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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반에 찍은 서정의 발자취

[기타] | 발행시간: 2015.11.30일 13:00
ㅡ허형행시인의 첫 시집 <<압록강 푸르른 강이여>>를 읽고서

강효삼

단동의 허형행시인께서 첫 시집을 발간하였다. 허시인을 내가 처음 만난것은 료녕신문사에서 있었던 어느 문학시상식에서였다. 당시 흑룡강에서 시상식참가로 몇몇 문인들이 함께 갔었는데 그 석상에서 압록강반 국경도시 단동에서 오셨다는 점잖은 허선생과 풋낯을 익히게 되였다. 그때 그분은 조금도 자신이 시를 쓰는 시인이라는 티를 나타내지 않아 나는 그분이 시인인줄 전혀 몰랐다가 후에 흑룡강신문에 실린 압록강에 대한 시 몇수를 읽고 그의 시적재주를 알게 되였다, 그러나 허시인이 진짜 시적재능을 충분히 갖춘 시인이라는것을 무릎치며 긍정한것은 2012년 "제3회 기원컵 압록강문학상"공모에서 금상을 받은 시묶음“시골풍정”이였다. 그때 나는 그 시를 읽으면서 이 시는 필연코 상을 받게 될것이라 생각했는데 좋은 시를 알아보는 눈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한것인지 과연 그해 시부분 금상을 획득하였다.

후에 알았지만 허시인은 또한 민족사업에 누구보다 사명감높은 교유자로서 관전현의 중요한 령도부서에 발탁될 기회도 있었지만 민족교육의 존재와 발전을 위해 단동시조선족중학교의 교장책임을 맡아 변경지구민족교육을 새로은 높이로 끌어올린 명망높은 분이였다. 학자로써 다년간의 교육체험을 바탕으로 씌워진 그의 에세이집 <<한 교육자의 인생만담>>과 중소학생들을 위해 편찬한 <<조선족민속례의>>, <<사서조선어독본>>은 교훈적인 가르침으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였다. 워낙 시적재주가 있는데다 시를 사랑하는 그는 정년퇴직한후 본격적으로 시창작에 전념하여 다양한 생활체험에 의해 터득된 풍부한 정서와 명철한 사상을 시로 제현하여 세상에 내놓았다.

오늘“자취한 적막과 고독속에서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으며 인간으로서의 체험과 감격, 삶에서의 고뇌와 희열 그리고 미혹과 갈망같은것을“ (작자의“시집을 내면서에서”) 시라는 장르로 엮여낸, 허형행시인의 시 “고백”을 서두로 도합 여덟부로 나뉘여 배렬한 137수의 시들을 읽으면서 귀중한 시집을 직접 보내준데 대하여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허시인의 시집 <<압록강 푸르른 강이여>>를 읽은 나름의 소감을 피력하는것으로 그분의 성의에 보답하려 한다.

하면 비록 늦깍이로 시를 시작했지만 오래 시를 쓴 시인들을 초월하여 이렇듯 탄탄한 시집을 엮어낸 허시인은 어떤 시인인가?

