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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경제개혁 시도 중인 북한, 내부서 변화"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5.16일 18:32

[자료사진] 평양 지하철에 탑승한 북한 여성들.

[편집자 주] 5월 16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 바이윈이(白云怡) 기자는 이달 초 평양에서 36년만에 열린 북한 노동당 제7차 당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북한을 8일간 방문한 후 자신의 평양방문기를 게재했다. 온바오닷컴은 중국 기자의 지난 10년간의 평양의 변화상을 소개한 데 이어 가장 최근의 평양의 생활상을 생생히 지켜 본 중국 기자의 방문기를 한글로 번역해 게재한다.

평양에 처음 도착한 사람에게는 여기서 2~30층짜리 고층건물과 해외 브랜드 자동차가 적지 않고 거리에 있는 상점에서는 행인이 휴대폰을 사용하며 마트에서는 중국과 비슷한 가격의 각종 일상용품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환구시보 기자는 5월초 평양을 방문해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보도하고 8일간 미지의 세계로 가득한 국가에서 현지인과 교류를 하며 관찰했다. 북한 사람들의 포부는 매우 크다. 북한의 국력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에너지 부족 등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어디가 변했고 어디가 변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평양을 방문해봐야만 깊숙이 체험할 수 있다.

평양 여성들의 산뜻한 유행 패션

기자는 북한을 방문한 다른 나라의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정해준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다. 평양 시내에 있었던 대부분의 시간은 버스에서 보냈으며 거리를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창문을 통해서만 도시의 인상을 바라봐야 했다. 최소한 평양 이외의 다른 지역은 평양을 첫 방문한 외국 기자에게 있어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비록 모두를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평양은 여전히 기자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리 번화하다고 할 수 없지만 도시 곳곳에 세워진 2~30층, 심지어 40층에 이르는 고층빌딩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대다수 건물 양식은 중국의 70년대 양식의 주택을 떠올리게 했으며 건물 표면에 타일을 붙이지 않고 청록색, 분홍색, 황토색 등 여러 색깔로 칠한 건물은 비교적 색다른 느낌을 줬다. 매 베란다에는 3~4개의 조그만 화분이 놓여져 북한 주민들의 낭만적 면모를 보여줬고 창문 안 평양 시민들의 일상 생활은 우리에게 호기심을 일으켰다.

평양의 거리는 비교적 넓었고 거리 양쪽의 녹화도 좋았으며 도로상의 자동차도 비교적 많았다. 중국의 비야디(比亚迪)와 화타이(华泰), 독일의 폭스바겐 등 해외 브랜드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벤츠, 랜드로버 등 고급 외제차도 가끔씩 볼 수 있었다. 여러 차례 북한을 취재한 프랑스 기자 필립 번스(Philip Burns)는 기자에게 "평양에 올 때마다 차량 수가 갈수록 많아진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평양 거리의 택시였다. 외관과 차량 내부 모두 베이징의 택시를 연상케 했는데, 다만 미터기가 없었다. 외국인이 탑승하면 가격은 택시기사가 직접 정해준다. 기자는 3km 가량을 택시로 이동한 후 100위안(1만8천원)을 줬더니 기사는 13달러(1만5천원)을 거슬러줬다.

사람의 주목을 가장 끄는 것은 거리의 북한 주민들이다. 대다수 북한 남자들은 회색, 검은색 또는 갈색의 인민복을 입고 있어 상대적으로 단조롭고 소박해보인다. 여성은 이에 비하면 코트, 미니스커트, 하이힐에 심지어 검은 스타킹을 신고 있고 색상도 산뜻하고 밝아 화려해보인다. 여기에 적지 않은 여성은 화장까지 했다. 기자로 하여금 생각지 못하게 한 것은 평양의 일부 주민은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 대다수의 휴대전화는 북한 내부 인터넷만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층빌딩의 뒤에는 보일듯 말듯한 일부 낡아보이고 오래된 단층집이 있다. 전력공급이 부족해 매일 밤이 되면 평양 내 적지 않은 지역에서 빛을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에너지 위기를 일으킨 전력부족은 여전히 북한에게 있어 심각한 문제이다.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90년대부터 국제 형세 변화로 소련으로부터 저가에 원료, 전력설비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전력공급량은 갑작스레 감소했다. 이에 대해 북한 정부는 말하기를 꺼리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최근 막을 내린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발표한 총화보고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전략'을 실시해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도 매 발전소의 전력 발전 시스템과 시설의 발전 효율을 제고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수력발전소를 중심으로 하되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을 합리적으로 분배하고 핵에너지 생산도 확대토록 했다. 아마도 이같은 계획은 향후 평양의 밤을 더욱 밝게 해줄 것이다.

"사탕은 없어도 되지만 총알이 없으면 안 된다"

외부세계는 노동당 제7차 대회 전후로 북한의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수많은 추측이 있었다. 실례로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이 제기한 '핵무기 개발-경제 병진노선'이 북한의 개혁 이전에 시행됐던 '선군정책'에서 변화해 경제건설 중심으로 변할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닌지 말이다. 기자가 평양에서 지켜본 바로는 북한이 향후 자체 군사적 역량, 특히 핵 무력을 더욱 확고히 할 것임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기자는 평양에 있던 8일간 북한이 외부세계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0일 저녁, 기자와 100명이 넘는 외신기자는 김일성광장에서 당대회 70주년 횃불 퍼레이드를 지켜봤다. 이같은 성대한 군중활동에서 10만명이 넘는 평양 청년들은 횃불로 '핵강국', '선군' 등 문자를 표시했고 밤중에 실시된 이같은 이벤트는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11일 오후 열린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의 제7차 당대회 축하공연에서는 공연장 내 대규모 스크린을 통해 수차례 로켓 발사, 북한군인 등의 장면이 나왔으며 로켓 발사 장면이 나올 때마다 공연장 내부는 박수소리로 가득했다.

