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국내에서 첫 ‘지카(Zika)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나온 데 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또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필리핀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K(20·서울 노원구)씨에 대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양성(陽性)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K씨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필리핀을 여행 다녀왔다. 지난 20일 감기 증상이 나타났고 22일부터 발진 증상을 보였다.
질병관리본부는 K씨가 필리핀에서 머무르던 11~14일 사이 모기에 물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K씨가 여행에서 동행한 일행이 있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K씨의 검체를 채취하고 국가지정 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받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L(43)씨는 브라질에 22일 간 출장을 갔고 당시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북동부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지난달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지 일주일 뒤 발열·몸살·구토 증세로 병원을 들러 해열제, 진통제 처방을 받고 귀가했지만 근육통, 피부 발진까지 나타나자 21일 같은 병원을 다시 찾았다.
이때 담당 의사가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지역 보건소에 신고했고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가 양성 판정을 확정했다.
L씨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확진 이후 전남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완치돼 퇴원했다.
L씨는 퇴원 당시 "처음부터 증세가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 최초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라) 어느 정도 각오하고 검사를 받았다"며 "진료를 받기 전에도 증세가 거의 나은 상태였지만 표본을 채취해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적극적으로 응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에서 작년 3800여건의 [removed][removed]의심 환자가 보고된 ‘선천성 기형 소두증(小頭症)’의 주범으로 여겨진다.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이러스는 작년까지는 브라질 등 중남미와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서만 발견됐지만 올 들어 미국, 아시아, 유럽에까지 상륙해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