절절한 고향사랑의 시인

비록 장기간 교직에 몸을 담구고 복잡다단한 도시의 시멘콩크리트 삶에 휩쌓여있었지만 소박한 자연경관이 그대로 보존되여있는 농촌, 말하자면 향토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은 희색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박절하고 심각해졌는지 모른다. 우리 모든 시인으로 말할 때 고향은 시를 낳고 키워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온상으로 허시인도 다를바 없다. 그리하여 허시인에게서 /고향은 스러지는 욕념의 락엽을 흘러가는 내물에 던지고/ 허영에 때묻은 모자마저 허공 멀리 팔매질하는/ (시골행에서)추억속에 영원히 새겨진 한폭의 수묵화로써 고향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있기에 그는 고향의 일목일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애착을 가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에 담은것이다. 하여 그의 정겨운 고향시들에는 고향의 샘물, 고향의 까치둥지, 강변버들, 시내물, 지어는 서촌의 한 작은 주막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인간은 물론 뻐꾸기, 왁새, 소쩍새 등 동물에게조차도 애틋한 사랑과 련민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사랑과 련민이 단순이 추억을 위한 사랑과 련민이라면 그의 고향사랑은 무게가 많이 떨어질것이다. 하지만 그에게서 고향사랑은 어제날 고향의 삶과 오늘의 현실을 비교속에 정시하면서 누구보다 고향이 점점 한산해지고있는데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어한다. 하여 이런 련민과 동정은 단지 련민을 위한 련민, 동정을 위한 동정이 아니고“어둠을 탓하느니 초불을 켜는 마음”으로 /고향산천을 등지고 떠나는 토배기들의 매정한 결행에도/ 샘터우에 몇포기 억새풀은 하냥 가볍게 손길을 흔들어주고있음에/ 감사하면서/ 비애를 위한 비애가 아니라 /고향을 떠나 리행한 사람들이/ 먼가하면 기실 멀지도 않는 어제의 시골/ 무지보다 미문에 눈이 어두은 젊은 또래들이/ 고달픈 하루의 피로를 신기와 공포속에서 풀고/어둠의 무료속에서 세상밖의 의혹에 눈을 뜨며/기나긴 세월의 고사가 현실에 연의되여 전해가노라면/ 어두은 시골의 밤도 차차 동이 트리라/는(시골 여름의 달밤에서)확신과 기대를 걸고 있는데 그의 이같은 기대는/리향의 서글픈 회초 시원히 풀고 가는 시내물(시골풍정의 시내물에서)/바주넘어 논밭에 왁새도 두세마리/ 여기가 좋지요? 인사 드리니/ 젊은 걸음걸이 끄덕이는 모가지/ 어험 하며 그렇소 응답하는듯. (벽촌점경) 밝고 명랑한 래일의 희망을 암시하고있다는데 그의 고향시가 갖는 력사적시대적의미가 담겨있는것이다.

명실공히 “압록강의 시인”

지금껏 많고 많은 시인들이 오랜 력사와 전통을 가진 압록강을 시로 읊었다. 하지만 허시인처럼 이렇게 압록강을 폭넓게 시에 담은 시인은 많지 않은줄로 안다. 물론 강변에 있으면 자연 신발이 먼저 젖게 된다고 허시인께서 압록강반에 직접 몸담고 살기때문이여서 남보다 더 많고 깊은 감수를 받을수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고 아무리 가까이 있다고해도 사람마다 다 그렇게 느끼는것은 아니고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늘 대하는 이런 주위의 한경에 무심하여 별로 신선한 감응을 받지 못할뿐아니라 평범한 일상에 권태감까지 가질수 있다. 그러나 허시인은 그렇지 않다. 시인에게 객관적상관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시를 쓸수가 없다.

자신이 압록강변에 살기에 시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이라기보다 압록강으로부터 받은 진실한 감수를 그린 그의 시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매우 자연스럽고 풍부한 압록강의 노래이다. 허시인은 또한 압록강반에 살면서 비단 압록강이라는 한줄기의 강물뿐이 아니라 압록강이 포섭한 두 류역의 자연경관과 인간의 삶을 구체적이고도 폭넓게 시에 담았는데 하여 허시인이 펼쳐가는 압록강의 시들에는 압록강의 장전하구, 금강정, 압록강 섬마을, 단교, 월량도, 대고산, 은행나무, 한국성, 오령산 불사, 천화산의 물소리, 험한 봉황산, 모희산 등 명승고적들은 물론 압록강에서 기생하는 물새와 그 밖에 배, 밀물, 은행나무, 달, 지어는 안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리하여 그가 관심하고 사랑하는 압록강류역의 다양한 풍경들을 시로 승화시킴으로써 압록강의 풍경들이 더더욱 존재의 이미를 갖게 되고 따라서 독자들에게 압록강을 인식시키는데 도움을 주는것이다. 한것은 시인에게서 압록강은 고향의 강으로 언제나 마음속에 젊음의 의미로 푸르게 흐르기때문이리라 . 앞으로도 그의 압록강의 노래는 더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펼쳐질것이다. 허형행시인은 명실공히“압록강시인"이다.

