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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뷰티'라는 제국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6.14일 17:04

릴리엑 소엘리스티요 (Liliek Soelistyo)

'코리안 뷰티',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최근 전세계, 그 중에서도 특히 이곳 인도네시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집착에 가까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들의 일상에 등장한 한류와 관계가 있다. 한류는 한국 드라마가 다른 국가들로 퍼져나가면서 시작됐다. 전자제품, 영화, 음악 등 다른 제품이 그 뒤를 이었다.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정부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의 홍보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 업계에서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표준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 '한국적 아름다움'이란 대체 무엇인가?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린 것이라고들 한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아름다움이 보편적인 하나의 정의로 규정된 적은 없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언제 어디서 이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한국인이나 인도네시아인이 생각하는 그것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 각기 다른 문화적 요소의 교류에 따른 국제적 통합의 과정을 뜻하는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하면서, 아름다움의 세계화란 곧 서구화된 미를 뜻했다. 이렇게 이상적인 미(美)의 기준 역시 서구의 것을 따르게 됐다. 세계는 햄버거, 코카콜라 같은 온갖 미국 제품에 집착했다. 역사학자들은 이를 '코카콜라'와 식민지배를 뜻하는 'colonization'을 합성해 '코카콜라나이제이션(Coca-colonization)'이라고 불렀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 특히 한국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의 생활방식과 한국 문화가 급속하게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주로 미디어를 통해 한국 문화가 다른 나라에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을 가리켜 '한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근래 중국, 타이완, 홍콩은 물론 인도네시아에서까지도 한국 영화, 한국 음악,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성장했다. 실로 미디어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피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로 아시아 국가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이는 한국의 첨단기술, 음악, 패션, 화장품 등의 소비로 이어졌다.

패션과 화장품 분야에서, 서울이 아시아에서 가장 유행을 앞서가고 문화적으로 영향력이 큰 도시라는 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즉, 한국의 이상적인 미(美)의 기준 역시 서울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서울의 패션과 미적 감각으로 한국은 해외에서 '코리안 뷰티'를 정립했다. 그 대상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는 이제 한국 제품과 문화의 잠재적 시장이 됐다. 많은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한국의 패션 스타일을 좇는다. 이들의 시선은 서울의 유명 스타들과 그 패션에 꽂혀 있다. 자신들의 우상인 이민호, 김범 같은 배우들이 입은 옷들을 사 입고 싶어해 마지않는다. 우상을 향한 열광적인 애정 때문에 이들은 한국 스타들과 그들의 미적 기준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패션 외에 화장품 또한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의 마음을 샀다. 이들은 한국 기초 화장품부터 색조 제품들까지 소비한다. 한국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미(美)의 기준이 이들에게 수용된 것이다. 온라인에는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 많다. 젊은이들은 이들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한국 화장품들로, 또 송혜교, 김태희 같은 자신의 우상들의 관련된 소식을 소비하며 자신들을 가꾼다. 대학 캠퍼스에서 한국 스타들의 최신 메이크업이나 패션을 모방한 학생들을 발견하는 일도 이제는 일상이다. 이들은 '코리안 뷰티'라는 제국의 일원이 되기를 선언한다. 화장품과 패션으로 이들은 한국 스타들과 닮도록 자신들을 만들어 간다.

한국이 생각하는 이상적 아름다움은 이제 새롭게 떠오른 지배적 문화의 일원으로 소속되고자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또 소비하는 새로운 문화적 가치가 됐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에 동참하고 싶어한다. 완벽한 얼굴과 이상적인 몸매는 자신들의 우상과 좀 더 비슷하게 보이고픈 마음에서 비롯된 집착의 대상이 됐다. 한국인이 아닌 10~20대 여성들이 한국인처럼 보이고 싶어한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젊은 여성들이 집착하는 이 아름다움이란 한국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사회적 산물이고,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또한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렸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스스로 믿을 때야만 진정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릴리엑 소엘리스티요는 페트라 크리스천 대학교(Petra Christian University)에서 영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번역 장여정 코리아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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