큼 영화인들이 소중히 지켜나가길 바란다"며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언중유골이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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