순수하면서도 올곧은 지성의 시인

일찍 료녕신문사에서 문학작품 편집을 담임했던 김광명선생은 허시인을 학자형시인이라고 하였는데 나도 이에 공감한다. 그것은 그가 펴낸 <<한 교육자의 인생만담>>을 비롯한 여러 책자를 통해 그가 두터운 학식의 소유자임을 알게 된것도 있겠지만 그가 창작한 시들에 철리성이 강하면서 올곧은 리성적사고가 깊이있게 담겨 있기때문이다. 시인마다 시가 다른 리유는 같은 사물을 바라보지만 시인 자신의 인생관과 세계관,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보고 평가하기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제재라해도 시의 이미가 달라지면서 시가 풍부해지고 새로와 진다. 만일 시에서 남들이 이미 발견한것이나 써먹은것을 되풀이한다면 그건 음미할 가치가 없는것이다. 나는 허시인의 매 하나하나 작품을 읽으면서(특히 령혼의 추구를 주제로 한 추일묵상편에서) 거기엔 꼭 허시인만의 리성적사고가 깔려있음을 느낀다. 하여 그의 시는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비춰보고 성찰하게 하는 거울같은 역할을 한다는것이다. /현혹스런 세상이 번개치는 세상/ 흐려지는 눈길이 추야의 흑백마저 엇갈릴 때는 /곧장 어두은 고적속에서 조용히 마음의 등불을 켠다…소중히 간직한 마음의 등불이 항상 켜져 있을 때 나의 생명은 비로소 먼하늘의 별들처럼 반짝였다. (마음의 등불에서) 어쩌면 허시인이 말하는 마음의 등불이 바로 그의 명징한 심령의 상징이 아닐가. 온갖 비리가 황행하는 세상의 어둠속에서도 바른 량심을 고수하기 위해 이렇듯 마음의 등불을 켜들고있기에 그의 시들은 거의가 교훈적이다. 그만의 인생철리가 깔려있어 자신의 명징한 령혼이 담긴 학구적인 시들은 “추일묵상”편은 말할것 없고 꽃, 새, 풀대, 청산록수, 락엽귀근 등 아주 평범한 자연에서조차 인생과 삶의 의미를 부각시킨데서 더욱 시의 감화력을 높혀준다.

총적으로 허형행시인은 남들이야 어떠하든 자기만의 시적개성을 살리면서 사실주의전통적수법에 확고히 발을 붙이고 알아보기 쉬우면서도 심오한 철리가 담긴 시들로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선다. 이제 압록강반 삶의 발자취로 모아진 이 한권의 시집이 료녕조선족시단의 한떨기 향기로운 꽃으로 자리를 굳힐것이다. 비록 늦게 시창작을 시작했지만 허시인은 홀시할수 없는 재능을 갖춘 조선족시인으로 시에 전심하고 시를 사랑하여 그의 솔직한 고백처럼 “지나온 삶이 아무리 시고 달고 쓰고 맵더라도 모두 아름답게 그리면서”시로써 인간정신의 맑음을 물들이려는 명징한 령혼의 소유자로 압록강반 령혼의 밝은 명주로 빛을 뿌릴것이다. 팔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렇듯 짙은 정감과 깊은 사색을 구비한 시작품을 내놓기가 쉽지 않는바 나는 먼 북방에서 저 멀리 압록강반에서 자신만의 발자국을 찍으며 자신만의 쟁쟁한 메아리를 울리고있는 허형행시인이 더 높은 경지의 작품들을 창작해내리라는 기대를 갖는다.

출처:료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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