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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발견하면 남편과 딸에게 전해주세요”

[기타] | 발행시간: 2016.05.27일 16:31
조난당한 66세 미국 등산객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기록 공개



제럴딘 라르게이가 2013년 7월 22일 포플러 릿지 쉼터에 머물 때 찍힌 생전 마지막 모습. 등산로에서 우연히 만난 도티 러스트가 촬영한 것을 메인주 환경감시단이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메인주 환경감시단 보고서 발췌


“내 몸을 발견하셨다면 남편 조지와 딸 케리에게 연락해 주세요. 그들에게 내 행방을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게 가장 큰 친절일 겁니다.”나홀로 트래킹에 나섰다 조난당한 60대 미국 등산객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 마지막 기록이다. 마지막 순간에도 고독과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 자신을 애타게 찾을 가족을 도리어 걱정하는 메모에 가족들은 오열했다.

26일(현지시간) 메인주 환경감시단은 2013년 여름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종주길을 홀로 따라가다 길을 잃고 사망한 제럴딘 라르게이의 수색과정을 정리한 1,579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그가 숲 속에서 길을 잃고 나서 굶주림과 추위로 죽기 전까지의 상황을 기록한 노트 일부와 통화권 밖에서 남편에게 보낸 구조 요청 문자의 내용도 포함됐다. 그가 남긴 노트 표지에는 “조지(남편의 이름), 부디 읽어줘. XOXO(X는 키스, O는 포옹을 뜻함)”라 적혀 있었다.

라르게이가 남긴 글에 따르면 그는 2013년 7월 22일 마지막으로 목격된 포플러 릿지 쉼터를 출발해 남편과 만나기로 약속한 북동쪽 와이먼 거주구로 향하던 중 길을 잃었다. 그는 23일 숲 속에 캠프를 설치한 후 통화 신호가 잡힐 법한 높은 장소를 찾아 남편에게 “등산로에서 북쪽으로 3, 4마일(5~6㎞) 떨어졌다. 경찰에 연락해 달라” 등 문자메시지를 수 차례 보냈지만 전달되지 않았다. 그는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노트에 그날 본 것과 가족에게 전하는 편지를 적었다. 날짜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달력을 그리기도 했다.

라르게이의 시신은 2015년 10월에 이르러서야 발견됐다. 등산로에서 불과 3㎞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2013년 7월 24일부터 약 열흘간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탐색에 나섰지만 그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라르게이의 기록상으론 그가 8월 18일에 마지막 메모를 남긴 것으로 돼 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라르게이는 총길이 2,200마일(3,500㎞)에 이르는 애팔래치안 종주길을 따라 걷는 것을 인생의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 목록)에 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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