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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떠올리기도 싫은 38년전의 술추억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5.24일 11:10
어언 38년전의 일이지만 한생을 두고 후회막심할 술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이 있어 적어본다.

때는 1978년 늦가을의 어느 하루,그날 나는 대대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생산대 공량운수의 마지막 승리를 앞두고 흥분된 심정으로 28형 고무바퀴 뜨락또르를 운전해 현성으로 가는 신작로에 올라서면서 흥얼흥얼 코노래까지 불렀다.

좀전에 생산대 탈곡장에서 100여개의 벼마대를 트럭바구니에 차곡차곡 실은 차는 검은 연기를 토하며 가쁜 숨을 모으면서 긴 올리막길을 힘겹게 톺았다. 마을과 현성의 거리는 약 30리 거리인데 이 기나긴 올리막길이 보건대 절반거리를 훨씬 넘게 차지하는것 같다. 그래서 이 길고 지루한 고개길을 사람들은 아리랑고개라고 다정히 부른다.

오늘의 마지막 운수로 올해 전 대대의 공량임무가 승리적으로 끝나기에 사원들마다의 얼굴에는 벌써 웃음꽃이 피고있었다.

그 시절 우리 대대에는 75형불도젤과 28형 그리고 36형 고무바퀴뜨락또르가 있었는데 젊은이들 제일 부러워하고 흠모하는 28형차를 내가 운전하고 다녔다. 28형차 운전수라는 명의때문에 어느 소대를 가나 좋은 대접을 받았고 따라서 내 인생도 즐거워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것 같았다.

처음 손잡이뜨락또르가 세상에 탄생했을 때도 나는 제일 먼저 운전허가증을 가졌고 후에 대대에서 28형차를 구매해왔어도 내가 제일 먼저 면허증을 가져 당당하게 합격된 운전기사로 되였다. 그때에는 차 면허증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어 농촌에서는 모두 부러워하는 직업이였고 어느 마을에 가나 벼슬한것처럼 대우가 좋았다.

우리 대대는 4개 소대로 해마다 가을에 어느 소대나 나라의 공량임무를 모두 이 28형차에 의거해 현성량식창고로 실어갔다. 공량임무는 기한내에 완성해야 되는지라 대대의 지시대로 밤낮으로 차를 교대로 운전해서 마침내 오늘은 마지막날이자 마지막차로 전 대대의 공량임무를 승리적으로 완성하는 기쁜 날이였던것이다.

신작로에는 이미 늦가을의 산과 들에서 바람에 날려온 무수한 락엽들이 차바퀴에 깔려 튕기고 부서졌다. 신작로옆에는 길수리일군들이 심어놓은 늦가을의 코스모스들이 가을 찬바람에 보기 좋게 흔들리고있어 경치가 아주 아름다왔다. 이윽고 차는 현성 량식창고에 도착했지만 벌써 소수레며 각종 징구량차들이 기다랗게 줄을 서있어 우리는 할수 없이 줄을 따라 차를 세우고 순서를 기다리는수 밖에 없었다. 그날 따라 징구량차들이 많아 우리 차례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검사를 마치고 등수에 따라 벼마대를 다 부리우고나니 가로등 불빛을 내놓고는 사방이 온통 까막나라로 변해있었다.

일군들의 때늦은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또 련 며칠간의 로동으로 바꾸어온 성과도 경축할겸 우리는 부근의 조선족식당을 찿아 자리를 정하고 술과 안주를 푸짐히 청했다. 일군들은 하루의 고된 로동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너도나도 술과 안주를 잘도 먹어댔다. 나 역시 일군들의 열정적인 권고에 또 마지막 운수의 성공으로 기쁜 나머지 사양없이 주는대로 계속 술잔을 비웠다. 그날 따라 어쩌면 술맛이 그리도 좋은지 지금도 그때의 술맛은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생생하다. 술과 밥을 포식한 우리들은 식당문을 나오는 즉시로 차에 올라 곧추 집으로 향했다.

이미 창공에 뜬 저녁달은 우리와 숨박꼭질하듯 구름속을 드나들며 환한 웃음을 주고있었고 무게가 없는 빈차는 내가 다리에 힘을 주자 쏜살같이 어둠을 헤가르며 승리의 하얀 연기를 마음껏 뿜으면서 앞으로 달렸다. 벌써 트럭 바구니에서는 술기운을 빌어 노래가락을 뽑는 일군들의 흥겨운 목소리가 내 귀속까지 파고들며 즐겁게 해준다. 얼마간 달리자 나는 몇날 동안 쌓인 피곤이 몰려오는 동시에 또 저녁술기운도 온몸에 피기 시작해 막 눈까풀이 내려옴을 어쩔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야지 하면서 머리를 마구 흔들어 피곤을 쫓으며 두손으로 핸들을 더욱 꼭 잡았다.

이윽고 아리랑고개 내리막길에 들어서자 나는 항상 하는 버릇대로 속도를 죽이며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나긴 내리막길을 거의 내려오자 나는 안도의 숨이 저절로 나가며 긴장감이 좀 풀렸다. 그러자 다시 졸음이 막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순간이였다. 내가 무슨 이상한 소리를 감촉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벌써 차의 앞바퀴가 길옆 10여메터가 넘는 경사진 거리의 물도랑으로 들어가고있었다. 나는 바삐 핸들을 꺾으며 최후의 방법을 댔으나 결국 차를 물도랑에 처넣어 번져버리고말았다. 나는 허리와 다리를 다쳤고 술에 취한 일군들은 모두 먼곳으로 축구공처럼 뿌리워나갔다. 이렇게 나는 평생 후회하고 만회할수 없는 술의 대가를 단단히 치르고말았다.

일군들중 유독 젊은 청년 하나가 팔을 상해 향병원에 가 검사를 했더니 뼈가 부러졌던것이다. 그때 그 청년의 끓어진 팔뼈를 맞추기 위해 할빈병원으로 꼭 가야 했다. 병원에 가는 경비와 치료비때문에 안해는 눈물을 흘리며 아침시간과 저녁시간을 가리지 않고 돈을 빌릴수있는 집들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목돈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 나의 과음으로 한순간에 떨어진 불행이 인명피해와 경제손실을 주었을뿐만아니라 피해자가족, 이웃들 그리고 사회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치고말았다.

술은 적게 마시면 보약이요,많이 마시면 독약이 된다는 말 그른데 없다. 나처럼 술로 인해 평생 후회하며 사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술로 인해 가정을 망치고 지어는 목숨을 잃으며 타인까지 해치는 일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수있다.

내가 굳이 떠올리기도 싫은 오래된 내 가슴 아픈 술이야기를 여기에서 하고싶은것은 여러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진 운전기사들이 특히 술로 인해 잠간 방심하고 마비되여있는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거나 피해를 볼수도 있기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술을 항상 조심할것을 간절히 부탁하고싶기때문이다.

/박동빈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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