평양에서는 많은 사람이 '핵보유'를 화제로 이야기할 때마다 전혀 거리낌이 없으며 심지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의 안내원은 기자에게 직접적으로 "우리는 제재를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국가의 선진 핵무기 기술에 비할 바 없는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한 북한 주민 역시 "북한에서는 '설탕(생필품)은 없어도 되지만 총알(핵탄두)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 공항 서점에 붙어 있는 한 포스터에는 로켓이 하늘로 발사되는 가운데 아이 2명이 옆에서 기쁨의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기자단의 외국 기자는 "북한의 유아원에서도 군사적 색채가 담긴 만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기간 적지 않은 북한 주민이 기자에게 "아이들이 성장해 군인이 되어 나라를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국토면적이 비교적 작은 나라에게 있어 대국과 동맹을 맺는 것은 일종의 자연적이고 합리적인 생존 전략이다. 하지만 복잡한 형세 가운데 북한이 기자에게 준 인상은 스스로 하나의 대국, 강국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자주', '자강', '강국'은 북한이 제7차 당대회 기간 외신 기자들에게 종종 언급한 또 하나의 신호로 매 행사, 장소 때마다 이같은 표어를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북한 주민들은 자국의 제품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강한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기자를 수행한 젊은 공무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 기자에게 어떤 것이 북한 국산인지를 맞춰보게 하는 것이라 했다. 공무원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우리 국산 비행기이며 지하를 달리는 기차도 조선(북한) 국산품이며 도로 위에 있는 자동차와 전기차 역시 국산이다"며 "북한 주민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북한의 '자강력(自强力, 국력)'으로 어떠한 외부의 역량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발전해 강대해졌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의 대국에 대한 태도는 아마도 이같은 민족자주, 자강의 정서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들 대다수가 미국에 대해 '적대 세력', '100년 원수' 등 적으로 여기고 있다. 일부 주민은 기자에게 "많은 주민들이 북중은 우호 국가라 여기지만 경제개혁으로 화제가 바뀌면 이들 모두 북한과 중국을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북한 공무원은 기자에게 "매 국가에게는 자신만의 맞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지하철을 탈 때는 북한 측 인사가 기자에게 "지금 타고 있는 것은 (북한) 국산 신형 지하철로 지난 1월 1일부터 정식으로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평양 마트에서 본 소비문화

세계는 북한을 계획경제 시대의 '활화석'으로 보고 있다. 공동소유경제가 절대적으로 주도하던 시기나 식품배급제의 분배 방식, 혹은 대규모적인 생산활동 모두 지난 6~70년대의 중국 경제 운행모델을 떠올리게 한다.

북한 측이 기자를 김정숙방직공자으로 데리고 갔을 때 한쪽에서는 작업복에 두건을 쓴 여직원들이 생산라인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노동당 제7차 당대회가 끝난 것에 맞춰 '70일 전투활동'이라는 생산활동에 돌입했다. 자신을 엄정옥이라 소개한 북한 여직원은 기자에게 "공장에서는 매달 식품을 배급하는 것 외에도 숙소 역시 안배해줬다"고 말했다. 평양 3.26 전선공장에서 일하는 한 직원 역시 "식품 배급 외에도 매달 생활비 일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상주하는 일부 동종업계의 근로자들과 얘기를 나눠본 결과, 북한의 일반 근로자들의 월급은 대략 북한 돈 4~5천원이며 비교적 수익이 많은 공장은 매달 20만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식적으로 위안화 1위안(180원)은 북한돈 16원으로 교환할 수 있지만 비공식적 루트로 교환하면 1위안은 무려 1천3백원으로 환전할 수 있다.

평양의 수많은 지역에서는 배급 외에도 민영경제가 반공개적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부 외국인에게 개방된 시장 부근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일용품을 사방팔방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거리 양쪽에 있는 매점에서는 대부분 개인에게 임대한 것으로 대형 마트를 보조하는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수많은 해외 매체는 북한 내부에서 싹트고 있는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민영경제 분야에 좀 더 투자하고 농민에게 더 많은 양식을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한다면 정부는 비공식적으로 2천5백만명에 대한 양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민영경제가 싹트면서 소비계층도 생겨나고 있다. 평양의 보통강마트(普通江超市)는 북한에서 가장 좋은 마트 중 하나로 상품 가격이 중국의 1선급 도시와 비교해보면 조금 싸다. P&G의 헤드앤숄더 샴푸의 경우 북한돈 5만8천1백원으로 암시장에서는 40위안(7천2백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300g짜리 과일맛 과자는 10위안(1천8백원), '나폴레옹' 케이크는 5위안(900원), 돼지고기 1kg은 20위안(3천6백원)에 거래된다.

기자는 보통강마트에서 적지 않은 북한 주민이 북한돈 뭉치를 들고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을 목격했다. 한 북한 여성의 쇼핑카트에는 초콜릿 빵이 2~30개 들어있었고 다른 고객은 1병당 1리터에 달하는 음료 12개를 한번에 구입했다.

또 다른 뚜렷한 현상은 평양의 일부 고급 음식점의 장식이 화려하고 가격도 비쌌지만 적지 않은 현지 주민들이 이 곳을 방문했음을 목격했다. 서로 다른 수준의 소비 형태를 보며 북한에도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현실이 존재함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북한을 방문한 사람은 대다수가 신기한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본다. 오랜 시간 북한을 취재한 서방 기자만 기자에게 자신의 판단을 말했다. "북한은 현재 폐쇄된 환경 가운데 경제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개혁개방과는 다르지만 북한 내부에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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