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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이식 후 '0'이 된 인생…'차라리 다시 자르고 싶은'

[기타] | 발행시간: 2016.07.28일 10:27
이식한 두 손이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해 인생이 ‘0’이 된 미국인 남성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식 후 7년이 지났지만 남성은 단 한 번도 손을 제대로 써본 적 없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자른 후, 인공관절을 끼우고 싶지만 의사는 재절단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온갖 고통 섞인 치료를 견뎌야 하기에 수술대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사는 제프 케프너(64)는 1999년 패혈증으로 두 손을 모두 절단했다. 그는 약 10년간 인공관절을 낀 채 살아왔는데, 운전을 하거나 뭔가 먹는 데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잘 살아갈 수는 있었다.

2009년 케프너는 피츠버그의 한 병원에서 총 9시간에 걸쳐 양손 이식수술을 받았다. 기증자는 20대 남성이며 심장, 간, 폐, 췌장 그리고 신장 등을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내준 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케프너는 두 손 이식 후, 새로운 인생을 열리라 기대했으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이식한 손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다. 그럭저럭 할 수 있었던 밥 먹기나 운전도 못하게 됐다. 온종일 소파에 앉아 가만히 TV를 보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케프너는 미국에서 최초로 양손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가 수술대에 올랐을 당시 매체들은 ‘의학기술로 새 인생을 얻게 된 사람’ 등의 내용으로 케프너 사연을 속속 전했다. 온통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했던 케프너의 인생. 하지만 온전히 암흑으로 변해버렸다.

타임지는 케프너가 이식수술로 불행해진 사람 중의 하나라고 했다. 신체 부위 이식수술의 경우 반드시 ‘최초’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케프너가 그중 하나여서 불운을 떠안게 된 거라는 뜻이다. 최초여서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 그게 케프너의 운명이라면 운명이었다.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이식받은 두 손을 다시 자르고 인공관절을 끼우는 거다. 케프너도 이를 유일한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그의 경과를 지켜봐 온 피츠버그 대학병원의 비제이 고란트라 박사는 절단 수술로 그가 새 인생을 찾게 되리라 보지 않는다.

고란트라 박사는 타임지에 “재절단을 생각해봤다”며 “그러나 절단 후, 인공관절을 끼우더라도 제 기능을 발휘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신체 면역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단에 성공해도 케프너는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며 “아주 혹독한 치료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란트라 박사는 케프너의 경과를 지켜보는 사람일 뿐 수술을 담당했던 이는 따로 있다. 존스홉킨스의대 W.P. 앤드루 리 박사다. 그는 현재 한 퇴역군인을 위한 성기 이식수술을 준비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리 박사는 타임지에 보낸 이메일에서 “재절단은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다”라며 “(케프너 같은 경우는) 100명 중 6명에게 발생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케프너를 포함해 지금까지 환자 4명에게 이식수술을 진행했다”며 “그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잘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환자가 똑같은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는데, 그의 말을 따져보면 수술 결과는 ‘운’에 달렸다고 한 셈이다.

케프너는 앤드루 리 박사나 다른 의사들로부터 자기와 비슷한 수술을 받은 사람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인공관절로 인생의 75%를 살았다가 이식수술로 ‘0%’가 되었다고 한 케프너는 온라인 모금운동 사이트 ‘고 펀드 미’에서도 자신의 사연을 소개해 네티즌들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아내가 일을 그만두고 케프너를 옆에서 보살피는 중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 됐지만, 케프너는 앤드루 리 박사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는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다”며 “그런데 그 일이 내게 일어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타임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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