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겁 없이 함부로 감동을 선사한 '불새남' 에릭이 또 한 번 여심을 흔들고 있다. 이번엔 '심장 타는 냄새'가 아닌 '남친 신발 선물'이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박해영 극본, 송현욱 연출) 3회에서는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오해영(서현진)과 박도경(에릭)의 좌충우돌이 그려졌다.
지난주 결혼 전날 파혼당한 것은 기본, 술 먹고 팔까지 부러져 들어온 사고뭉치 오해영에 대해 부모 오경수(이한위)·황덕이(김미경)는 '감당할 수 없는 미친X'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곧바로 딸 오해영의 방생을 결심, 과감하게 내쳤다.
예비 신랑으로부터 이별을,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 '흙여성' 오해영은 어렵사리 단칸방 하나를 구하는 데 성공, 로망이었던 커리어우먼의 싱글라이프를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던 것. 어렵게 구한 단칸방은 바로 박도경의 창고 방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박도경은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불편해요"라며 오해영의 입주를 극구 반대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서글픈 오해영에 또다시 돌을 던져대는 박도경. 비참함을 꾹꾹 누르던 오해영은 학창시절 또 다른 오해영(전혜빈)의 등장으로 설움 받았던 과거를 털어놓으며 "내가 나갈게요. 어려서부터 살던 집 힘들게 다시 들어왔다는 말 들었어요. 그쪽이 나가면 버려진 기분일 것 같아요. 원래 세게 말하는 스타일 아니에요. 미쳐서 그래요. 어떻게든 힘내서 으쌰으쌰 살려고 하는 데 이제는 지쳐요"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말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아니라고요"라며 위로를 갈구했다.
자신 때문에 오해영의 비극이 시작된 것 같아 미안했던 박도경은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난 결혼식 당일 차였어"라며 자신의 아픔도 털어놓으며 오해영을 감쌌다. "한 대 맞고 쓰러진 거고 좀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라며 박도영식 위로를 건넸다.
참으로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낸 오해영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이사의 백미로 불리는 짜장면을 먹으며 앞으로 닥칠 위기를 고민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것. 중국집 배달원이 혼자 사는 오해영에게 흑심을 품으면서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이런 오해영의 상황을 눈치챈 박도경은 곧바로 그의 방에 뛰쳐 들어가 남자친구인 척 오해영을 도왔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배달원이 돌아간 뒤 박도경은 "혼자 산다고 광고해요? 그냥 여기 살아요. 나도 여기 살테니까"라며 자신의 신발을 오해영의 신발 옆에 가지런히 모았다.
예상치 못한 순간 훅 들어온 박도경의 진심에 당황한 오해영은 "겁 없이 함부로 감동 주고 지랄이네"라며 정색했지만 곧바로 박도경에게 묘한, 설렘을 느꼈다. '흙여성' 오해영과 '츤데레' 박도경의 로맨스를 예고하며 시청자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
처절했던 오해영의 수난기를 그리며 시청자의 마음을 단번에 훔친 '또 오해영'은 박도경의 치명적인 츤데레 매력을 발산하며 흥행 굳히기에 나섰다.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심장이 타고 있잖아요"라는 대사 하나로 12년간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불새남' 에릭은 이번엔 무심한 듯 다정한 남자친구 신발로 또다시 여심을 공략하고 나선 것. 겁 없이, 함부로, 애틋하게 들어온 에릭의 습격이 '또 오해영'을 사수하게 만들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화면 캡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