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의 연금펀드가 중국 증시의 큰손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1조5천억 위안(약 257조원) 규모의 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중국 전국사회보장기금(NCSSF)은 하반기부터 중국 국내 주식 매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CIMB 증권 등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사회보장기금의 수익률을 올려주기 위해 지난해 투자 범위를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사회보장기금은 안전한 자산 관리를 위해 은행예금이나 중앙정부 채권에만 투자하도록 한 제한 규정 때문에 오랫동안 낮은 수익률에 허덕여왔다.
CICC는 사회보장기금이 순자산가치의 최고 30%를 주식 투자에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6천억 위안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은 25조8천억 위안이다. CICC는 NCSSF가 올해 매수할 수 있는 규모는 1천억 위안 정도로 제한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CIMB 증권의 베이 벤 애널리스트는 NCSSF가 우량주를 주로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콤 인터내셔널(交銀國際) 홀딩스의 훙하오 수석 중국전략가는 NCSSF가 주가가 낮게 형성된 국유기업들을 선별해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훙하오 전략가는 중국 증시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휘둘리는 데다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어서 사회보장기금이 동원할 현금보다는 그 존재감이 더욱 값진 것이며 시장 진입도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훙하오는 강세장의 시작과 끝을 정확히 예측했던 전문가다.
그는 "NCSSF가 가치 투자자로서 좋은 평판을 누리고 있어 그 신호 효과는 실제로 매우 강력할 것이다. 워런 버핏이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거의 다름없다"고 말했다.
CIMB 증권의 베이 벤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사회보장기금의 증시 진입이 정서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이벤트이지만 "실제 효과는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금이 신중한 투자 성향을 취할 것이며 증시 진입도 아주 점진적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연기금들에 있어서 낮은 투자 수익률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중국의 노인 부양률은 2050년에는 현재의 3배인 39%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중국 증권보가 공식 통계를 바탕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NCSSF가 2000년 이후 거둔 연간 평균 수익률은 8.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