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성 큰 심장·콩팥 건강
[헬스조선]사진 셔터스톡
‘심신(心腎)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다. 심장과 콩팥(신장)의 연관성이 알려지며 새로 생겨났다. 심장에 손상이 오면 콩팥에, 콩팥에 손상이 오면 심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장 손상 -> 콩팥 손상
혈관 덩어리 콩팥, 혈액 공급량 부족에 민감한 게 원인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등 심장병을 앓는 사람의 20~30%는 콩팥 기능도 떨어진 상태다. 추정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 조상경 교수는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몸 전반에 혈액을 넉넉히 공급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기관의 대부분이 혈관으로 구성돼 혈관 덩어리로 불릴 뿐 아니라, 심장에서 박출된 혈액의 25%를 공급받는 콩팥은 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콩팥을 구성하는 혈관 속을 흐르던 혈액이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고이는 울혈이 생기면서 내부 압력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심장병에 동반된 전신적인 염증 반응에 의해 2차적으로 콩팥에 손상을 입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만성적으로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급성으로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긴 사람 모두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심부전 환자 중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사망률도 높다. 심부전 환자 1만8000명을 조사한 결과,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의 사망률은 43%로, 콩팥이 건강한 환자의 사망률(36%)보다 높다는 네덜란드의 연구결과가 있다(2007년).
콩팥 손상 -> 심장 손상
체액 많아지면서 심장 박동하는 데 힘 더 들어가
만성콩팥병 환자의 사망 원인 절반이 심혈관계질환(대한의학회지, 2009년)일 정도로 콩팥병 역시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킨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콩팥병이 없는 사람의 10~20배다. 콩팥이 망가져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하면 체액과다, 빈혈, 고인산혈증, 요독증 등이 생길 위험이 있는데, 이는 모두 심장과 혈관을 위협하는 원인이다. 사구체여과율은 콩팥에서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필터인 사구체에서 분당 걸러지는 혈액의 양을 말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체액량이 늘어나고, 이는 심장이 박동하는 데 무리를 준다. 콩팥병이 있으면 체액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콩팥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혈관 내 염분과 수분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는 탓이다. 콩팥 기능 저하로 인해 빈혈이 생기는 것도 심장이 과도하게 일을 하게 만들어 문제다. 조 교수는 “콩팥은 적혈구를 만들어내는 조혈호르몬을 생성하는 기관이기도 하다”며 “이 호르몬이 잘 만들어지지 않으면 빈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빈혈이 생기면 심장은 결국 부족해진 혈액을 더 열심히 전달하기 위해 펌프질을 과도하게 하면서 무리하게 되고, 심실이 비대해진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인 대사에 문제가 생기고, 이것은 혈관을 석회화시키고 딱딱하게 만든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서 몸에 독성 대사산물이나 염증성 물질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들은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심장 근육을 딱딱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심장병 환자는 콩팥, 콩팥병 환자는 심장 신경 써야
심장과 콩팥이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만큼, 심장병 환자는 언제든 콩팥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을, 반대로 콩팥병 환자는 언제든 심장이 나빠질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조 교수는 “심장병 환자가 몸이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자주 생기고, 밤중에 자꾸 소변이 마려우면 콩팥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주기적으로 소변 검사를 해 콩팥 기능을 점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심장 기능이 나빠진 것을 알리는 주요 신호는 흉통이다. 조금만 걸어도 가슴이 쥐어오는 통증이 들고 숨이 차면 심장 기능이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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